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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복수극?…이스라엘 외교관 노린 연쇄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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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복수극?…이스라엘 외교관 노린 연쇄테러

인도·그루지야서 이란 핵과학자 암살과 유사 수법으로

인도와 그루지야에서 이스라엘 외교관을 노린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지만 이란은 강력 부인했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는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대사관 차량에 부착된 폭탄이 터지면서 1명의 중상자를 포함해 4명이 다쳤다. 중상자는 이스라엘 외교관의 아내 탈 여호수아 코렌(42)이며 운전사와 행인 등 나머지 3명의 부상은 경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코렌은 교차로에 다다라 차량이 속도를 줄였을 때 오토바이를 탄 남자가 자석 장치처럼 보이는 뭔가를 차에 부착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고 BK 굽타 뉴델리 경찰국장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다른 목격자들도 같은 내용을 진술했다. 폭발은 그로부터 몇 분 후 일어났고 차량은 뒷부분이 심하게 손상됐다.

인도 당국은 현장검증 요원들과 폭발물 해체반 등을 현장에 급파하고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의 대사관 경계태세를 격상했다. 이날 공격은 인도 총리의 관저 근처이자 경비가 삼엄한 이스라엘 대사관으로부터 1km 떨어진 지점에서 이뤄졌다.

같은날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에서도 이스라엘 대사관 차량에 폭탄이 부착된 것이 대사관 직원에 의해 발견됐지만 사전에 제거돼 인명 피해는 없었다. 폭탄으로 알려진 물체는 검은색의 플라스틱 재질이었다.

▲인도 경찰 당국이 13일(현지시간) 수도 뉴델리에서 폭탄테러 공격을 받은 주 인도 이스라엘 대사관 차량을 조사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두 건의 테러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은 세계에서 가장 큰 테러 수출업자"라고 비난한 후, "이란의 추종자"인 레바논의 무장정치조직 헤즈볼라도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태국과 아제르바이잔에서도 이스라엘을 노린 공격 시도가 있었다면서 이는 사전에 차단됐고, 이같은 시도의 배후에도 이란이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을 "이란에 대한 심리전"이라며 일축했다. 메르만파라스트 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테러 행위도 비난하며, 이란이 테러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것은 전 세계가 아는 일"이라고 말했다.메디 나비자데 인도 주재 이란 대사도 '이란 배후설'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IRNA> 통신에 말했다.

인도 외무부는 공격자들에게 '정의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충격적이고 소름끼치는" 일이었다고 비난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 비겁한 행동에 대한 모든 조사에 미국은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복수?"

이번 공격이 자신의 소행임을 주장하는 인물이나 단체는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언론들은 사건 당일이 지난 2008년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의문의 폭탄 테러 사건으로 숨진 무그니예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의 4주기 기일이었다는 점을 들어 헤즈볼라의 연계 가능성을 제기했다. 헤즈볼라는 무그니예 살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복수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또 이스라엘 총리의 비난과는 별개로 공격 수법과 시점 등으로 볼 때 이란이 관계돼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1월 있었던 이란 핵과학자 모스타파 아마디 로샨 암살과 비슷한 수법으로 이번 공격이 이뤄진 것은 '복수'라는 메시지를 주려 한 것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오토바이를 탄 행동대원이 차량에 폭탄을 부착한 뒤 폭파시키는 수법은 로샨 암살 때와 거의 유사하다. 당시 이란은 그 사건의 배후로 미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를 지목했었다.

이번 공격은 서방과의 긴장이 한껏 높아진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에 대한 투쟁을 촉구한지 정확히 열흘 후에 이뤄졌다. 하메네이는 지난 3일, 이란은 자국에 가해진 제재에 보복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과 대립하거나 투쟁하는 어떤 국가나 단체라도 지원하겠다"고 말했었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이란과 이스라엘 양국이 첩보기관을 동원한 '그림자 전쟁'을 벌여 왔으며 여기에는 미국 등 서방도 개입해 왔다고 진단하고 있다. 어떤 나라도 공식적으로 관련성을 부인하거나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아 왔지만, 이란의 핵개발 시설에 대한 컴퓨터 바이러스 공격과 일련의 이란 핵과학자 암살, 미국 무인정찰기 추락,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 습격 사건과 바레인의 영국 대사관 차량 폭탄테러 사건 등이 '비밀 전쟁'의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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