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4월 27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개막식을 갖고 9일간의 영화제 여정을 시작했다. 배우 조재현과 현영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는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임권택 감독 등과 함께 영화제 홍보대사 정경호와 김아중이 참석했다. 배우 최민식은 마스터 클래스에 참석 차 전주를 찾았고 이밖에도 장미희, 강경헌, 봉태규, 안재모 등이 참석했다. "50, 60년대 영화의 메카였던 전주의 명예와 자부심을 걸고 자신 있게 준비했다"는 이경옥 조직위원장의 인사말로 개막을 알린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42개국 192편의 영화를 마련했다. "시민과 관객 중심의 논스톱 서비스 영화제로 찾아 가겠다"며 관객이 보다 즐거운 영화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진보적인 독립영화, 예술영화를 지향하는 실력 있는 영화제,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돋움 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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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전주국제영화제 홍보대사 정경호, 김아중 ⓒ전주국제영화제 |
. 개막작 <오프 사이드>와 자파르 파나히 감독 개막작으로는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오프 사이드>가 상영됐다. <오프 사이드>는 축구장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이란의 여성들이 축구장에 들어가기 위해 남장을 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뤘다. '자유, 독립, 소통'이라는 전주영화제의 슬로건과 잘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었다는 평. 이란 혁명 정부는 종교적인 이유로 남녀가 가까이 모이지 못하게 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이 때문에 이란 여성들은 남자들이 득실대는 축구장은 구경도 못하는 게 지금의 현실. <오프 사이드>는 10만 명의 군중이 운집한 이란과 바레인 축구 경기장을 실제로 찾아가 게릴라 촬영을 감행했다. 물론 영화의 소녀들은 입장을 저지하는 군인들과 실제로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하지만 이란이 바레인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자 군인, 관중, 남자, 여자 구분할 것 없이 기쁨의 환호성을 지른다. 개막전 기자회견을 가진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이같은 영화의 결말에 대해 "한 무리의 소녀들이 축구 경기장에 들어가려다 제지를 당하고 감금된다는 것까지만 생각하고 영화를 시작했는데, 이란이 축구에서 이기는 바람에 정치, 종교를 초월해 하나인 이란인의 모습을 영화에 담게 됐다. 결국 이 영화의 엔딩은 축구 경기가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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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오프 사이드> ⓒ프레시안무비 |
시나리오가 검열에 통과해야 영화 제작에 들어갈 수 있는 이란의 현실을 생각한다면 <오프 사이드>가 만들어진 건 기적과 같은 일이다. 하지만 <오프 사이드>가 이란 내에서 상영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파나히 감독은 "아예 다른 시나리오에, 다른 스탭의 이름을 도용해서 제출하고 허가를 얻은 다음 제작했는데 그게 들통이 나는 바람에 상영 자격 자체를 박탈당했다"고 말했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하얀풍선>(1995), <거울>(1997), <써클>(2000), <붉은 황금>(2003) 등을 만들며 이란 영화계의 새로운 바람을 이끌고 있는 인물. 그러나 정작 이란 내에서 상영된 건 <하얀풍선> 한 편 뿐이다. 하지만 한국 관객들은 곧 <오프 사이드>를 만날 수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기간에 맞춰 국내에서 일반개봉되기 때문이다. 영국과 일본도 월드컵 시즌에 <오프 사이드>를 개봉한다. 이밖에 가을에 개봉하는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전세계 20개국 관객이 <오프 사이드>를 감상할 수 있다. <오프 사이드>를 시작으로 개막된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5월 5일까지 전주소리문화의 전당을 비롯해 전주 시내 15개 상영장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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