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걸출한 액션스타 스티브 맥퀸이 1980년 50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을 때, 그는 <대탈주> 등 30여 편의 영화와 두 자녀 채드, 딸 테리 그리고 또 하나의 소중한 유물을 이 세상에 남겼다.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그가 애지중지했던 것은 바로 자신의 손때가 묻은 가죽 장정의 노트 16권이었다. 그러나 맥퀸이 사망한 이후 이 노트들은 무려 15년 동안이나 두 개의 트렁크에 담겨져 말리부에 있는 맥퀸의 자택 창고 속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세상으로부터 잊혀졌다. 10여 년 전,맥퀸의 아들 채드는 집 창고를 청소하다가 낡은 트렁크 두 개를 우연히 발견하게 됐고, 그 안에 들어있는 노트들이 무엇인지를 알게된 후 깜짝 놀랐다. 아버지가 직접 쓰고 기록한 역사 액션영화 <유카탄>의 시놉시스와 자료, 사진, 스케치, 시 등이 바로 16권의 노트에 빼곡히 기록돼 있었던 것. 채드는 아버지가 그토록 만들고 싶어했던 영화 <유카탄>의 모든 것이 노트에 담겨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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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퀸 ⓒ프레시안무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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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맥퀸의 '마지막 꿈'이었던 <유카탄>이 드디어 워너브러더스에 의해 영화로 제작된다. 뉴욕타임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채드의 죽마고우인 영화제작자 랜스 슬론과 <해리포터> 시리즈의 데이비드 헤이먼이 이 영화의 프로듀서를 맡아 현재 프리프로덕션 작업중이다. 시나리오 작가도 이미 선정된 상태이며, 할리우드 남자 톱스타 두 명이 맥퀸의 노트들을 검토한 후 출연에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헤이먼은 인터뷰에서 "그동안 수많은 감독과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들을 만나봤지만, 스티브 맥퀸처럼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한 사람은 처음 본다"며 그의 집념과 꼼꼼함에 혀를 내둘렀다. 맥퀸은 69년부터 70년까지 <유카탄> 프로젝트를 준비했고, 71년 <르망>의 촬영이 끝난 후 바로 제작에 들어갈 생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겟어웨이>에서 함께 작업했던 샘 페킨파에게 감독을 제안했으나 여러가지 상황과 일정이 꼬이고, 제작비 확보 등에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이 계획은 좌절되고 말았다. 특히 70년대 후반부터 맥퀸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던 것이 <유카탄> 프로젝트의 무산에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제작자 슬론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채드 맥퀸과 한동네에 살면서 친구의 아버지 스티브 맥퀸과 많은 시간을 보낸 인연을 갖고 있다. 슬론이 채드와 함께 이웃집 우체통을 장난삼아 화약으로 폭파시키는 말썽을 부렸을 때는 스티브 맥퀸으로부터 혼쭐이 나기도 했었다는 것. 성장해 영화제작자가 된 슬론은 채드로부터 노트 16권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고, 내용을 검토해본 이후 친구 아버지의 꿈을 자신이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채드의 아버지로부터 어린시절 많은 것을 배웠다. 그분께 이제는 영화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채드 역시 "엉뚱한 사람에게 <유카탄> 노트들을 넘기느니 차라리 내가 죽을 때까지 간직하고 있다가 자식들에게 물려줄 생각도 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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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카탄>은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정글을 배경으로 고대 마야 역사와 엄청난 규모의 보물, 고고학 탐사와 액션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한마디로 맥퀸의 최고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대탈주>와 <빠삐용>, 여기에 <블릿>의 그 유명한 카 레이싱을 차용한 오토바이 추적신을 합쳐놓은 듯하다는 작품이란 것이 뉴욕타임스의 지적이다. 등장인물들도 대영박물관의 고고학자, 해군 출신의 잠수전문가, 석유회사의 탐욕스런 간부, 고대 마야 사제 등 다양하다. 유카탄 반도의 깊숙한 동굴 속에서 거대한 지하호수가 발견되는데, 오래 전 마야 사제들이 온갖 보석으로 치장한 아름다운 처녀들을 재물로 바치던 곳이란 사실이 드러나게 되고, 호수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엄청난 보물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경쟁을 벌여나가는 과정이 <유카탄>의 대략적인 줄거리이다. 여기에 20세기 멕시코의 복잡한 정치적 상황까지 얽히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유카탄>을 통해 맥퀸이 가진 것 없고 가난한 멕시코 사람들에 대해 매우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당시로는 드믈게 열대우림과 자연과학에 대해서도 해박하고 선진적인 지식의 소유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며, 이 영화가 완성돼 공개되면 영화인 스티븐 맥퀸을 재평가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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