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카우보이들의 오랜 세월에 걸친 애절한 사랑을 그린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이 예상대로 1월 1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베버리 힐즈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 63회 골든글로브상에서 4개 부문을 휩쓸며 돌풍을 일으켰다.
총 7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던 이 작품은 영화부분 최고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시나리오상, 주제가상('A Love That Will Never Grow Old')을 받았다. 골든 글로브상이 아카데미상의 전초전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브로크백 마운틴〉은 오는 3월 5일 열리는 아카데미상에서 좋은 수상 성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남우주연상 부문에 후보로 올랐던 히스 레저는 〈카포트〉에서 열연한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에게 트로피를 양보해야 했다. 〈카포트〉에서 미국 현대 소설가 트루먼 카포트의 내면을 탁월하게 표현해 낸 호프만은 뉴욕 타임스로부터 "이 세상에 존재하는 영화상이란 상은 전부 던져주고 싶은 명연기"란 극찬을 받는 등 진작부터 골든 글로브는 물론 아카데미상 등 각종 영화상들을 석권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여우주연상은 〈트랜서메리카〉에 출연한 펠리시티 허프만이 차지해 〈게이샤의 추억〉으로 노미네이트 됐던 중국배우 장쯔이의 수상은 좌절됐다. 남녀 조연상은 중동 석유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추악한 이면을 파헤친 정치 스릴러 〈시리아나〉에서 열연한 조지 클루니와 〈콘스탄트 가드너〉의 레이첼 와이즈에게 돌아갔다. 뮤지컬, 코미디 영화 부문의 남녀 주연상은 조니 캐시의 전기영화 〈앙코르〉에서 공연한 호아킨 피닉스와 리즈 위더스푼이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한편 외국어영화상은 평범한 팔레스타인 청년 두 사람이 자살특공대원이 돼 테러작전에 침투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 화제를 모은 팔레스타인영화 〈파라다이스, 나우〉가 차지했다. 장동건 주연, 첸 카이거 감독의 〈무극〉도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롭 마셜 감독의 〈게이샤의 추억〉은 오리지널 음악상(존 윌리엄스)을 받았다.
TV부문에서는 김윤진과 대니엘 김 등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ABC방송의 〈로스트〉가 드라마 시리즈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김윤진은 비록 개인적으로 후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미국 최고 부수를 자랑하는 USA 투데이가 골든글로브 시상일인 1월 16일자에 1면 전체에 걸쳐 그의 활동과 시상식 전날 준비모습 등을 상세히 소개해 미국 내에서 지난 1년 동안 스타급으로 급성장했음을 입증하기도 했다. 드라마 여우조연상은 ABC방송의 〈최고사령관〉에서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역을 맡은 지나 데이비스가 차지했다.
TV뮤지컬 및 코미디 시리즈부문 최고작품상은 ABC방송의 〈위기의 주부들〉이 차지했으며, 한국계 캐나다 배우 산드라 오는 〈그레이 아나토미〉로 여우조연상, 원로배우 폴 뉴먼은 〈제국의 침몰〉로 남우조연상을 각각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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