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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일만에 조세정책이 바뀌다니”

민노총ㆍ참여연대, 법인세 인하방침 철회 촉구

노무현 대통령이 김진표 경제팀의 법인세 인하 방침을 수용키로 한 것과 관련,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 진통이 예상된다.

***“취임 1주일만에 조세정책이 바뀌었나”**

참여연대는 5일 정부의 법인세율 인하 방침에 대한 논평을 내고 “국민을 상대로 법인세 인하 반대를 공식 천명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조세정책 철학이 불과 대통령 취임 1주일만에 바뀌었다”며 “대통령과 주무부처가 자신들의 발언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조치는 수많은 공약을 ‘공약(空約)’으로 내팽개쳤던 역대 정권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극히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법인세율 인하가 기업투자로 이어진다는 아무런 보장도 없다”며 “감세정책은 재정지출정책보다 경기활성화 효과가 떨어지고 효과가 발생하는 시기도 늦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비판했다.

이어 참여연대는 “법인세율 인하는 대기업에만 집중적인 혜택이 돌아가고 국가재정에 악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2001년도에 법인세율을 1% 인하한 결과 총 7천5백억원 세수 감소분 중 5천5백억원이 상위 0.3%의 대기업에게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또 세수감소분에 대한 보전 대책과 관련, “현재 재경부는 법인세 인하로 감소되는 세수를 법인세 비과세 및 감면혜택을 축소해 보전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럴 경우 기업의 전체 세부담은 줄어들지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기업의 세부담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기업의 투자를 촉진할 수가 있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또한 “비과세 감면혜택을 줄이고 그 축소분만큼 법인세율을 인하한다면 오히려 중소기업 지원이나 투자 촉진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법인세를 많이 내고 있는 일부 대기업은 막대한 혜택을 받겠지만 중소기업들의 세부담은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고 참여연대는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임명되자마자 법인세 인하를 운운했던 김진표 경제부총리의 발언을 우려한다”며 정부의 법인세율 인하 방침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홍콩, 싱가포르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시절 그토록 법인세율 인하에 반대해 왔고,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법인세율 인하 공세를 비판해 왔으며 재정경제부조차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법인세율이 낮다며 보도자료를 돌린지가 얼마되지 않았다”며 “취임한지 며칠이 지났다고 노무현 정권은 벌써 국민과 행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느냐”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동남아 경쟁국 수준으로 법인세율을 낮춰야한다는 김진표 경제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말레이시아, 태국, 일본, 중국 미국 모두 우리보다 법인세율이 높다”며 “홍콩, 싱가포르를 목표로 삼는 듯 하나, 도시국가인 이들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노총은 또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은 이중적이어서 상한세율 27%를 적용받는 기업은 16%에 불과하고 나머지 84%의 기업들은 15%의 법인세율을 적용받는다”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도시국가인 홍콩, 싱가포르보다도 낮은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전 수석, “법인세율 인하는 성급한 판단”**

경제부총리로 한때 거론됐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법인세 인하는 성급한 판단이며 실효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수석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법인세 인하는 현재 경제가 안 좋기 때문에 일단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입장에서 내세운 것 같다"며 "단편적으로 현재의 경제상황만 전제해 법인세율 인하를 얘기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법인세율이 높은 것은 아니다"며 "법인세를 1% 인하한다고 해서 금방 투자가 촉진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법인세를 인하할 경우 세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 등을 고려해 세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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