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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휴전하고 나니 또 그린란드? 트럼프, 나토에 "그린란드 기억하라"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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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휴전하고 나니 또 그린란드? 트럼프, 나토에 "그린란드 기억하라" 위협

마크 뤼테 나토 사무총장, 백악관 달려가 트럼프 '달래기'…미 언론 "나토 탈퇴하려면 상원 3분의 2 찬성 있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 중에 나토가 미국을 돕지 않았다면서 그린란드를 기억하라는 위협성 발언을 내놨다.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소유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유럽 간 긴장이 높아진 바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우리가 필요로 할 때 나토는 없었고, 다음에 또 필요할 때도 없을 것"이라며 "그린란드를 기억하라. 그 크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얼음덩어리!!!"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찾은 마크 뤼테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을 만난 이후 게재한 것으로, 양측은 이날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이란 전쟁 관련 나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뤼테 총장은 미국 방송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한 실망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 국면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일부 국가는 그렇지만 대다수의 유럽 국가들은 과거에도 이와 같은 상황에서 약속을 이행해 왔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뤼테 사무총장과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 가능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몇 시간 후 뤼테 사무총장과 이 문제(나토 탈퇴)를 논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회의 이후 나토 탈퇴가 공식화되지는 않았고 기존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반복되는 수준에 그쳤다. 이에 대해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나토 탈퇴는 수십 년 동안 미국과 동맹국을 보호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나토에 대한 위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 불만을 표했으나 관계 파탄은 피했다"고 평가했다.

회담에 앞서 7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의원은 나토 동맹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9·11 테러 이후 나토 동맹국들은 젊은 장병들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파견하여 미군과 함께 싸우게 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명확하고 일관된" 입장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의 이익을 공유하는 동맹국들이 앙심을 품게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우리를 위협하는 적대 세력을 억제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라고 조언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함께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전부터 나토의 국방비 부담을 높여야 한다며 압박해왔고 급기야 올해 초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를 가져오겠다고 밝혔다. 이에 세계 2차대전 이후부터 지속돼 왔던 미국-유럽 간 이른바 '대서양 동맹'이 크게 흔들렸다.

유럽을 위협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공격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해협 통과가 필요한 국가에서 알아서 해결하라면서 영국과 프랑스, 일본, 한국, 중국 등에 군함을 파견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영국과 프랑스는 응하지 않았다.

다른 나토 회원국들 역시 미국의 군사적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 지난달 30일 영국 공영방송 BBC는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부 장관이 이란 공격에 동원되는 미국 항공기는 스페인 영공을 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이날 이탈리아는 시칠리아에 있는 공군 기지에 미군 항공기가 착륙하는 것을 허가하지 안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미군의 폭격기가 해당 기지에 착륙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무기 반출을 거부한 국가도 있다. 폴란드 일간지 <제치포스폴리타>는 지난달 31일 미국이 이란과 갈등 고조 및 중동 지역 내 미군과 동맹국에 대한 미사일 공격 증가를 고려해 폴란드에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 2개 포대 중 하나를 배치하는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및 중동,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호르무즈 상황이 안정될 경우 선박 호위를 위한 군사 자산 투입 가능성을 보였으나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현 시점에 이를 실행하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휴전이 유럽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호위를 지원하기 전에 제시한 조건을 충족할지는 불분명"하다며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지도자들은 이란과의 긴장이 완화될 경우에만 자국 해군이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처럼 나토 회원국들이 당장 호르무즈에 군 자산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높아질 경우 실제 탈퇴가 가시권에 들어올 수도 있다. 하지만 신문은 탈퇴를 위해서 넘어야 할 법적 절차가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의 나토 공식 탈퇴는 상원의 3분의 2 찬성 또는 의회의 법률 제정을 필요로 한다"며 "이는 2023년 당시 상원의원이자 현재 트럼프 정부의 국무장관인 마코 루비오가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 나토 탈퇴를 금지하는 초당적 법안을 공동 발의하면서 도입된 제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AP> 통신은 뤼테 총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루비오 장관과 국무부에서 개별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양측이 이란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의 협상 노력 및 "나토 동맹국과 협력 강화 및 부담 분담"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나토 탈퇴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나토 회원국들이 공격받을 경우 미국이 방어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할 수도 있다"며 "이러한 변화의 최대 수혜자는 오랫동안 나토의 구 공산국가 확장에 불만을 품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크 뤼테(왼쪽) 나토 사무총장이 8일 국무부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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