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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단일 아시아시장 구축위해 공동배급사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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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단일 아시아시장 구축위해 공동배급사 만들어야

[특집] <적벽대전> 개봉맞춰 아시아형 영화 인식 확산

이른바 범아시아 영화 블록의 구축이 가능할 것인가. 기획단계부터 관심을 모아 온 오우삼 감독의 대하 서사극 <적벽대전>이 개봉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 영화처럼 중국과 일본, 대만, 한국의 자본이 공동으로 투자된 범아시아권 프로젝트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 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적벽대전>은 할리우드에 진출한 오우삼 감독이 중국권으로 돌아와 홍콩의 양조위와 금성무, 중국의 장첸 등 아시아권 스타급 배우들을 총동원하다시피해 만든 작품으로 이 같은 인력 풀(pool)에도 8,000만달러의 제작비를 일본,대만,한국 등 아시아권 주요 국가에서 공동 파이낸싱으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아시아형 블록버스터 1호급 영화로 인식돼 왔다.
적벽대전
그동안 동북아 3국, 일본과 한국, 중국(홍콩, 대만 등을 포함시킨 중화권의 개념)은 몇차례 합작 시도를 통해 공동시장 구축을 시도해 왔다. <칠검><묵공> 등의 영화가 그 같은 시험모델의 작품으로 뽑힌다. 그러나 이들 작품이 말 그대로 각 나라의 시장을 기능적으로 분할, 나눠갖는 합작의 수준이었다면 이번 <적벽대전>의 경우는 아시아 시장을 하나의 단일 체제로 인식해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북미, 유럽권에 이어 또 하나의 대규모 시장이 출현할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 한중일 프로듀서가 만나는 이유 이 같은 공동시장 구축 문제는 지난 1~2년간 한국과 중국, 일본 3국간 프로듀서들 간에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으며 이달 초 연세대 경영대학과 상남대학, 중앙일보 주최로 열린 <한중일 영화듀서 포럼 2008>에서는 그에 대한 이슈가 집중 토론되기도 했다. <한중일 영화듀서 포럼 2008>에는 홍콩의 진가신 감독(<첨밀밀><명장> 등 연출), 중국의 유동 프로듀서(<묵공> 제작), 일본의 이세키 사토루 프로듀서(<스모크> 등 제작) 등과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이사장, 이주익 보람영화사 대표(<칠검><묵공>의 한국측 프로듀서) 등이 국내외 토론자로 자리를 함께 했다. 이때 발표된 발제문이 김혜준 전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의 <한중일 영화산업 통합전략>. 발제문에 따르면 3개국 영화의 동반 발전과 궁극적인 공동시장 구축을 위해서는 완성된 영화의 교환, 상호수출에 그치지 말고 기획단계부터 공동제작을 추구, 궁극적으로 산업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칠검>과 <묵공>은 이의 초기 단계, 이번 <적벽대전>은 조금 더 진척된 상황이고 대형작품이라는 점에서 남다르지만 역시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묵공
당시 세미나에 참석한 일본의 이세키 사토루 씨는 "합작을 한다고 해서 무국적 영화를 만들어서는 안되며 각 나라의 문화에 맞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자본의 통합, 산업의 통합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 아시아형 UIP 설립 필요해 기획단계부터 자본, 산업의 통합에 이르기까지 공동시장 구축에 대한 3국간 영화인들의 컨센서스가 비교적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범아시아권 영화로 불릴만한 작품이 연속해서 만들어지거나 그 같은 정체성을 담보하는 이슈 및 브랜드 파워가 확산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차승재 대표가 이에 대해 의미있는 제안을 해 주목을 받았다. 바로 아시아 전 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공동배급사의 설립을 실행모드 차원에서 추진하자는 것. 여기서 공동배급사란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등에서 만들어지는 전 영화를 아시아를 단일시장으로 놓고 직접 배급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지금은 해체됐지만 할리우드의 UIP와 같은 해외배급사를 말하는 것으로 이는 미국의 파라마운트, 유니버셜, 유나이티드 아티스트등 3사가 해외시장을 개발하기 위해 2006년까지 공동으로 운영하던 회사였다. 차승재 대표의 제안은 일종의 '아시아형 UIP'를 만들자는 것으로서 이를 위해서는 각국 영화계를 주도하는 메이저급 영화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 대표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이날 토론에 참여했던 아시아 3국의 프로듀서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3국 합작, 더 나아가 아시아권 공동시장 개발을 위해 진일보할 수 있는 의미있는 방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세계 영화시장은 미국 할리우드에 의해 2/3이상 잠식돼 있는 상태로 아시아의 경우 한중일 시장의 극장 수입을 다 합쳐도 미국의 1/7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등 각 단위별 국가의 시장상황은 중국을 제외하고 계속 침체일로를 겪고 있으며 특히 우리의 경우 지난 5월 자국 시장점유율이 7.8%까지 하강하는 상태를 맞고 있어 비상시국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시장침체의 여러 복합요인 가운데 하나는 자국 내수시장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것이며 이에 따라 결국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아시아권이 단일시장화를 이루어 내는 것이 필요한 조치인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비록 이번 <적벽대전>이 자본의 필요에 따라 대규모 기획과 합작을 이루어냈지만 궁극적으로 이런 류의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를 효율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는 조직, 곧 공동배급사와 글로벌 미디어 운영이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지난 <한중일 아시아 프로듀서 포럼>에서 나온 논의의 성과는 계속해서 이어져 나가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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