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부산을 아시아 최고의 영화시장으로 만들겠습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부산을 아시아 최고의 영화시장으로 만들겠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13]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 박광수 운영위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지난 여름.. 피서인파로 북적였던 부산 해운대...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면서, 여름의 열정은 사라졌지만 가을의 부산은 예술과, 젊음과, 낭만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11년째 열리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 때문인데요 이번 영화제에서는 63개국에서 245편의 영화를 선보이는데다, 전 세계에서 첫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상영작이 역대 최대인 64편으로 영화팬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영화를 팔고 사는 아시안 필름마켓까지 개최되면서 세계의 메이저 영화사들과 배우들이 주목하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아시안필름마켓의 운영위원장인 박광수 감독을 초대합니다.

아시안필름마켓이란 무엇이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존의 필름마켓시장과 차별점은 어떤 것인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아시안필름마켓 운영위원장을 맡은 박광수 감독입니다. 박광수 감독은 1955년 강원도 속초출생으로 서울대 조소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영화교육특수학교 (ESEC)를 졸업했습니다. 1988년 칠수와 만수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했습니다.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교수, 2006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아시안필름마켓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주요작품으로는 베를린 리포트, 그 섬에 가고 싶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이재수의 난 등이 있으며 수상경력으로는, 청룡영화제 작품상 및 감독상, 춘사영화제 작품상 및 감독상,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최우수 아시아 영화상 등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박광수 감독님이 워낙 바쁘셔서 남양주에 있는 영화촬영소에 와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상당히 조용하고 좋네요. 지금 영화를 만들고 계신다구요?

박광수 : '눈부신 날에'라는 영화인데, 박신양씨와 예지원씨 주연입니다. 현재는 촬영과 편집이 끝나고 사운드 작업을 하는데, 마지막 사운드 믹싱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어떤 영화입니까?

박광수 : 2002년 월드컵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박신양씨가 주연인데 좀 특별한 사람이에요. 싸움꾼인데 투우사를 꿈꾸는 남자로, 이 남자한테 어느 날 딸이 나타나죠. 일곱 살 난 딸이 나타나는데 그 아이와 살아가면서 세상에 눈을 뜨는 얘깁니다.

박인규 : 어제부터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됐는데 아시안필름마켓이란 게 어떤 겁니까?

박광수 : 아시안필름마켓은 아시아 영화를 중심으로 다루는 필름마켓이죠. 필름마켓은 영화를 사고 파는 건데 아시안필름마켓의 특징은 토탈마켓입니다. 완성된 영화를 사고 파는 단계 뿐 아니고 처음 기획단계에서 투자자를 만나는 파이낸셜 마켓부터 제작 관련 마켓.. 촬영을 하려면 장비도 빌리고 촬영장소와 컴퓨터 그래픽과 후반작업을 하는 회사도 정해야 되는데 이런 부분에서 아시아에 있는 좋은 회사들을 만날 수 있어요. 그런 프로덕션 마켓이 있고 또 하나는, 이건 전 세계에서 처음인데 배우마켓을 합니다. 배우와 관련된 비즈니스들을 할 수 있죠. 그리고 완성된 영화를 사고 팔고.

박인규 : 필름마켓이라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는 큰 필름마켓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박광수 : 그렇죠. 제일 큰 마켓은 칸 영화제에서 같이 열리는 칸 필름마켓이고 LA에서 열리는 아메리칸 필름마켓, 베를린 영화제에서 열리는 마켓도 있고 많이 있습니다. 아시아 내에서도 홍콩, 동경, 상하이, 방콕 등에서 열리고..

박인규 : 말하자면 부산 아시안필름마켓은 후발주자인 셈인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나름의 비책이 있습니까?

박광수 : 일단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에서 제일 큰 영화제니까 그게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박인규 : 다른 필름마켓과는 다르게 배우시장도 열 계획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박광수 : 아시안필름마켓에서 하는 큰 일 중 하나가 아시안에서의 합작 활성화거든요. 큰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한, 중, 일 공동합작을 할 경우 투자도 같이 하지만 배우도 같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야 자국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연기자가 합작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요. 그런데 지금 한국이나 중국, 홍콩, 일본의 배우 시스템이 조금씩 다 차이가 있고, 일단 배우나 매니지먼트 방식에 대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될 것 같구요. 그 부분들을 마켓 안에서 교류하고 배우들을 구체적으로 소개를 합니다. 국제적으로 부각을 시켜 주는데 세 부분으로 나눠져요. 하나는 이미 자국 내에서 알려져 있는 배우인데 국제적으로는 부각이 안 돼 있는 배우들, 또 하나는 전망 있는 신인 배우들, 또 하나는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아시아 배우들. 배우를 선정해서 그 분들의 영화를 상영하고 배우들을 소개하고 매니지먼트 회사들이 마켓 부스를 차려서 관련 비즈니스를 같이 하죠.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최근 아시아의 큰 매니지먼트 회사들이 대개 제작과 배급에 다 관여를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유명 배우들은 어떤 분들이 있나요?

박광수 : 이미 알려진 배우들로는 황정민, 장진영씨, 일본의 아오이 유우, 이치하라 하야토, 중국에서도 저우쉰, 구오샤오동, 베트남 배우도 참여합니다. 그리고 신인 부문에는 태국이나 홍콩, 일본, 중국... 한국이 특히 많이 참여하고. 그리고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은 올해는 첫 회라서 한국계 배우들이 옵니다. 이 분들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지만 아시아에서도 활동하고 싶어 해요. 그래서 이 분들이 아시아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장도 열어주고 한국 연기자 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한국 연기자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할 수 있는 길도 모색합니다.

박인규 : 세계적으로 유명한 필름마켓 얘기도 하셨는데, 칸이나 아메리칸 필름마켓하고 아시아에 있는 도쿄나 홍콩 시장 규모와는 상대가 안 되겠죠?

박광수 : 시장규모는 사실 일본이 전 세계에서 두 번째 크고 한국이 5위 정도 됩니다. 아마 머지않아서 중국이 미국만한 시장으로 커질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동북아시아 시장이 전 세계의 중심 시장이 되거든요. 그런 데 비해서 마켓 관련 비즈니스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죠. 한국영화가 일본에 수출을 많이 하지만 대부분이 칸이나 아메리칸 필름마켓에서 거래되거든요. 아시아 영화들의 거래 자체도 대개 큰 마켓에 바이어나 세일러들이 거의 모이니까 거기서 비즈니스를 많이 하게 되죠.

박인규 : 아시아 영화의 성장 잠재력이 크니까 지금부터 그런 마켓을 만들어 보자..

박광수 : 그렇죠. 마켓을 만들어서 구체적인 비즈니스나, 영화에 대해서는 아시아가 가장 제작이나 배급 합작이 활성화 되고 영화 제작이 편하고 배급구조가 쉽고 믿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겠죠.

박인규 : 이번 아시안필름마켓에 세계의 메이저 영화사들이 관심을 많이 보입니까?

박광수 : 관심은 많이 있습니다. 현재도 아시아 영화에 관련한 비즈니스를 구체적으로 하는 분들은 대부분 참여하고 있어요. 저희가 좀 불리한 건 아메리칸 필름마켓이 저희 마켓 2주 뒤에 열리는데 그 부분이 제일 어려운 부분이에요.

박인규 : 2주 뒤니까 여기보다는 차라리 그쪽으로 가지 않겠는가..

박광수 : 그렇죠. 대부분 그쪽에 가니까 아메리칸 필름마켓을 준비하는데 부산 가는 게 큰 의미가 있겠느냐는 의견도 많이 제시했었는데,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제 아시아에서 영화관련 비즈니스의 중요한 분들은 대부분 참여하고 있어요.

박인규 : 숫자가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대략 몇 개사가 참여합니까?

박광수 : 지금 영화 관련 비즈니스 하는 분들이 2천여 명 정도 참여할 것으로 보고, 부스를 낸 세일즈 회사가 150여 개 회사 정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후발주자면서도 자신할 수 있는 것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제일 큰 영화제라는 점이라고고 하셨는데 사람이 많이 모인다고 장사가 잘 되는 것만도 아닌 것 같아요. 과연 부산국제영화제를 제대로 된 필름마켓으로 키우기 위해서 나름대로 생각하신 운영방안이 있습니까?

박광수 : 올해는 첫 회고 준비해야 되는 게 많아서 못 했는데, 내년부터는 합작부문을 굉장히 활성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저희 마켓 안에 여러 가지 부분이 있는데 파이낸싱 마켓 같은 경우도...이름을 PPP라고 하거든요. 작년까지는 아시아 영화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올해부터는 미국영화나 유럽영화 쪽으로 넓혔습니다. 그래서 아시아 뿐 아니라 아시아 밖의 영화들도 참여하는 마켓으로...

박인규 :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필름마켓은 장사인데 영화감독 하시는 분이 어떻게 운영위원장을 맡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박광수 : '그 섬에 가고 싶다'가 저의 네 번째 영화인데, 그걸 만들 때 투자를 해외에서 먼저 시작했어요. 그때 국내에서는 6.25때 이야기는 흥행될 수 없다고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해외 프리세일을 먼저 했거든요. 세일즈 에이전트 회사를 외국에 두고 프리세일 마켓에 참여하면서 돈을 얻으러 다녔어요. 그때 경험으로 해외의 투자방식, 펀드, 세일즈나 바이어, 또는 여러 가지 마켓의 흐름을 먼저 알게 됐거든요. 그래서 그때 경험으로 부산영화제 부위원장으로 있으면서 PPP라는 파이낸싱 마켓을 먼저 만들었어요. 그래서 인디펜던트 감독들을 지원하면서... 나라마다 영화 관련 시장구조가 다르거든요. 한국 같은 경우는 약간 기형적인 면이 있습니다. 대규모 개봉방식 외에는 생존이 어렵잖아요. 일본이나 프랑스 같은 경우는 단관개봉으로 굉장히 영화가 안정돼 있고 다양한 영화들이 공급되거든요. 시장 자체도 관객들이 자기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영화를 볼 수 있게 돼 있고. 이런 측면들의 영화들을 지원하는 마켓을 처음으로 먼저 만들었거든요 부산영화제에. 그걸로 인해서 이쪽 부문은 조금 아는 편이 돼서, 아는 사람도 많고.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까 한국의 영화감독들은 아직까지는 팔방미인이어야 되겠군요.

박광수 : 그렇죠. 남들이 제 영화를 제작 안 해주면 제가 제작하는 방식을 찾아야 되니까

박인규 : 말씀하신 중에 PPP라는 게 뭐죠?

박광수 : 부산 프로모션 플랜이라고 해서 아시아 내에서 재능과 전망 있는 감독들인데 아직 구체적인 시장성이 확보가 안 됐지만 유럽이나 미국 시장에는 들어갈 수 있다. 또는 아시아 내에서 정보가 없어서 투자를 못 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런 것에 대해서 좋은 감독과 좋은 시나리오, 프로젝트를 공개적으로 보여줘서 투자자를 만나게 해주는..

박인규 : 1988년도에 칠수와 만수라는 영화로 감독으로 데뷔하셨어요. 거의 20년쯤 돼 가시는데 그동안 한국영화가 굉장히 많이 커진 거죠?

박광수 : 네. 관객도 그때에 비하면... 정확한 통계는 모르지만 2.5배 이상 늘어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까 각 나라마다 영화시장구조가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상영관을 반 이상 싹쓸이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인데 다양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거 아닙니까?

박광수 : 어떻게 보면 심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봉준호 감독의 '괴물' 상영 당시에 김기덕 감독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는데, 개성있고 작품성 있는 작품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영화판에서라든가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요?

박광수 : 그걸 도와주는 게 말하자면 영화제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들이 많아지니까, 예전에는 국제영화제 큰 데에서 수상한다든지 주목을 받으면 상업성이 좀 떨어져도 국내 시장에서 적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한국영화의 해외진출도 많아지고 국내에서 희소가치가 떨어지는데, 요즘은 해외에서 주목을 받아도 안 먹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한국영화계에서도 정책적으로나 여러 가지 부문으로 한국영화를 좋은 방향으로 끌고 나가고, 상업적인 가치보다 문화적 가치를 지향하는 쪽으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한국영화계의 시장구조 자체가 그 부분을 너무 세게 누르고 있죠.

박인규 : 작년인가 올해인가, 강우석 감독이 스타들의 몸값이 한국영화를 망치고 있다는 얘길 해서 논란이 됐고, 일부에서는 몇몇 잘 나가는 배우와 감독은 경제적으로 상당히 윤택한 반면 상당수 대부분의 영화 스탭들은 굉장히 어렵다. 양극화가 심하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개선될 수 있는 방법 같은 건 없습니까? 박광수:
그 부분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일본 같은 경우도, 일본 감독의 급료가 한국 감독보다 훨씬 낮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연기자 부분 같은 경우는 한국이 지금 스타 시스템이 오히려 아시아에서 제일 세게 가고 있어요. 일본 연기자들은 아직까지 우리 같은 스타시스템을 못 만들고 있거든요.

박인규 : 스타시스템이라는 건 어떤 의미입니까?

박광수 : 배우에 대한 가치를 훨씬 올려서 그 부분을 통해서 마켓에 들어가는 거죠. 홍콩이나 중국에서 한국배우들이 인기가 있으면 그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를 많이 보게 되잖아요.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고 단점은.. 이것이 꼭 영화계 문제만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국 사회 자체가 상당히 획일화로 가잖아요. 그 부분이 영화계로 보면 다양성이 없는 게 되는 거죠.

박인규 : 한국영화가 천만관객 시대를 열면서 대중성이나 상업성 부분에서는 그야말로 눈부신 성공을 거뒀는데, 일부에서는 너무 상업논리가 우세하다 보니 작품성이나 예술성은 떨어지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 것 같아요.

박광수 : 최근에 와서 조금씩 그런 경향이 보인다고 할 수 있는데 한국영화의 특징 중 하나가 메인스트림에서 만든 영화들이 국제영화제에 많이 진출하거든요. 그런데 외국 같은 경우는 칸이 됐건 베를린이 됐건 여기에 출품된 영화들은 대개 인디펜던트 영화들입니다. 메인스트림에서 만든 게 아니고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 진지한 영화들이 따로 있지 않습니까? 메인스트림이 아니고 외곽에서 만든 영화들이 영화제에서 소개되면서 그 영화들이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도와주는 건데, 한국은 괴물도 마찬가지지만 칸에서 좋은 평을 받았잖아요. 지난번에 박찬욱 감독이 만든 올드보이도 다 메인스트림에서 만든 영화에요.

박인규 : 메인스트림이라는 건 상업적 영화제작사에서 만든...

박광수 : 그게 한국영화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박인규 : 그 말씀은 상업성과 함께 작품성도 갖고 있다.

박광수 : 좋은 작품을 만드는 감독들이 상업성과 같이 연계돼 있어요 한국은. 그래서 상업성도 있으면서 질적인 퀄리티도 같이 가는 영화들이 많은데 그 폭이 좀 좁은 거죠.

박인규 : 다시 말하면 외국은 상업성과 작품성이 따로 떨어져 있는데 한국은 오히려 상업성도 있고 작품성도 있다. 다만 그런 것들이 많지 않다.

박광수 : 예. 혼재돼 있는데 그 메인스트림 감독이 있고 메인스트림 밖에서 활동하는 인디펜던트 감독들은 메인극장 안으로 들어가기 어렵고. 그래서 그 활로를 찾기 위해서
페스티발에 나가는데 페스티발이 한국영화계의 시장구조에 영향을 못 미치는 겁니다.

박인규 : 지금 '눈부신 날에'라는 영화를 작업하고 계신데 박광수 감독이 추구해 보고 싶은 영화의 방향은 어떤 겁니까?

박광수 : 지금 제가 하는 영화들은 예전의 '이재수의 난'이나 '전태일'같은 영화들과는 다릅니다. '이재수의 난' 이후 한국영화의 시장구조가 많이 바뀌면서 대중성, 상업성이 없으면 영화를 하기 힘들어서 지금은 그 부분에 굉장히 주목해서 영화를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쉽게 볼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예전에는 본인의 문제의식이나 작품성을 주고 추구했다면, 살기 위해서는 상업성과 대중성이 반드시 있어야겠구나.

박광수 : 그래서 예전 영화보다 훨씬 쉬워졌고 재미있고.

박인규 : '눈부신 날에'도 그러면 상당히 재미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박광수 : 저는 모르겠는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편집판 보고서 "감독님 많이 바뀌셨습니다" 하더라구요.

박인규 : '눈부신 날에' 개봉은 언제쯤 하나요?

박광수 : 아직 날짜가 확정되진 않았는데 내년 초쯤 할 것 같아요.

박인규 : 몇 년 만에 선보이시는 거죠?

박광수 : 6년 만입니다.

박인규 : 상당히 오랜만에 나오는 거네요.

박광수 : 네. 그 사이에 매 년 단편을 한 편씩 만들었습니다.

박인규 : 아시안필름마켓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합니까?

박광수 :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합니다. 영화제가 12일부터 20까지고, 그 중간에 끼어 들어가 있습니다.

박인규 : 필름마켓이라서 일반 영화팬들이 거기까지 가시진 않겠지만 배우시장에 상당이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니까 일반인들도 한 번 배우들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을 것 같아요.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박광수 : 저희가 16일에 스타서밋아시아.. 배우마켓 파티를 크게 하거든요.

박인규 : 스타서밋아시아라는 건, 정상의 배우들이 모인다는 뜻입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박광수 : 그렇죠. 배우들의 정상회담. 정상들이 모였던 적이 있잖아요 작년에. 에이팩 때 누리마루가 중심 공간이었는데 그 누리마루에서 리셉션을 하거든요. 누리마루에서 들어가는 길에 한 백여 미터 정도를 카펫을 깔아서 연기자들이 자기소개를 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데까지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하는 행사를 합니다.

박인규 : 혹시 이번 마켓이서 이건 반드시 대박이다, 잘 팔릴 수 있다고 보시는 한국영화가 있습니까?

박광수 : 지금 저희가 아시에서도 굉장히 건실한 마켓이라고 보는 건, 저희가 마켓 스크리닝을 하거든요. 마켓 스크리닝은 영화를 판매하려는 회사가 영화를 상영해서 바이어들이 보고 직접 하는 건데, 그게 백이십몇회 정도 잡혀 있어요. 열 개 관에서 마켓 스크리닝을 하는데 이건 아시아에서 최고에요. 홍콩이나 동경 마켓이 두세 관 정도를 하는데, 이건 저희가 초청하는 게 아니고 신청을 받아서 임대료를 받는 거라서. 그래서 세일즈 회사들이 굉장히 적극적인 마케팅을 한다는 얘기죠 결국은.

박인규 : 그렇기 때문에 한국영화 중에 어떤 게 많이 팔릴 거라고 지금 섣불리 얘기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겠군요.
감독도 하시고 이런 영화 장사도 하시려면 좀 부담스럽지 않으신가요?

박광수 : 그런데 장사를 좀 알아야 영화를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장도 종류가 많거든요. 예술영화도 시장이 따로 있고 관객도 다 다르고. 그런 부분들 때문에, 저희가 마켓에서 프로듀서 워크샵을 하거든요. 아시아 프로듀서들이 유럽이나 미국보다 네트워크가 약해요. 인맥도 시야도 좁고, 다른 나라의 프로듀서들에 비해서 법적인 문제나 여러 가지에 대해서 약해서 미국이나 유럽에서 활동하는 큰 프로듀서를 초청해서 공동 세미나를 하면서 그 프로듀서들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그들이 클럽을 만들어서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갖게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박인규 : 한 마디로 박광수 감독님이 보시기에 국내 영화인들이 영화 자체를 만드는 건 거의 세계적 수준인데 그걸 팔거나 돈으로 만드는 부분에서는 아직 많이 떨어진다고 보시는 거군요.

박광수 : 많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어요. 칸이나 AFM에서 국내 세일즈 회사들이 예전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지금은 굉장히 많은 세일즈 회사들이 있고 많이 달라졌어요. 그런데 상업적인 세일즈 말고 작품을 만들고 돈을 끌어 대는 기술은 아직 우리가 시야가 좁다는 거죠. 국내 자본이나 일본 자본을 끌어들이기는 하는데 그 외 다른 큰 자본을 끌어들이는 데에서는 아직 시야가 좁은 편입니다.

박인규 : '눈부신 날에'가 개봉도 되기 전이지만 다음 영화는 어떤 걸 계획하고 계십니까?

박광수 : 전에 준비를 거의 다 했다가 못 들어간 영화가 있어요. '방아새'라고 비무장지대에 근무하는 초병이 여자 귀신을 만나서 사랑에 빠지는..

박인규 : 기대해 보겠습니다. 우선 아시안필름마켓이 잘 되고 내년에 개봉할 영화도 좋은 평가 받고, 흥행도 잘되시길 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