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6월 20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막작을 비롯한 상영 프로그램과 특별행사에 관한 전체 윤곽을 소개했다. 이장호 집행위원장은 프로그램 소개에 앞서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 해촉사건과 관련, 파행을 겪었던 지난해 영화제에 대해 영화인과 관객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장호 집행위원장은 "9회 영화제의 파행 후 이 매듭을 푸는 데 전력을 다해왔다.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 및 프로그래머에게 사과하고 실추된 그들의 명예를 되살리기 위해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을 다짐하겠다"고 말했다. 부천국제영화제가 선택한 사과의 몸짓은 영화제의 조직 개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지난 6월 16일 임시총회를 갖고 조직위원회 내의 이사회를 없애는 등 영화제의 민주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개막작은 <삼거리 극장>, 폐막작은 <이사벨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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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자 회견 현장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35개국 251편(장편 150편, 단편 10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한상준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 소개에 앞서 "영화제가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잃어버렸던 관객들을 좋은 프로그램으로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개막작으로 선정한 작품은 전계수 감독의 뮤지컬 판타지 <삼거리 극장>. 폐막작은 홍콩 팡호청 감독의 <이사벨라>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부문. 지난 1년 동안 믹 개리스에 의해 제작된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리즈 13편 전부가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를 통해 소개된다.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리즈는 다리오 아르젠토, 미이케 다카시, 토비 후퍼, 존 카펜터 등 세계 호러 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거장 감독들이 모두 참여해 현대 호러 영화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 '판타스틱 신상옥'에 6편의 영화 선봬 특별전의 프로그램들도 탄탄하다.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故 신상옥 감독을 추모하기 위한 '판타스틱 신상옥'에는 <이조괴담><천년호> 등 신상옥 감독의 영화 가운데 호러와 판타지 부문의 작품 6편이 상영된다. 이소룡이 등장하기 전, 중국은 물론 아시아 최고의 액션 스타로 군림했던 왕우의 작품 6편을 만날 수 있는 '왕우 특별전'도 마련된다. 왕우는 영화제 기간 동안 부천을 찾아 한국관객과 직접 만날 예정. 또한 검열에 의해 원본이 훼손된 채 소개됐던 국내 작품 4편을 원작 그대로 다시 소개하는 '코리안 디렉터스 컷', 일본 컬트의 대명사 이시이 데루오의 작품을 모은 '컬트의 왕 이시이 데루오', 이탈리아 공포 영화를 시대별로 즐길 수 있는 '이탈리아 공포영화 특별전'을 비롯해 '자크 타티의 모던 코미디', '프리츠 랑 특별전', '은막의 천사 오드리 헵번', '뉴질랜드 특별전'까지 아홉 가지 테마의 특별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 가운데서도 '프리츠 랑 특별전'은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영화 보는' 재미 이외의 '듣는' 재미도 선사한다. 토키 발명 이전, 무성영화들은 영화 상영 시 현장에서 음악을 함께 연주하는 공연 방식을 취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과거 무성영화의 상영 방식을 그대로 따와 프리츠 랑의 무성영화를 국내 밴드들이 연주하는 라이브 음악과 함께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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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홍보대사 'Pifan Guy'의 박중훈과 이준기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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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로그램 이외에도 다양한 특별 행사들을 준비했다. 영화와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씨네락 나이트'와 '그린 콘서트'가 열리고, 야외에서 영화를 감상할 '오픈 씨네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그 가운데 10주년 기념 특별행사로 열리는 '웨타 워크샵'이 함께 하는 특수효과 워크샵이 가장 눈길을 끈다. <반지의 제왕><킹콩> 등의 특수영상효과를 담당한 뉴질랜드 '웨타 워크샵'의 리처드 테일러가 직접 방문해 특수효과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는 행사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특수효과에 대한 전반적인 강의와 더불어 한국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한 심도 깊은 특수효과 '강의'가 이어진다. 워크샵과 함께 <반지의 제왕><킹콩><나니아 연대기>의 제작 기술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도 열릴 예정이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오는 7월 13일부터 22일까지 열흘 동안, 부천 시민회관 대강당과 복사골 문화센터를 비롯한 부천 각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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