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통과시 정권 반대투쟁으로 확산"
MBC 노동조합은 총파업 결의문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 상식을 비웃고 국민을 죽이고 방송을 재벌에게 팔아넘기려는 시도에 책임을 물을 시기가 왔다"며 "이번 싸움은 언론악법 저지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언론 악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순간 우리의 싸움은 정권 반대 투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성제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전날 국회에서 문방위 날치기 상정을 강행한 고흥길 문화체육방송위원장을 두고 "저렇게 후안무치하고 치졸하고 비열한 방법으로 어제 거사를 치를 줄은 미처 예상 못했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제 본부장은 이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1면 기사 제목을 각각 "'미디어법' 끝까지 가나, 가다 마나" , "여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등으로 뽑은 것을 들어 한나라당이 본회의 직권상정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경계했다. 박성제 본부장은 "근거없는 낙관론에 지금 취해있다가 뒤통수를 맞은 게 야당이고 국민들"이라며 "한나라당은 더 큰 야욕과 음모를 가지고 본회의 직권상정까지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한나라당의 뒤에는 MBC를 자신의 손아귀에 잡으려는 세력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방심할 수 없다"며 "이번에 본회의 처리를 저지해야 4월, 6월 투쟁이 쉬워진다. 이번에 모든 것을 끝내겠다는 각오로 싸워야 향후 싸움이 더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MBC 사옥 1층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 ⓒ언론노보 |
최상재 "고흥길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가"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고흥길 문방위원장을 맹렬히 비난했다. 최 위원장은 "쥐새끼 같은 대통령 밑에 역시 쥐새끼 같은 국회의원들이 날뛰는 것 같다. 고흥길이 어떤 사람인지 읽어주겠다"면서 2005년 삼성 'X 파일' 사건 당시 공개된 녹취록에서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 발언한 고흥길 위원장 관련 대목을 읽었다.
최 위원장은 "고흥길 위원장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인 척하나 홍석현의 끄나플이고 중앙일보를 위해 국회에 들어갔고 삼성을 위해 망치를 두들기는 자"라며 "이런 자들이 우리 지상파 방송을 잡아먹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번 파업으로 만약 감옥에 들어가면 이 정권 끝날 때까지 있을지 모른다"면서 "여러분들이 하루씩만 살아달라. 전세계 사상 초유로 언론인 3000~4000명이 경찰서 유치장을 가득 채워야 세상이 뒤집힌다. 오히려 잘됐다. 이명박 정권 하루라도 빨리 끝내도록 당당하고 힘차게 가자"고 했다.
▲ 구호를 외치는 박성제 MBC 노조위원장과 노조원들. ⓒ언론노보 |
"MBC가 어떻게 싸우느냐에 따라 전체가 결정된다"
이에 시민사회에서는 MBC 노조의 '건투'를 당부했다. '미디어행동'을 대표해 나온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MBC 노동조합은 역사 속에서 늘 국민의 편에 있었고 정권에 따라 해바라기 하지 않았다. 모두가 MBC를 지켜보고 있고 그것이 괘씸해서 저들이 저렇게 장악하려고 생난리를 치는 것 아니냐"면서 "시민사회단체는 이렇게 든든한 노조에 무한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격려했다.
강혜란 소장은 "MBC 노조가 어떻게 싸우고 돌파하느냐에 따라 SBS, CBS, OBS, YTN, EBS가 어떻게 싸올지가 결정된다. 여러분들이 민주주의의 선봉에 있다"며 "여러분들이 열어주는 그 길에 시민사회단체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30%대 국정지지율은 대개 정권 말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이명박 정권은 집권 1년만에 이를 달성했다. 이 정권은 이제부터 집권 말기인 것"이라고 꼬집어 조합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노회찬 대표는 "이 정부는 이 낮은 지지율을 가지고 4년을 버티는 것만이 아니라 정권 재창출까지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이 언론관계법 개정이다. 이제는 'X 파일'과 같은 뒷거래도 필요없이 합법적으로 권언유착을 만들겠다는 것이 언론 관계법의 골자다. 이를 막아내는 것은 단순히 방송사 종사원들만의 일이 아니라 온 국민이 생존권을 위해 항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주하, 손정은 앵커 뉴스 진행에서 빠져
한편 MBC 사측은 파업에 따른 방송 차질을 막기 위해 대체 투입 명단을 발표한 상태. 이에 따르면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박혜진, 손정은 앵커는 뉴스 진행에서 빠지고 기존 신경민, 김세용 앵커가 단독 진행할 예정이다.
또 김주하 앵커는 <'뉴스24> 진행에서 빠지고 이윤재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박상권, 이정민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투데이>는 김상운 기자, 김수정 아나운서가 투입된다. 신동호, 문지애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생방송 오늘 아침>은 변창립 강은영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잡는다.
보도국 역시 노조 소속 기자들이 파업에 동참함에 따라 간부급 비노조원 기자들이 현장 취재에 나설 예정이다. 또 M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녹화가 전면 중단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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