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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뜻대로 안 되는 일도 있다…파월 "의장 임기 만료 뒤에도 연준 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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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뜻대로 안 되는 일도 있다…파월 "의장 임기 만료 뒤에도 연준 잔류"

마지막 회견서 작심 비판 "정치인은 늘 낮은 금리 원해"…기준금리 동결·매파적 소수의견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사임 압박을 받아 온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다음 달 임기 만료 뒤에도 연준에 남아 이사직을 수행하겠다고 29일(현지시간) 선언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회의에서 매파적 소수 의견이 표출돼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 온 빠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다는 평가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29일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5월14일 의장 임기가 끝난 뒤 연준 이사로 계속 복무할 예정"이라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연준에 대한 일련의 법적 공격"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행정부의 이러한 법적 조치는 우리 113년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며 이는 연준이 "정치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통화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위태롭게 한다"고 비판했다. 의장 임기 만료 뒤 이사 잔류는 이례적으로, 1948년 이후 처음이다.

파월 의장은 법적 조사가 완전히 끝나기 전엔 연준을 떠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난 이 조사가 투명하고 최종적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회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고 이를 지키고 있다"며 "내가 그게 적절하다고 생각될 때 떠나겠다"고 말했다.

연준이 입맛대로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것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해 온 트럼프 정부는 개별 이사들에 조치를 취하며 독립성 흔들기를 시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을 시도했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올 초엔 파월 의장이 연준 청사 개보수 관련 형사 기소 위협을 받았다. 미 법무부는 24일 이 사건 형사 조사를 중단했다고 밝혔지만 파월 의장은 29일 회견에서 지닌 피로 워싱턴DC 검사가 "수사를 재개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거라고도 했다"고 지적하며 사건이 종결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수사 중단은 후임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후보자의 상원 인준 승인을 원활히 하기 위함으로 풀이됐다. 상원 은행위 소속인 톰 틸리스 공화당 의원은 지난주 워시가 "훌륭한 후보"지만 "연준 독립성을 위협하는 파월 의장에 대한 법무부의 터무니 없는 수사가 중단될 때 그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시는 29일 상원 은행위 인준을 통과해 공화당 다수인 상원 전체 표결만 남겨두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저항해 왔던 파월은 이날 의장으로서 마지막 정례 회견에서 정부의 연준 독립성 침해에 대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선출된 정치인들은 항상 선거에 출마하기 때문에 항상 낮은 금리를 원할 것이고 이는 시간이 흐르면 결국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며 이런 경험이 "수 세기" 이어진 끝에 현재의 모델로 전환됐고 "이는 훌륭하게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통화정책 수립 및 금리 설정은 "초당파적이 아니라 비당파적인 일"이라며 "우린 미국 국민들을 위해 직접 이런 일을 하는 것이지, '대통령이 이게 좋은 생각이라고 하니 이렇게 해야겠다'거나 '선거가 다가오니 경제를 활성화하거나 둔화시켜야겠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자신은 임기 만료 뒤 "그림자 의장"이 되지 않을 것이며 이사로서 "눈에 띄는 반대자"가 아니라 "조용히" 활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제롬 '(금리 인하 속도가) 너무 늦은' 파월이 다른 일자리를 못 구해 연준에 남고자 한다. 누구도 그를 원하지 않는다"고 조롱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파월 의장의 이사직 유지 결정은 "이례적"이라며 "규범을 그토록 자주 언급하는 인물이 일방적으로 잔류하겠다고 결정한 건 전통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파월 의장이 임기 만료 뒤에도 이사회에 잔류하면 해임하겠다고 위협한 만큼 파월 의장은 앞으로도 거취 관련 대통령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파월 의장의 연준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로, 잔류 때 트럼프 대통령은 공석에 자신이 원하는 이사를 지명할 기회를 잃게 된다.

기준금리 동결됐지만 '완화 신호 반대' 매파적 소수의견 주목

이날 연준은 FOMC 회의 뒤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했지만 정책 성명의 "완화 기조(easing bias)" 유지에 대해 위원 12명 중 3명이 반대 의견을 표출해 이목이 쏠렸다. 금리 동결 자체에 반대한 위원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 출신 스티븐 미란이 유일했다.

연준은 올 들어 FOMC 회의 뒤 성명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추가 조정 범위와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 위원회는 새로 발표되는 데이터, 변화하는 전망, 그리고 위험 요소들의 균형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는 문구를 동일하게 사용해 왔는데, 지난해 하반기까지 금리가 인하되는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조정"이라는 문구는 금리 인하 신호로 해석됐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에 성명의 "완화 기조" 유지에 반대한 베스 해먹, 로리 로건, 닐 카슈카리 위원이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기 전부터 그러한 신호를 보내기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은 수준임을 우려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월 의장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3월 3.5% 상승한 것으로 추정돼, 연준 목표치인 2%를 상회한다.

<AP> 통신을 보면 US뱅크 수석 경제학자 베스 앤 보비노는 이번에 표출된 반대 의견이 연준 정책입안자들이 "매우 독립적"임을 보여줬다며 금리 동결이 향후 몇 달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원래 12월 금리 인하를 예상했지만 이젠 확신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 참여자들은 내년 말에야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트럼프 이란 '후 핵협상' 안 거부하며 유가 120달러 넘어서

호르무즈 해협 및 해상봉쇄 문제를 먼저 풀어 종전하고 핵협상은 나중에 논의하자는 이란 쪽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며 유가가 다시 급등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우려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미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제안을 거부하고 이란 정권이 핵프로그램에 대한 미국 우려를 해소하는 협상에 동의할 때까지 이란 해상봉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봉쇄가 폭격보다 다소 효과적"이라며 이란이 봉쇄 해제를 위해 "합의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 장기 폐쇄 우려가 커지며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영국일광절약시간대(BST) 오전 8시53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3.41% 오른 배럴당 122.03달러에 거래 중이다.

<악시오스>는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로선 해상봉쇄 지속을 가장 주요한 협상패로 보고 있지만 이란이 계속 굴복하지 않을 땐 군사 조치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 CNN 방송은 파키스탄 중재자들이 이란 쪽에서 수정된 평화안을 이르면 30일, 미뤄지면 5월1일엔 내 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이 작업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간)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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