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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배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24]

쪽배
일본의 조선학교 학생들에게

-동길산

일본은 바다에 에워싸인 섬
너희는 일본에 에워싸인 섬
바다를 탓하기만 하랴
일본을 탓하기만 하랴
어린 너희를 거기 있게 한 미안한 마음에
쪽배를 동해바다에 띄운다
종이를 접어서 만든 쪽배를 바다에 띄운다
쪽배는 바다를 적시면서 나아가고
바다는 쪽배를 적시면서 나아간다
바다를 적신 쪽배는
쪽배를 적신 바다는
이 한 밤이 지나면
또 한 밤이 지나면
섬에 닿으리라
섬 속의 섬에 닿으리라
쪽배가 젖은 만큼
바다가 젖은 만큼
섬을 적시고
섬 속의 섬을 적시기를 바라는 마음에
쪽배를 띄운다
나를 접어서 만든 배를 띄운다
동길산 시인은

1960년 부산에서 태어나서 1989년 무크지 <지평>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무화과 한 그루> 등을 펴낸 바 있다.


▲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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