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측 '부동산 의혹 탈출' 안간힘

국세청-행자부 항의방문…"검은 배후세력 누구냐"

부동산 의혹에 홍역을 앓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전 시장이 국면 전환에 안간힘이다. '도곡동 땅' 발언과 관련해 박근혜 캠프의 서청원 고문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를 이명박 전 시장이 직접 거론하며 정면 반박한 데 이어 이명박 캠프 소속 일부 의원들은 4일 국세청을 항의 방문했다. 부동산 의혹과 관련한 언론 보도의 배후에 권력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쪽으로 논점을 돌리기 위해서다.
  
  "불법정보 유출범 색출해야"
  
  윤건영, 정두언, 진수희 의원은 이날 국세청을 방문해 "부동산 거래 내역이나 보유상황 등 개인이 절대로 입수 불가능한 자료들이 언론이나 여권인사에게 흘러가고 무차별 폭로되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특히 국세청만 보유 가능한 자료가 나간 것은 유감"이라고 따졌다.
  
  이들은 국세청 방문 뒤 행정자치부를 잇따라 방문해 정보유출 경위를 추궁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박명재 행자부 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윤건영 의원은 "행자부가 보유하고 있는 자료를 불법으로 검색, 유출했는지를 가려내야 하는 만큼 최근 있었던 자료 요청, 검색건을 모두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행자부 보유 자료로는 부동산 보유 내역의 변동을 전혀 알 수 없다"며 "자료검색 건을 모두 공개하면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진수희 대변인은 이날 오후 낸 논평에서도 "법망을 넘나들며 대선 후보와 그 친인척들의 개인정보 자료를 자유자재로 들여다보고 이를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검은 세력이 누구냐"며 "당국은 즉각 불법정보 유출범의 색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 의원은 이어 "중앙정보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태민 씨 관련 정보기관 보고서가 이해찬 전 총리 홈페이지에 그대로 게시되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이와 관련해 우리는 최근 여권의 한 핵심 인사가 모 언론사 기자에게 이같은 정보를 넘겨줬다는 믿을 만한 제보를 받았고 현재 정확한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도부도 '정치공작설' 띄우기
  
  한나라당 지도부도 '의혹 배후론'을 부풀리며 적극 방어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범여권은 박물관에나 있을 구시대 정치공작 드라마에 빠져 날만 새면 언론을 통해 하나씩 이상한 것을 흘리며 정치공작으로 대선을 이끌려는 작전을 세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야당후보를 쓰레기로 만들려는, 김대업 공작보다 더 추잡하고 더러운 작업을 하는 비밀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해찬 전 총리 홈페이지에 게재된 '최태민 보고서' 등을 언급하며 "검찰, 국정원은 여당 의원이 건네준 안기부 보고서가 어떻게 유출됐고 그 여당의원이 누구인지 등에 대한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에 대한 출처를 모르는 괴문서들이 돌고 있다"며 "개별 의원이나 언론의 통상적인 취재 활동의 범주를 넘어서는 특별한 경로가 아니면 얻기 힘들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