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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후보의 상대는 나경원이 아니다

[김상수 칼럼] 서울시장 조건5: 한미FTA 반대론 집결시켜야

박원순 상대는 누구인가

17일 저녁 박원순 후보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노동희망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겨냥해 "나 후보는 이명박, 오세훈의 아바타로 정책이 똑같다"며 "오 시장의 캠프에서 정무직으로 일했던 사람이 몽땅 나 후보 쪽에 가 있는데 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서울시가 달라질 리 있겠느냐"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더 정확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나경원, 오세훈, 이명박이 대표하는 기득권 세력들의 정체에 대해서 문제를 보다 더 들이댔어야 했었다. 당장 오늘 닥친 문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률 국회비준동의안 처리여부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달 안 처리 방침을 밝혔다. 어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의 여야 대표 및 5부 요인 초청 오찬간담회장에서 한미FTA 처리 4대불가론을 제시했다.

손 대표는 "현 정부의 추가 협상 과정에서 이익 균형을 잃어버렸고, FTA로 손해를 보는 당사자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준비가 충분치 않으며, 재벌기업과 일부 수출 산업에겐 도움이 되지만, 서민·중산층에겐 어려움이 되어 민생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으며, 미국과 달리 FTA가 모든 국내법에 우선하는, 심지어 경우에 따라 헌법에도 우선하는 주권 침해 여지가 있다"는 논리를 폈다. 적절한 지적이지만 소극적인 인상이다.

서울시장직, 한미FTA 불평등 조약의 문제와 긴밀하게 연관된 자리

한국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70% 이상을 상회한지 오래다. 여기에 한미FTA를 체결하면 대외의존도는 더 심화되고 한국경제는 대외적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불안정성은 더 높아진다. 우리와 달리 내수시장이 70-80%에 이르는 일본과는 사정이 다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FTA가 체결되면 이명박 주장대로 대미수출이 증가한다 하더라도 그건 재벌기업 중심으로 해당하지, 결코 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오히려 한미FTA 체결은 서울시민들이 대개인 서비스업이나 중소기업 중심의 제조업, 그리고 서울시민들의 생존에 직접적으로 연계된 산업인 내수위주의 농어업이 큰 피해를 받게 되며, 고용감소, 내수침체, 경기악화라는 악순환의 연쇄 고리는 강화될 것이 불문가지다. 결국 한미FTA와 같은 급격한 FTA 추진보다는 내수 생산과 소비를 늘리는 것이 서울 시민의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며 한국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앞으로 서울시민의 바람직한 경제는 대외의존도를 줄이고 실질고용의 상당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 중심의 정책을 펴는 것이 올바른 정책이다.

지난 IMF 경제위기에서 당시 정부는 무리한 기업구조조정, 무역자유화, 자본자유화, 해고가 쉬운 노동시장유연화 등을 너무나 급격하게 추진하였고, 더하여 금융의 외국자본 매각, 금융기관 민영화와 자유화, M&A시장 자유화, 주주자본주의 강화, 외국인 단기자본시장 포함, 모든 자본시장 및 부동산 시장 또한 개방, 외환자유화 추진 등에서 당시 정부는 발생할 수 있는 폐해에 대한 사전대책은 제대로 수립하지도 않았다. 준비와 대책 없이 개방을 먼저 한 것이 오늘 우리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운 현실 아닌가.

▲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한·미 FTA 국회비준 저지 전국 농어민 결의대회'에 참가한 한 시위자. ⓒ프레시안(최형락)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군사독재자의 후예들이 바로 박원순 상대

한미 FTA는 기득권층 한나라당과 이명박, 재벌 등이 주장하는 우리경제의 생존 전략임과 동시에 개방과 경쟁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 최고와 당당히 겨루어 일류 국가로 도약하자는 식의 주장과는 무관하며, 그런 주장이 박약한 논거에 기초해 있음은 멕시코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이미 폐단은 밝혀져 있다.

옥수수가 지천이었던 멕시코가 미국 농업회사에 웃돈을 더 주고 기본식인 옥수수를 도로 사먹어야 하는 현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더구나 한미FTA 비준동의안은 양국 간 교역 장벽 해소문제가 아닌, 우리사회 법과 제도를 광범위하게 바꾸는 법안이다. 국회가 비준동의 절차를 마치려면 무려 1259쪽에 이르는 협정문에다 관련 법률 14가지를 심의해야 한다. 헌법적 가치와 사법주권까지 흔드는 조항이 당연히 따른다. 이런 중차대한 법안을 국회의원들 몇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나? 지금 그대로 처리한다면 바로 주권 포기다.

이 주권포기를 지금 누가 강요하고 있는가? 이명박, 한나라당, 재벌, 바로 기득권 층 아닌가? 똑바로 보고 말하자, 박원순 후보의 차원은 나경원이 아니다. 상대후보이긴 하지만 이명박 오세훈의 아바타이자 주권포기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군사독재자의 후예들, 그들이 바로 박원순의 상대다. 따라서 민주주의 견인과 이명박 실정에 대한 심판이 이번 선거의 핵이자 주제이니 박원순 후보는 한미FTA 반대 여론을 집결시켜는 데 앞장서야 한다.

(☞ 바로가기 : www.kimsangs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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