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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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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다가와 조선인 학교에 보내는 편지

-송명호

동무야 미안해 난 너를 보고 지켜있었어
가로등을 피해 화장실에서 나오는 너를 보았어
울지 않기로 했잖아 우린 울지 않기로 했잖아
부어오른 네 눈자위를 닦아 주고 싶었어
그렇지만 동무야 네 발자국이 복도를 울릴 때
나는 다른 교실에 들어가 버렸어
네가 화장실로 갈 때 나는 이미 울고 있었거든
네 눈물을 닦아 주려던 순수건으로
터지는 내 가슴 틀어막고 있었거든
동무야 미안해 울어서 미안해
아직 울어야 할 날이 아니라고 했잖아

동무야 가자구 우리 함께 가자구
너는 평양에서 내려오기로 했잖아
나는 서울에서 올라가기로 했잖아
림진강에서 만나기로 했잖아
우린 조선 사람이라고 소리치기로 했잖아
우린 한국 사람이라면서 울어도 좋다 했잖아
목 놓아 울기로 했잖아
임진강 모래사장에 퍼질러 앉기로 했잖아
그때는 울어도 좋을 날이라고 했잖아
네가 내 눈물을 닦아 주다 깔깔 웃어도 괜찮아
웃다가 흘리는 네 눈물 닦아 주어도 괜찮아

동무야 미안해 울어서 미안해
아직 울어야 할 날이 아니라고 했잖아
송명호 시인은

서울대 국문과 졸업하고 1988년 <시문학> 우수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시집으로는 <바람에 찍은 혜초의 쉬임표>, <안개가 아픈 자작나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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