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제전문가단체(Canada's Coalition for Cultural Diversity)가 '한국 스크린쿼터제도의 축소는 한국 및 국제사회의 문화 다양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므로, 스크린쿼터 축소를 조건으로 한미 FTA 협상 개시를 하려는 미무역대표부의 결정을 재고해 달라'는 의견서를 지난 3월 24일 미의회 한미 FTA 청문회에 제출했다고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는 밝혔다. 캐나다 CCD는 캐나다의 영화, 텔레비전, 출판, 음악, 공연, 비주얼 아트 등 38개 주요 문화단체를 대표하는 기구로, 한국을 포함하여 전세계 24개국의 문화전문가단체로 구성된 국제 문화 전문가 단체(Coalition for Cultural Diversity)에 속해 있다. 스크린쿼터는 지난 3월 7일, 영화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되면서 기존 146일에서 73일로 축소된 상태다. 영화계는 지난 3월 6일부터 '스크린쿼터 사수 한미FTA 저지를 위한 146일 장외 철야 농성'에 돌입한 것은 물론 시청각, 미디어 분야와 공동으로 대책위원회를 발족, 한미 FTA 저지를 위한 투쟁을 계속해오고 있다.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해외의 관심과 지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24일 세계시민무역감시단 대표 로리 월러치를 비롯, 전세계 34개국 저명인사 90여명이 미의회에 '스크린쿼터 축소를 조건으로 한미 FTA 협상을 개시하기로 한 미국 정부의 결정을 재고'해 달라는 의견서를 보낸 데 이어, 유명 영화감독 마틴 스콜세지도 "스크린 쿼터 축소로 한국영화 제작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한국의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 ▲캐나다 CCD가 미의회에 보낸 의견서의 전문 캐나다 국제문화전문가 단체(Canada's Coalition for Cultural Diversity, CCD)를 대표하여 우리는 한국 스크린쿼터제도의 축소를 조건으로 한미FTA협상 개시를 하려는 미무역대표부의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한국 문화계와 뜻을 같이하여 그러한 조치가 한국 및 국제사회의 문화 다양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에 우려를 표합니다. 캐나다 CCD는 캐나다 모든 문화계(영화, TV, 출판, 음반, 공연, 비주얼 아트)의 38개 주요 문화 전문가 협회를 대표하는 단체입니다. 캐나다 CCD는 전 세계 24개 문화전문가 단체 중 하나이며 국제문화전문가 단체 국제운영위원회(International Liaison Committee of Coalitions for Cultural Diversity, ILC CCD)에 속해있습니다. 우리는 500여 문화 전문가기구(작가, 작곡가, 감독, 예술가, 비주얼 아티스트, 독립영화제작자, TV, 음악, 출판, 방송, 배급자)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 문화 다양성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자국민은 다른 나라의 다양한 문화와 함께 자국에서 창조되는 다양한 문화를 접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지난 10월 148대 2의 압도적 지지로 채택된 유네스코문화다양성 협약의 주요 원칙이기도 합니다. 세계의 문화전문가 단체는 이러한 원칙을 존중하고 문화다양성을 실현한 문화정책의 대표적 예로 한국의 스크린쿼터제도를 오랫동안 인정해왔습니다. 연간 40퍼센트라는 스크린쿼터 제도 덕택에 한국인들은 자국에서 제작되는 다양한 영화를 접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은 상영일수의 60퍼센트를 외국영화에 할당함으로써 전 세계 영화에도 여전히 문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게다가, 자국 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영화는 다른 나라에도 진출함으로써 세계 문화 다양성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스크린쿼터 제도를 절반으로 축소함으로써 나타날 결과에 우려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것입니다. 한국 문화계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그러한 조치가 한국 영화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한 타격이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한번 축소되면 다시 처음과 같은 수준으로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며 이러한 조치가 무역협상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조치, 즉 문화 분야를 개방함으로써 자국 문화를 위한 정책을 시행할 여지를 영원히 상실한 국가의 예가 많이 있습니다. 문화 분야의 개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선택의 자유 보장이 곧 시장개방과 같다는 말로 자신들의 주장을 포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 영화협회 회장인 댄 글릭먼(Dan Glickman)이 한국은 스크린쿼터제도를 축소할 것이라고 한 주장이 바로 그러한 예입니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정부정책의 개입을 받지 않고 대신 관객의 취향과 요구에 따라 운영되는 세계 영화시장을 이루는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정부가 문화정책을 채택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자유로운 시장이 유일하게 공정한 시장이며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5백만 달러 규모의 자국 영화가 1억 달러 규모의 할리우드 영화와 나란히 경쟁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주장은 공정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3500만 달러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들인 할리우드 영화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관객이 선택의 자유를 누린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습니다. 자국 영화를 자국 영화시장에서 몰아내는 유통구조 속에서 할리우드 영화의 마케팅이 이루어진다면 그 또한 공정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의 경제적 구조는 다른 나라 영화 시장의 비규제적 접근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가능케 하고 있으며 이것이 할리우드 영화 비즈니스 모델의 주요한 전제조건입니다. 미 영화협회의 전략이 이러한 점을 분명히 나타내줍니다. 현재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광고를 포함한 평균 예산을 1억 달러로 크게 높여 이익을 창출하고자 하고 있으며 이는 과거 10년 동안 두 배나 상승한 규모입니다. 이렇게 크게 상승한 예산으로 해외 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2004년 할리우드 스튜디오 수익의 60퍼센트는 해외상영에 의한 것이었으며 이는 국내 상영에 의한 수익이 대부분이었던 20년 전과는 대조적인 것이었습니다. 이 수치는 또 다른 현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즉, 할리우드의 국내 시장은 이제 포화상태로 국내 상영에 따른 수익이 부진 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할리우드로 하여금 해외시장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할리우드는 현재 가능한 많은 해외 시장을 장악하려는 목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한국이 스크린쿼터제도와 같은 바람직한 정책을 통해 자국 문화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영화와 같은 문화 상품은 상업적 가치 이상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영화, TV프로그램, 서적, 연극, 음악 등이 기타 상품 및 서비스와 다른 것은 가치, 정체성, 의미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특수한 성질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경험과 역사를 나타내 주는 것이며 국민들이 사회의 중요한 이슈를 다룰 수 있는 소중한 수단이고 급격히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영화 및 기타 문화 상품과 서비스가 시장에만 맡겨져서는 안 됩니다. 현실적으로, 시장에만 의존한다면 가치 있는 문화가 생산되지 못할 것이고 자국민들에게 전달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국가가 다른 문화에도 개방적이면서 자국의 문화정책을 자유롭게 채택할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국의 문화정책을 채택할 주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영화를 비롯한 문화상품과 서비스가 자유무역의 규정에 종속되지 않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기본적으로, 무역협상은 가치, 정체성, 의미를 전달하는 수단으로서 문화 상품과 서비스가 갖는 특수한 성질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무역협상 내에서 문화 상품은 단지 상업적 측면에서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스크린쿼터제도는 자국영화 보호를 위한 효율적인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한국은 또한 할리우드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영화에 매우 개방적입니다. 우리는 스크린쿼터 제도의 축소가 한국과 세계의 문화 다양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조치가 미국 정부의 강한 압력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 의견서를 제출합니다. 그러한 압력을 재고하여 한국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에 개방적이면서 자국 문화를 보호할 수 있는 바람직한 정책을 유지하게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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