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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

[한윤수의 '오랑캐꽃']<175>

새로 들어온 직원이 전화기를 붙잡고 사장님과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직원은 체불임금을 달라고 하고, 사장님은 줄 수 없는 이유를 강변한다. 하도 언성이 높아서 듣다못해 내가 말했다.
"싸울 것 없어. 그냥 노동부에 진정해요. 그게 훨씬 편해."
직원은 자기 선에서 해결을 보지 못해 서운한 듯 입맛을 다시다가, 마지못해 대답했다.
"네."
열흘 후 노동부에 다녀온 직원이 싱글거린다.
"돈 받았습니다."
"쉽게 주던가?"
"예. 감독관이 얘기하는 게 훨씬 빠른 것 같은데요."
"그렇다니까! 그래야 감독관도 밥 먹고 살지!"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지 혼자 처리하려고 하면 안 된다. 도와주는 기관이 얼마나 많은데 왜 독불장군처럼 혼자 다 하려고 하는가? 노동부 근로감독관 및 고용지원센터 외국인력팀, 경찰, 출입국, 병의원, 보건소, 변호사, 법무사, 노무사, 근로복지공단, 국민연금, 건강보험공단, 삼성화재, 산업인력공단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외국인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동반자들이다. 이들 동반자와 왜 협력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하겠다.

근로감독관
체불임금을 확정하고 받아주는 데는 이보다 전문가가 없다. 또한 이들은 특별사법경찰관으로 악덕 기업주를 형사 입건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사람은 반드시 근로감독관과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

고용지원센터 외국인력팀
고용지원센터는 외국인 노동자와 그들을 고용한 사업장을 지도 감독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또 외국인 노동자의 신상에 관한 모든 사항이 고용지원센터에 등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외국인에 관한 정확한 기록을 알기 위해서는 고용지원센터의 협조를 받는 게 필수다. 외국인들은 자신의 계약조건이나 근무기간을 몰라서 퇴직금을 못 받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럴 때는 고용지원센터의 기록을 반드시 참조해야 한다.

경찰
폭행이나 성폭행, 사기, 실종, 교통사고는 경찰이 전문이다. 이보다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처리하는 기관은 아무데도 없다.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굵직한 형사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

출입국
외국인에게는 비자만큼 중요한 게 없다. 돈 버는 것도 받는 것도 다 나중 일이다. 우선 체류문제가 해결되어야 일도 하고 돈도 버는 거니까. 출입국과 긴밀히 협조해야 비자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다.

병ㆍ의원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물론 산재나 폭행 문제를 해결할 때도 의사의 진단서나 소견서가 필요하다. 잘 아는 병원 하나 있으면 외국인 부상자나 환자에게 큰 힘이 된다.

보건소
무료 진료가 필요한 경우 보건소의 협조는 필수다. 각 도시의 보건소는 무료 또는 저렴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변호사
간단한 법률문제야 직원들이 뛰어다니며 처리할 수 있지만 복잡한 법률문제는 아무나 처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유능한 변호사가 꼭 필요하다. 수시로 자문 받을 수 있는 변호사가 있으면 행복하다.

법무사
노동자가 소송하려면 대개 법률구조공단의 신세를 지게 된다. 여기 계신 법무사들은 웬만한 변호사보다 낫다고 보면 된다.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노무사
복잡한 산재문제를 처리하거나 회사가 파산하여 체당금을 받아야 할 경우는 노무사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근로복지공단
산재 보상을 받으려면 이 기관의 조사를 필히 거쳐야 한다.

국민연금
노동자는 국민연금을 냈지만 회사에서 납부하지 않은 경우, 이 돈을 찾으려면 국민연금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건강보험
회사가 건강보험에 들지 않아서 노동자의 건강이 잠재적으로 위협받을 때는 건강보험공단과 협조하여 그 회사가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

삼성화재
사업주나 외국인 노동자가 들어야 하는 필수적인 몇 가지 보험 문제를 처리할 때는 삼성화재와 협조해야 한다.

산업인력공단
산업인력공단은 외국인노동자를 돕는 기관의 인건비와 쉼터 운영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동반자라기보다는 후원자다. 굉장히 고마운 기관이다.

이밖에도 협조해야 할 기관이 상당히 많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기관수도 늘어나지만 이건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각 방면의 전문가가 늘어나고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보면 되니까.
이들과 동행해 나갈 때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가 부드럽게 풀린다.
그들은 동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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