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파도 "한나라 집권하려면 '우파연대' 불가피"

임태희-권영세 "인위적 결합은 야합에 불과"

내달 11일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범우파 연합'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재오 원내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 민주당, 국민중신당과 신보수(뉴라이트)를 아우르는 범우파연합 결성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두고 소장파 그룹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호남 내 시장주의자들과 우리 권력 나눠야"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23일 소장.중도.개혁 그룹들이 함께 결성한 '미래모임' 회원 중 전당대회 출마 희망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원탁대토론회'에서 "집권을 위해 외연 확대를 위한 연대 전략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연대의 방향을 두고도 "지역적으로는 우리가 취약했던 호남, 충청 쪽으로 열려 있어야 하고 시민사회 가운데 중도 영역에 있는 세력과도 연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해, 이 대표가 주장한 '범우파 연합'의 필요성에 동의를 표했다.
  
  남경필 의원도 "적극적으로 우리가 가진 것을 포기하며 연대에 노력하지 않으면 집권이 어려울 수도 있고, 집권하더라도 안정적 국정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며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에 충실하자는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공동체를 위해 연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특히 한나라당의 세가 취약한 호남 지역을 지목하며 "호남 내의 시장주의자와 우파들과 결합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권력을 나눌 생각도 해야 한다"며 "내용을 갖추고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들과의 큰 틀의 연합을 이뤄야 한다는 측면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연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공성진 의원 역시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민주화운동을 하던 YS는 군부와 손을 잡았고 DJ 역시 JP와 연합을 했으며 노동운동을 하던 노무현은 재벌의 아들 정몽준과 단일화 했다"며 "내년 대선에서도 한나라당 단일 대오만으로는 집권이 힘들다"고 주장했다.
  
  공 의원은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는 "이명박과 고건이 화합한다면 동서 양 진영이 화합하고 지역 갈등이 한 번에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방향에 동의하는 세력이 자연스레 모여야"
  
  이에, 권영세 의원은 "우파로 분류될 수 있는 집단이 정치공학적으로 결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반기를 들었다.
  
  권 의원은 "우파의 가치를 한나라당이 제대로 실현하고 있는지, 정책을 통해 우파의 내용을 제대로 구현하는지에 대한 평가를 통해 한나라당이 나라를 맡아도 될 만한 정당으로 보인다면 굳이 정치적인 결합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정파가 스스로 한나라당 우산 아래로 들어올 것"이라며 인위적인 연합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태희 의원도 "지금 상황에서 '누구와의 연대'를 선언할 경우 이는 특정인과의 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특정 정당이나 특정 대선주자를 지목해 연대를 하겠다는 다른 의원들의 주장을 비판했다.
  
  임 의원은 "한나라당이 하고자 하는 바, 그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그에 동의하는 사람들에게 문호를 계방하는 식으로 나아가야지 누구와의 손을 잡는 것으로 연대하려는 접근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미래모임' 내에서도 범우파연합에 대한 찬반이 확연하게 갈리는 만큼, 모임내 당권 도전자들이 시간 제약을 두지 않는 '끝장토론'을 개최키로 한 26일에는 이를 둘러싼 논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