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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이젠 복구보다 예방에 중점을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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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수해, 이젠 복구보다 예방에 중점을 둬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9/14] 건설교통부 '산사태 및 낙석 방지 연구단' 이승호 단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아침저녁으로 꽤 쌀쌀한, 완연한 가을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긴 소매 옷을 찾아 입으면서 무더웠던 지난 여름의 기억도 사라지고 있는데요 올해 여름은 무덥기도 했지만 태풍과 집중호우로 아픈 상처도 많았습니다. 지금도 수해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살아갈 걱정에 풍요로운 가을을 만끽할 여유 같은 건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강원도 수해지역에서는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수해원인 조사와 예방책 마련에 한창이라고 합니다. 여름철 다 지났는데 또 수해 얘기냐 하실지 모르지마 항상 수해가 나면 복구에만 급급하고 예방에는 신경쓰지 못해서 피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강원도 수해의 원인을 조사하고 예방책 마련하고 있는 상지대학교 건설공학부 이승호 교수를 초대해서 지난 수해의 원인과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 수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예방책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상지대학교 이승호 교수입니다.

이승호 교수는 1959년 강원도 동해 출신으로 83년 한양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88년 같은 대학에서 토목공학석사를, 93년에는 박사를 받았습니다. 한국 지반환경공학회 분과위원장, 대한토목학회 터널분과위원장을 지냈습니다. 96년 3월부터 상지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올해 초부터 건설교통부 낙석 및 산사태 방지 연구단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저희가 모신 건 상지대 교수보다는 건설교통부 낙석 및 산사태 방지연구단 단장 자격으로 오신 겁니다. 최근에 지난 여름 강원도 수해에 관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는데 지금까지의 조사활동보다는 훨씬 더 심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승호 : 지금 우리가 매년 수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수해에 따른 여러 가지 조사를 계속 진행해 왔는데요,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조금은 깊이가 적었지 않나. 그래서 이번에는 원인분석도 깊이있게, 영구적인 대책은 없겠지만 대책도 좀 더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차원에서 심도있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제까지는 사실 복구만 하다 보니까 자꾸 수해가 나고.. 그래서 도대체 근본원인이 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연구단이 생긴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 과학자들도 같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이승호 : 한, 중, 일 3개국이 태풍피해를 동시에 보고 있습니다. 며칠씩 차이는 있겠지만, 그러면 3개국 학자들이, 또는 연구기관이나 관리공무원들.. 이렇게 관련자들이 모여서 심도있게 구성해서 조사해 보자고 기획을 했었는데, 이번에 중국은 사정상 불참하고 한국과 일본의 관련된 연구원들이 모여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지금까지 강원도 수해현장을 네 번 조사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조사를 어떻게 진행하셨는지 말씀해 주시죠.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이승호 : 지금 우리 시스템에 대해 애기하진 좀 그렇습니다만, 구조물별로 우리나라는 부서별 관리시스템이 다릅니다. 예를 들면 지자체는 행정자치부, 국도는 건설교통부, 고속도로는 한국도로공사에서 관리를 하게 돼있습니다. 그래서 수해피해가 났다고 하면 건설교통부와 행자부, 도로공사의 조사팀이 다 다르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하천에 교량이 유실됐다면 하천관리주체가 어디냐. 인제군에서 관리한다면 이 관리주체는 행정자치부가 되니까 이건 행정자치부에서 나가서 조사하게 되고. 또 국도변의 교량이 유실됐다면 이건 건설교통부에서 나가니까, 같은 구조물인데 조사하는 팀들이 다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까, 물론 비슷한 조사하는 팀들이 구성돼서 나가지만 결과는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의 교량, 지자체가 관리하는 교량, 건설교통부에서 관리하는 교량들에 대한 대책들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또 원인도 조금씩은 다를 수 있고. 처음 기획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그렇다면 집중호우로 같이 피해가 났는데 교량이라고 해서 관리주체에 따라 답이 다르면 곤란하지 않겠냐.. 그래서 이번에 관련 공무원들, 또 관련 연구원들, 관련된 교수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좌담회도 한 번 가졌습니다.

박인규 : 한 마디로 종합적인 조사를 해보자. 지금까지 조사 결과 강원도 수해피해가 그렇게 큰 원인은 뭐였는지 나온 게 있습니까?

이승호 : 일단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는데 첫 번째가 강원도 지형의 문제입니다. 강원도는 지형 자체가 만든 지 오래된 노년기 지형입니다. 그러다 보니 쉽게 말해서, 전문적인 용어로는 '전단강도'가 적다고 합니다. 전단강도는 흙이 갖고 있는 힘을 말하는데 강원도는 그 힘이 아주 작은 흙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강원도 하면 설악산 등이 연상돼서 굉장히 힘있는 바위산으로 연상하시는데 그 바위산 바로 밑에는 상당히 약한 흙들이 쌓여 있습니다. 그걸 전문용어로 붕적층이라고 하는데, 바위산에서 풍화돼서 오랜 세월동안 흙으로 변해서 떨어진 것들이 쌓여있는 걸 붕적층이라고 합니다. 그런 층들은 상당히 힘이 약하게 겨우 붙어있거든요. 그런 것들이 집중호우 때 상당히 빠른 속도로 쓸려 내려갑니다. 두 번째 원인은 기후입니다. 이번에 전체 강우량을 보면 예전 강우량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이번에는 피해가 컸느냐 하는 걸 봐줄 필요가 있는데요, 이번에는 조금 안좋은 조건들이 겹쳤습니다. 왜냐며 우리가 7월 15일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시우량이 있었습니다. 대략 120~180mm. 전체 지역에 12~18cm의 비가 내렸다는 겁니다.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그런 양이 한 시간 동안 내렸는데 그 바로 전에, 대략 2주 정도 장마가 있었습니다. 장마가 오게 되면, 비의 양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조금씩 계속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장맛비들이, 산지에 땅속으로 빗물들이 침투하게 됩니다. 그러면 산지의 흙 속에는 물이 가득 차니까 그 자체만으로도 위험소지가 많거든요. 그래서 상당히 위험한 상태에 놓여있는 안좋은 상황에서 공교롭게 집중호우가 바로 내린 겁니다. 그러니까 겨우 버티고 있던 강원지역의 산 부분들이 사태로 이어져서 집중적으로 내려오니까. 또 지형과 기후로 인해서, 지형이 상당히 가파르다 보니까 한 번 무너져 내려오는 속도가 평평한 지역보다는 굉장히 빠르게 됩니다. 굉장히 큰 에너지로 내려오니까 가옥이 침수하고 교량을 유실시키는 건 순식간의 일이죠.

박인규 : 이번 현장조사에 일본 조사팀이 함께한 걸로 아는데 어떤 연구를 위해서 나오셨습니까?

이승호 : 두 분이 오셨습니다. 원래는 저희가 세 분을 초청했는데 하나는 우리로 치면 건설교통부입니다. 국토교통성이라고 있는데 그곳에 토목연구소가 있습니다. 거기서 구리하라 준이치라는 수석연구원이 오시고. 그리고 산사태 기술연구소 재단법인에서 하시노키라는 분이 오셔서... 그 분들이 일본에서 99년에 30명 이상이 산사태로 사망한 지역에서 조사했습니다. 그래서 그 분들을 모시고 일본과 한국의 산사태 유형이 다른지 유사한지, 너희는 이런 산사태에 어떤 대비책을 갖고 있느냐. 그런 것에 대한 토론 때문에 모셨습니다.

박인규 : 일본 전문가들과 토론해 보시니까 일본측의 산사태에 대한 대비책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있던가요?

이승호 : 아무래도 거기는 우리보다 조금 앞서가고 있습니다. 기동성은 한국이 월등히 앞섭니다. 응급조치 같은 건 엄청나게 빠릅니다. 이번에 제가 일본에 갔을 때 보니까 일본의 산사태 지역은 아직 복구가 안 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사태가 날 때 일본도 같이 났는데.. 그 지역은 아직입니다. 왜냐면 그네들은 한 번 문제가 발생했던 지역은 가급적 더 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끔 충분한 조사를 해서 대책을 강구합니다. 그래서 제가 일본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우리는 예를 들면 한 번 붕괴됐던 지역에 또다시 비가 와서 또 붕괴가 되면 주민들이 아마 가만있지 않겠나.. 빨리 복구하라고 할 텐데, 일본은 주민들이 이미 지진같은 피해를 많이 겪어서 그런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관용적입니다. 그래서 응급, 긴급복구보다는 원인파악을 해서 더 이상 발생이 안 되는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주민들이 부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와는 그런 점이 차이가 있는 것 같고. 또 아까 얘기하신 일본에서의 원인분석 같은 것들은 지금 여러 가지 조사방법이 있는데 일본은 첨단으로 조사를 합니다. 일본은 위성을 빌려서 위성사진으로, 위성영상자료를 이용해서 산사태지역을 사전에 파악하고. 그리고 대책공법도 우리보다 조금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런 두 가지는 우리가 조금 배워야 될 측면이고.

박인규 : 문제는 우리인데, 앞으로 수해를 좀 제대로 막아야 되겠는데.. 이번에 각 관계자들이 모여서 대책을 논의하면서 사방댐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들었습니다.

이승호 : 이번에 제가 수해지역을 쭉 돌고 여러 가지 애기도 나누면서 해본 내용을 종합해 보면 대부분 의견이 사방댐으로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지금 인제에 사방댐을 설치한 지역이 있습니다. 그 지역은 이번에 피해가 없었습니다 .사방댐을 설치하려고 하다가 환경단체의 반대나 예산부족으로 설치를 못한 곳은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 예를 비추어서 일선 공무원들, 특히 주민들.. 그런 분들은 사방댐에 대한 얘기를 굉장히 많이 합니다.

박인규 : 사방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이승호 : 댐이라면 물을 막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사방댐은 산에서 내려오는 흙과 돌을 중간에서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물을 가두는 게 아니고. 위에서 내려오는 흙과 돌이 인근 가옥까지 오지 않게 중간에 댐을 만들어서 걸러지게 하는 겁니다. 사방댐도 종류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사방댐도 강을 막거나 하는 건 아닙니까?

이승호 : 유속을 줄일 수 있는... 물을 막는 건 사방댐이라고 한 하고 일반 댐인데.. 상류에서 물을 막는 건 어려운 점이 있고, 오히려 물로 인해서 여러 가지 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물은 흘려보내고 유속을 줄이고 거기 섞인 흙과 돌들을 중간에 거르는 게 사방댐의 역할입니다.

박인규 :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사방댐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이승호 : 그렇죠. 일본은 지금 사방댐이 대략 6만 개 정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제가 알리로 대략 300 개 정도.

박인규 : 우리가 그렇게 수가 적은 건, 주로 댐이라고 하면 환경단체에서 환경친화적이 아니라고 반대하는 것 같은데, 그런 영향이 좀 있는 겁니까?

이승호 : 그런 것이 조금은 있었습니다. 주된 이유라고 하기는 좀 그런데, 실제적으로 사방댐을 설치하다 보면 인근 산림도 좀 훼손해야 되고, 계곡류에 사는 생물의 이동통로가 차단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환경 하시는 분들은 거기에 대한 걱정이 좀 있으시죠. 저희도 사방댐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데 친환경적인 사방댐은 뭐냐. 그래서 이번에 일본에 가서 제가 집중적으로 물어본 것이 너희는 사방댐을 어떻게 하냐. 사실 계곡에는 상당한 생물들이 많이 살고 있고 어류도 살고, 사방댐을 하다 보면 산림도 훼손하게 되는데.. 그런 것들을 어떤 식으로 하냐고 했는데, 거기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환경론자들과 상당히.. 조금은 갈등이 있습니다.

박인규 : 앞으로 사방댐을 만들려면 환경단체들과의 대화도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승호 : 아무래도 그럴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일본의 전문가들과 같이 하면서 우리가 얻은 결론은 사방댐을 많이 지어서 피해를 막아야겠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얻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밖에도 일본의 사례에서 우리가 배울 바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산사태 같은 경우도 예보를 한다고 들었는데요..

이승호 : 일본에는 일기예보 시간에.. 그건 일본이 상당히 잘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일기예보 시간에 일기에 대해서만 예보를 합니다. 그런데 그네들은 여러 가지 시스템을 갖췄는데, 그 중 하나가 '해저드맵'이라는 게 있습니다. 위험지도를 제작해서 비가 어느 정도 올 때는 어떤 지역이 위험해진다는 걸 사전에 예상해서 예상치를 방송 등 매체를 통해서 기상정보와 함께 산사태 정보를 같이 제공합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그네들이 하고 있는 것은 우리도 행자부에서 홍수지역에는 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홍수경보.. 그런 식으로 산사태가 예상되는 지역에 기상이.. 특별히 예상보다 많은 비가 올 경우에는 문자서비스로 인근 해당지역의 주민들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이 돼 있습니다.

박인규 : 산사태 예보라는 건, 산사태 확률을 말해주는 겁니까? 아니면 경보, 주의보...

이승호 : 경보, 주의보... 비가 여기에는 얼마나 온다. 어떤 지역에, 동경에 오늘 어느 정도 비가 예상된다. 그러면 동경의 어느 어느 지역.. 산 밑이라든지 그런 지역은 비에 의해서 산사태가 예상되니 주의해라. 주의보 등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니터를 한 번 해보시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런 위험지도나 산사태예보를 하려면 관련된 정보가 축적돼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승호 :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거의 없습니다. 산림청에 산불에 대한 해저드맵이 있습니다. 산림청은 산불에 대한 걱정이 상당히 큽니다 항상. 그래서 그 일환으로 해저드맵을 만들어서 지금 갖고 있습니다. 사실상 그건 실제로 우리가 예측하고 알찬 정보를 얻기에 좀 부족한 것 같고. 그래서 우리 연구단에서 강원도 지역 중심으로 해저드맵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상당히 시간이 걸리겠죠?

이승호 : 대략 5년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까도 말씀이 나왔지만 우리는 자연재해가 나면 일단 복구부터 하고 제대로 원인을 파악 못해서 또 문제가 반복되는데, 낙석 및 산사태 방지 연구단을 만든 건 이런 원인을 깊이있게 파악해 보자는 취지인가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이승호 : 그렇죠. 처음 시작하게 된 건 우리가 자연재해로 발생되는 손실액이 상당합니다. 행자부의 통계자료를 보며 자연재해에 의한 손실이 매년 8조원 정도입니다. 어마어마한 손실인데, 인명피해는 포함시키지 않고 오로지 재산피해만 8조원 정도 됩니다. 그래서 그것들을 좀 줄여보고 특히 인명피해를 사전에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연구단을 발족해서, 물론 건설교통부에서 연구단을 발족했지만 대상은 전국 산지나 인근 가옥이나 모든 지역을 포함합니다. 또 도로 주변이라든지.. 그래서 이 연구단의 결과 중에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지금 우리가 자동차 주행할 때 내비게이션을 많이 이용합니다. 우리가 그 결과를 내비게이션에 접목시켜서 내가 앞으로 진행하는 지점이 어느 곳인데 그 10km 앞 지점에는 비가 어느 정도 온다. 그 지역에는 어떤 어떤 경사진 사면들이 존재한다. 그 사면이 예를 들어 사태가 일어날 확률이 어느 정도고 어떤 우회도로를 이용해서 돌아가는 게 좋겠다. 만약 사태가 났을 경우에는 그 사면정보를 제공해서 우회시킨다든지, 그런 것도 우리 연구결과의 하나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그게 결과가 되면 주행하는 분들에게 상당히 도움이 되고 인명피해도 상당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박인규 : 그런 산사태 예보나 내비게이션에 위험정보를 입력하려면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아주 방대한 작업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연구단은 작업계획이 어떻게 돼 있습니까?

이승호 : 지금 저희가 1차 년도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5차 년도로 2009년까지 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1차 년도에는 외국 사례나 국내 여러 가지 기상정보 등 자료를 수집하고, 2차 년도인 내년부터는 그 자료를 토대로 방향설정을 해서 진행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예보와 경보를 할 수 있는 해저드맵.. 좀 더 나가서 리스크맵이 아직까지는 미비합니다. 예·경보를 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없기 때문에 뭘 어떻게 보고 해야 될지 모르는 지경입니다. 그래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연구단의 첫 번째 과업이 되겠습니다.

박인규 : 상당히 큰 작업의 시작을 이제 하시는 거군요. 한 가지, 이번 강원도 피해와 관련해서 이런 지적도 있었습니다. 미리 위험지도 같은 게 있었다면 위험지역에 있는 주민들을 대피하라고 했으면 상당히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실제로 현장조사를 해보시니까 어떻던가요?

이승호 : 사전에 예보를 지자체 분들이 아마 살고 있는 분들한테 다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현장을 탐문해 보면 사실상 그 예보를 듣고도 대피하는 분들이 많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박인규 : 경보를 안 한게 문제가 아니라, 했는데도 대피를 하지 않았다..

이승호 : 조금 우스개 소립니다만, 기상정보에 대한 신뢰가 적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이 안 피했고, 그래서 이번에 평창이나 인제 지자체에 있는 분들이 사전에 감지를 해서 얘기를 하고 방송도 했는데 조금 주민들이 대피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도 있고. 물론 대피한 분들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좀 홍보를 더 해서 신뢰를 갖고 대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구요. 두 번째는 조금은 산사태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관리하는 분들이 좀 더 갖고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장에 가보면 일선 공무원들이 산사태 전문가가 있는 게 아니라 봄철에는 산불에 대해서 해야 되고.. 하여간 업무량이 많습니다. 그래서 산사태에 대한 교육을 좀 더 시켜서 실제로 자기 담당구역을 한 바퀴 순찰했을 때 이런 징후가 있으면 대피를 꼭 시켜야겠다. 그런 징후나 예비지식들을 좀 알려주면 도움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박인규 : 각 지자체별로 재난전문가들을 두는 게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자연재해가 나면 사후 땜질처방으로 일관했는데 어쨌든 5년 이상을 바라보는, 긴 원인분석과 대책마련을 하는 연구단체가 생겨서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자연재해와 그로 인한 인명피해를 막는 데 많은 기여를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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