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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협상으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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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협상으로 풀어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10] 김연철 고려대 연구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는 보다 강력한 대응을 협의하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도 과거처럼 모든 것을 인내하고 양보하고 수용하는 것은 해 나갈 수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번 사태로, 우리정부의 대북정책 수정이 예상되고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고려대학교 아세아 문제연구소 김연철 교수를 초대합니다. 북한은 왜 지금 핵실험을 강행했는가?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서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가? 북한 태도에 대한 미국의 대응책은 무엇이며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고려대학교 아세아 문제연구소 김연철 교숩니다.

김연철 교수는 1964년 강원도 동해 출생으로 1990년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96년 같은 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북한전문가입니다.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 수석연구원,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 연구소 연구교수를 맡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는 '북한의 산업과 경제정책', '북한경제개혁 연구', '남북경협가이드라인' 등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지난번 미사일 발사 때도 그렇고, 국제사회에서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결국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거기에 따라서 91년도 말에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남북한비핵화공동선언도 휴지조각이 되다시피 했는데, 북한문제를 연구해 오신 분으로서 여러 가지로 착잡하실 것 같은데 이번 핵실험의 의미를 어떻게 보십니까?

김연철 : 핵실험을 했다는 자체는 사실 여러 가지 얘기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평가해 보면.. 91년 12월에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채택했지 않습니까? 15년 동안 우리가 그 선언을 전제로 대북정책도 추진하고 우리 정부가 북핵문제를 풀어나가는 기본입장을 견지해온 겁니다. 일단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서 한반도비핵화선언을 파괴한 것으로 봐야겠죠. 그리고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면 대량살상무기의 비확산체제가 위기에 처해졌다고 생각됩니다. 북한의 핵실험은 이란의 핵개발 동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이나 동북아의 핵도미노 이런 부분들은 현재 시점에서는 가능성이 낮고 당분간도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여전히 가능성으로 남아있고 그것이 동북아 질서의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쨌든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핵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지속된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함으로 인해서 6자회담이라는 틀의 막바지 국면에 도달해 있다고 봐야 됩니다. 여기서 다시 협상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그야말로 위기와 긴장의 국면으로 갈 것인가.. 기로에 서있다고 봐야겠죠.

박인규 : 북한 핵실험의 파장이 단순히 한반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미칠 것이고, 더 중요하게는 6자회담이 계속될 것이냐 무용지물이 될 것이냐 갈림길에 왔다는 말씀이신데.. 어제 북한이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발표까지 했는데 미국쪽의 발표를 보면 핵실험을 했다고 확인해 주기보다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하더라는 식으로 말하더라구요. 실제로 북한이 언제 어떻게 했고 실상이 어떻게 되는지 아직 밝혀지지가 않아서 그런 모양이죠? 왜 그런 겁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연철 : 일단 미국측의 소극적인 평가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그야말로 기술적인 판단이라고 할 수 있겠죠. 우리가 핵실험을 했다는 것은 북한의 발표가 있고 우리가 지진파로 잡은 게 있습니다. 어제 발표로 보면 진도 약 3.58에서 4.2 정도를 기록한 것이고 이것은 핵실험에 준하는 발파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실제로 이것이 성공했느냐라는 것은 면밀한 기술적인 검토작업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요 지금 보면 진도가 다른 핵실험에 비해서는 좀 약한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두 가지 가능성인데.. 하나는, 핵탄두가 작기 때문에 그만큼 강도가 낮을 가능성. 두 번째는 핵폭발이 예상대로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강도가 낮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찌 됐든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그게 낮은 강도이고 약간의 실패가 있다고 하더라도 핵실험을 통해서 북한의 핵기술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6자회담 국면에서 그 자체가 갖는 정치적 의미는 대단히 크다고 볼 수 있죠.

박인규 : 핵실험 시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번 미사일 시험발사 강행이 한국 시간으로는 7월 5일이지만 미국 시간으로는 7월 4일 독립기념일이었고, 이번에 10월 9일은 한글날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반기문 외무장관이 유엔사무총장 단일후보로 공식 추천되는 날인데 그걸 의식한 조치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김연철 : 시점을 결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볼 때 가장 중요한 건 북한의 국내정치적인 동기라고 생각되는데, 10월 9일은 10월 10일이 조선노동당창건기념일입니다. 그래서 자기들의 당창건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핵실험을 함으로 인해서 내부결속이나 김정일 정권의 안정성이랄까요.. 국내적인 통합의 기반을 높이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되고. 전반적으로 보면 9.19 공동성명 이후 1년 동안 흐름 속에서 북한의 선택도 충분히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북한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금융제재 해제를 요구해 왔고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얘기해 왔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었고 유엔안보리결의안이 채택됐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입장은 금융제재는 별개로 처리하겠다는 것이었고, 직접 협상보다는 6자회담 틀에서 다뤄나가겠다.. 이렇게 했을 때 북한 입장에서는 일단 핵보유를 한 상태에서 협상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사실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이후부터 핵실험도 할지 모른다는 예측이 일부 전문가들에게서 나왔고 미사일 발사 때도 유엔에서 나름대로 강력한 제재안도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막무가내 식으로 북한이 핵실험까지 강행했습니다. 그렇게 보면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가 별거 아닐 거라고 생각한 건지, 아니면 제재가 대단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핵무기를 꼭 가져야겠다는 결의가 있는 것 같아요. 왜 북한은 그토록 핵무기를 가지려고 하는지.. 그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김연철 : 우리가 국제정치에서 약소국의 도발적 행위를 분석할 때 그 동기를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공포, 두 번째는 명예, 세 번째는 이익. 물론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 되면 유엔안보리 결의도 있고 남북관계에서의 대북지원도 끊길 것이고 중국의 여러 가지 협력들도 제한될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국내정치적인 자긍심 같은 것을 통해서 내부결속을 다지겠다는 것이 크고, 역시 중요한 것은 공포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느끼는 공포심과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상황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북한 입장에서는 지난 1년 동안 금융제재를 통해서 정상적인 무역거래가 불가능할 정도고, 또 지금 미국 내에서 여러 가지 제재수단과 관련한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도 제재를 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는 일단 북한의 말 그대로 억지력을 확보하는 게 우선적인 관심사가 될 수 있겠죠. 단기적으로 잃을 게 많다고 충분히 예측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여러 가지, 이른바 북한의 대안, 적대정책을 막을 수 있는 억지력을 갖겠다. 이렇게 봐야겠죠.

박인규 : 북한이 말하는 억지력이라는 걸 믿어야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억지력이라는 게 사실은 일종의 방어를 위한 거죠. 그런데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나니까 한국의 안보가 굉장히 위험해졌다. 심지어 일부 국회의원들은 우리도 핵무기를 갖자는 얘기까지 하거든요. 북한의 핵실험이 한국의 안보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십니까?

김연철 :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과정들을 보면... 인도나 파키스탄과 비교해 봤을 때도 뚜렷한 특징들이 있습니다. 북한은 지금 핵실험을 예고하고,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하고 나서 발표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예고하고 경고하고 절차를 알려준 다음에 행동하고 있거든요. 그런 걸 봤을 때 아직까지 북한이 6자회담의 틀을 완전히 깼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반도의 비핵화가 깨진 상태임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화 하고 우리의 핵무장을 얘기했을 때는 과연 현재의 이 국면들을 어떻게 극복해낼 것인가. 어떻게 다시금 한반도를 비핵화 상태로 돌릴 것인가. 그런 것이 과연 효과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상당한 의미를 둘 수밖에 없죠. 그래서 일부에서 얘기했다시피 전술형 무기를 다시 도입한다든가, 나아가서 한국 스스로 핵무장을 하는 그런 부분들은, 그 자체로 북한핵문제를 풀기가 더욱더 어려워질 뿐 아니라 동북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대단히 높일 수 있는... 그렇게 된다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든가 한국의 외교적 입지에 굉장히 부정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죠.

박인규 : 모두에도 잠깐 말씀하셨지만, 일단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에 대해서는 모든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규탄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실험에 이르기까지는 미국도 책임이 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많이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그 중 하나가, 북한이 8번째 핵클럽 회원이 됐는데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는 공식적인 핵보유국이고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확산금지조약인 NPT가입국이 아니면서 핵을 가진 나라들이고, 북한은 NPT가입을 했다가 탈퇴를 하고 핵을 가졌다. 따라서 NPT자체가 무용지물이 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요.

김연철 : 사실 핵클럽에 가입했다는 것을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공식적으로 보면 유엔안보리 상임위 5개 국가들만 핵클럽 가입을 인정하는 거거든요. 인도나 파키스탄 같은 경우는 98년에 핵실험을 했고 이미 핵탄두를 수백 개 가졌지만 여전히 핵보유를 기정사실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이 제재 등을 통해서 핵포기를 설득하고 있죠. 그 이유는 그만큼 대량살상무기의 비확산체제라는 것이 세계적인 질서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의 핵실험 성공여부에 대해 굉장히 소극적으로 판단하는 것이고 앞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서도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화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찌됐든 북한의 핵을 포기하게 하는 그 자체가 한반도에서도 중요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체계적인 NPT체제를 유지하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거죠. 그렇지만 어찌됐든 북한의 핵실험 자체가 NPT체제에 중대한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지금부터는 앞으로의 대응방안에 대해서 말씀 나눠볼까 합니다. 어제 부시대통령도 유엔안보리가 좀 더 강력한 대응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습니다. 이미 미사일 발사 때도 한 번 제재결의안이 나왔구요. 유엔을 통한 제재가 어느 정도까지 갈 거라고 전망하십니까?

김연철 :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채택했던 유엔안보리 결의안 1695 자체가 사실 추가적인 행동이 있을 때는 그보다 훨씬 강력한 제재를 담을 거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엔안보리 차원에서 현재의 핵실험 국면에 대한 제재는 자연스레 논의가 되고 이전의 결의안보다는 훨씬 강력한 결의안이 나올 것 같은데요,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유엔헌장7장의 포함 여부입니다.

박인규 : 이른바 군사제재의 포함 여부..

김연철 : 그렇죠. 유엔헌장 7장이라는 게 두 개가 있거든요. 41조와 42조가 있는데 41조라는 것은 비군사적인 강제조치를 포함합니다. 통상적인 경제제재보다는 훨씬 포괄적이고 강력한 경제제재가 포함되는 거죠. 그리고 42조는 그야말로 무력사용의 허가를 포함합니다. 그래서 일단은 현재 시점에서는 유엔헌장 7장이 포함될 것인가, 포함되더라도 아마 42조를 곧바로 채택하지는 않을 겁니다. 41조의 내용 중에서

박인규 : 41조는 경제제재..

김연철 : 그렇죠. 경제제재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전면적인 무역봉쇄까지도 포함돼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어느 수준까지 제재의 내용들이 포함될 것인가가 중요하고. 지난 미사일 발사 때의 1695와 비교해 본다면 권고의 수준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유엔 차원에서 회원국들에게 요구하는 수준이었지만 아마 이번에는 구속력을 갖는 법적 성격을 띨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모든 회원국들이 따라야 되는..

김연철 : 그렇죠. 예를 들어서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이중용도제품의 수출이나 이런 것들은 아마 제한될 것 같구요. 그 이상의 어떤 정상적인 무역거래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만약 결정된 것을 위배하면 법적 책임을 져야 되는 거죠. 그래서 권고수준도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내용도 아마 자세히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하지만 지난 7월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유엔이 결의안도 채택하고 일종의 제재를 했지만 핵실험까지 갔습니다. 유엔의 결의안이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느냐.. 그런 회의론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연철 : 예. 사실 지금까지 북한의 행태는 여러 가지로 보여지지만 의외로 굉장히 규칙적입니다. 북한의 입장은 명확하거든요. 제재에는 도발로 가겠다는 거고, 협상에는 임하겠다. 대화와 협상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긍융제재를 하니까 6자회담을 거부했고 유엔안보리에서 제재를 추진하니까 핵실험을 한 거 아니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앞으로 여러 가지 차원에서 제재가 시행되겠지만 과연 그것이 북한이 핵포기를 할 수 있게 하는 효과적인 수단인가..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북한이 금지선을 넘었기 때문에 단호하게 국제사회의 입장을 보여주는 건 중요하지만, 여전히 현재 상황에서도 외교적인 방법으로 협상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훨씬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경제제재를 통해서는 핵포기를 시키기 어렵고 결국은 협상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거꾸로 군사제재를 가하면 어떻겠느냐 이런 생각도 있는 것 같아요. 약간 성급한 얘기긴 하지만 군사제재의 가능성과 그 효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연철 : 일단 우리가 군사적인 제재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냉전시대와 비교해 봤을 때.. 70년대나 60년대 같은 경우는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무력시위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같은 경운에는 일단 한국 경제를 보면 외부개방성이 굉장히 높아졌구요. 주식시장이라든가 금융시장에서의 개방도가 굉장히 높아진 상태기 때문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을 때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굉장히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냉전시대처럼 군사적인 옵션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죠. 중국도 마찬가지,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의 태도에 대해서 강력히 비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서는 아마 반대할 것으로 봅니다.

박인규 : 협상에 의한 해결이 최선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북한은 미국에 대고 협상을 하자고 하는데 미국이 안 하는 형국이란 말이죠. 이번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다고 해서 북미 양자협상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까?

김연철 : 사실 지난 1년 동안의 과정들을 보면 굉장히 아쉽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3월에 뉴욕접촉에서 금융제재에 대한 북미접촉이 있었을 때 당시 미국의 입장은 6자회담과 금융제재는 별개라는 것이었고. 이렇게 해서 소용이 없었고, 4월에 도쿄에서 비공식 6자회동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때도 사실은 악수조차 하지 않는.. 지금 미국의 입장에서는 직접협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부에서 부시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서 여러 가지 목소리들이 아마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지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라크 문제가 선거의 쟁점으로 부상됐고 북한의 핵실험이나 이란 핵문제 같은 경우는 전반적으로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핵문제를 관리하겠다는 부시행정부의 외교정책이 실패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의회에서도 대북정책조정관을 채택해야 된다는 법률이 통과됐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유엔을 통해 제재를 하겠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미국 내부에서 조차도 직접협상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인규 : 대북경제제재의 위력이나 효과에서는 중국의 동참 여부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의견들이 많은데, 대북제재와 관련해서 중국이 어떻게 나올 것 같습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연철 : 유엔안보리의 결정 수준에 따라서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중국도 현재 상황에서 경제제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아마 거부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볼 때 중국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협력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움직임들이 있어서 하긴 어려울 것 같구요. 또 다른 한편으로 중국은 경제제재에 참여하기 어려운 것이.. 만약 90년대 중반처럼 전반적인 경제제재를 통해서 북한체제에 위기가 왔을 때, 그것이 중국 외교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것이 동북아질서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때 중국의 국가이익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겠죠. 그러니까 경제제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북한 체제가 불안정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그것이 현재 중국이 처한 굉장히 딜레마적인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기자회견을 하면서 북한의 핵실험을 계기로 한국의 대북정책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라는 식의 말씀을 하셨어요. 예전에 미국 LA에 가서는 북한이 핵개발을 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약간 일관성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떻습니까? 차제에 한국의 대북정책이 결정적으로 바뀌어야 되는 건지.. 지금 이 순간의 한국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돼야 되는지요?

김연철 : 일단 미사일 발사 이후에 인도적 지원을 중단했구요, 또 앞으로 유엔안보리 결의안이 법적구속력을 띤 상태로 채택된다면 그것이 남북교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겁니다. 그렇지만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압박과 제재를 통해서 해결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을 때 역시 협상의 환경들을 누가 조성해야 될 것인가 이런 것인데.. 미국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데 있어서도 중국의 입장과 한국의 입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중 양국이 평화적 해결방침을 확고히 지키고 그런 과정에서 나름대로의 협상의 계기들을 포착해 내는 세심한 외교적 노력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단호한 대응과 강력한 말들이 국내 정치적으로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풀어나가려면 그런 것보다는 실질적인 외교적 해법을 마련하는 데에 좀 더 많은 투자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결국 우리의 목표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인데 그것이 과연 제재일변도로 될 것이냐. 물론 협상만 해서도 안 되겠죠. 협상과 제재를 적절히 섞는 게 중요하다. 그런 말씀으로 이해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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