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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서울시 추진하는 '광화문 광장', 성공할까?

[열려라, 광화문광장!①] 광장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정부종합청사, 주한 미국대사관 등 주요 기관이 들어서 있어 한국을 대표하는 거리로도 알려진 이곳이 '광장'으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기존 왕복 16차선 도로 중 6차선을 이용해 도보로 다닐 수 있는 광장을 만들고 횡단보도를 추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현재 복원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광화문 복원 시기에 맞춰 2009년 경 광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차도로 뒤덮인 세종로를 바꾸자는 논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문화계 안팎에서 이뤄져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서울시의 광장 조성 사업을 반기면서도 내심 불안해하고 있다. 서울시청 앞 광장 및 청계천 복원 사업을 지켜본 이들은 이번 광장 조성 역시 '전시용 행정'이 아닐까 하는 일말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프레시안>과 문화연대는 20일부터 24일까지 5회에 걸쳐 광화문 광장 조성 사업에 대한 전문가들의 기대와 우려를 담은 '열려라, 광화문 광장!'을 연재할 예정이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 김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 최준영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팀장이 필자로 참여한다.


이에 앞서 첫 회에서는 현재 광화문광장 조성 사업이 이뤄지게 된 계기 및 이를 둘러싼 논쟁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지난달 13일 광화문이 완전히 철거됐다. 사라진 광화문은 현재 위치에서 남쪽으로 14.5m, 서쪽으로 10.9m 옮긴 곳에 서쪽으로 5.6도 가량 틀어진 원래 자리에 2009년 복원될 예정이다. 광화문이 '제 모습'을 드러낼 때, 이 일대 역시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바로 '광화문 광장'이다.

지난 6월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 대한 아이디어 현상 공모를 통해 총 5개의 광장 설계 계획을 선정했다. 서울시는 올해 안으로 시공업체를 선정한 후, 2008년 2월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해 2009년 광화문 원위치 복원 시기에 맞춰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상소도 하고, 놀이도 했던 육조거리"
▲ 지난 6월 광화문 광장 조성 사업 아이디어 현상 공모에 선정된 당선작 중 하나. ⓒ프레시안

정부와 서울시가 광화문에 광장을 조성할 계획을 세운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다. 1994년 서울 정도(定都) 600년을 맞을 당시 세종로 역사문화중심가 조성 연구가 진행될 때 광장 조성이 언급됐으며 이후 문화재청과 서울시 간의 발표 경쟁이 있기도 했다.

광화문 광장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 균형발전추진본부의 이용심 팀장은 "애초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을 단독으로 추진하려고 했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광화문 복원 사업과 시기를 맞추자고 해 사업을 미뤘다"며 광장 조성 시기를 2009년으로 잡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용심 팀장은 "이 광장의 기본 취지는 육조거리를 회복하자는 역사적인 차원"이라며 "예전에는 광화문 앞이 서민이 모여서 상소도 하고, 놀이도 하는 확 트인 광장이었다"고 밝혔다.

세종로는 역사적으로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가 한양을 건설할 때 뚫은 대로다. 당시 이곳은 의정부와 육조 등 주요 관아가 있어 육조거리로 불렸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 이곳은 일본식 용어인 광화문통으로 개칭됐으며 당시 일제는 한반도의 영구통치를 바라며 현재 도로의 중앙분리대 구실을 하는 은행나무를 심었다.

'광화문통'은 광복 이후 1946년 '세종로'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여전히 당시 심었던 은행나무로 분리돼 왕복 16차선의 차로로 활용되고 있다.

"행사 시 세종로 전체 활용할 수 있도록 광장 조성할 것"

서울시는 이번 사업의 초점을 '역사적인 의미 회복'에 두고 있는 만큼 광장 본래의 성격을 회복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우선 폭 100m의 대로인 기존 왕복 16차선 도로 중 가운데 6개 차선을 이용해 세종로 중앙에 폭 34m 내외, 길이 550m의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지난 6월 건축, 조경, 디자인, 종합엔지니어링 회사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이디어 현상 공모에서 선정된 5개의 작품을 반영한 광장이 설계된다.

기본적으로는 세종로를 걸어서 횡단할 수 있는 횡단보도를 2개소 추가하는 한편 지하철 5호선 광화문 정거장과 직접 연결하는 지하 보행통로를 설치할 예정이다. 여기에 LED, 레이져, 투광기, 볼라드 조명 등을 이용한 야간조명 설치와 분수, 벽천, 연못 등의 시설이 고려되고 있다.

이용심 팀장은 "광화문 광장은 경축, 응원행사 등 많은 시민들이 모여야 될 일이 있을 때 차량을 제한하고 세종로 전체를 국민들이 모여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갖가지 시설이 있거나 나무 그늘 아래서 휴식을 취하는 광장과는 개념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서울시는 이 광장이 청계천과 경복궁을 연결하는 '보행의 중심' 및 북악산 조망이 가능한 '관광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 팀장은 "외국인이 '서울에 가면 과거의 궁궐과 자연이 어울리는 시원스런 장소가 있더라'고 기억할 만한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광장 조성'만으로 끝나지 않을 문제들
▲ 세종로와 경복궁 전경. 지난 7월 13일 완전히 철거된 광화문 뒤로 경복궁이 보인다. ⓒ뉴시스

제안 이후 오랜 시간을 끌어온 사업인만큼 이를 두고 논란거리도 많다.

무엇보다도 세종로에 '인상깊게' 서 있는 이순신 동상의 철거 문제다. 1968년 4월 27일 이순신 탄신기념일에 맞춰 김세중 서울대 미대 교수가 제작해 세워졌던 이 동상은 박정희 정권의 '자기 정당화'를 위한 것이었다는 논란이 계속돼 왔다. 이 자리는 장기 집권을 노렸던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이 세워졌던 자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서울시는 "2006년 여론조사 결과, 이순신 동상은 세종로 연상 이미지 1위로 꼽혔다"며 일단 존치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광장 조성에 맞춰 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을 이곳으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이순신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을 어떻게 '조화롭게' 배치시킬 것인지도 서울시의 과제로 남아 있다.

또 교통의 중심지인 세종로에 광장이 조성될 경우 심각한 차량정체 현상을 빚을 거라는 우려도 높다. 세종로는 현재 일산, 분당 등 근교와 도심을 잇는 광역버스의 회차 지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우선 세종로의 교통수요를 줄이고 우회 대책을 세우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추진 중"이라며 "기존의 통행체계를 가급적 유지해 혼란을 최소화하고, 광화문에서 남대문까지 차로 균형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화문 광장에 대한 또 다른 주장은 광장 조성이 2013년 이후 정부종합청사, 문화관광부, 미국 대사관이 이전한 뒤 이들 건물 및 부지, 주변공간에 대한 활용 방법에 대한 고려와 병행돼 추진돼야 한다는 '신중론'이다.

광장 조성만으로는 '사람이 다니는 거리', '사람이 머무르는 거리'를 만들 수 없으며 이곳이 종합적인 문화, 역사적 공간으로 조성돼야 한다는 것. 1997년 조성된 '광화문 열린 시민마당'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주변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부처 간 의견충돌도…'전차 복원'하자는 문화재청, '시위 금지'한다는 경찰

한편 다른 부서와 의견이 충돌되는 부분도 있다. 지난 7월 문화재청은 경복궁 동쪽 담장에서 시작해 서울역까지 이어지는 전차를 복원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서울시 측은 "광장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전차가 들어오는 것은 곤란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또 다른 문제는 경찰이 광장 내 시위를 금지하겠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 서울시 측은 아직 경찰과 협의된 사안은 아니지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용심 팀장은 "문제는 불법집회"라며 "활발한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장소인 만큼 이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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