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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무시" 현대차의 비극, 비정규직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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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무시" 현대차의 비극, 비정규직 자살

아산 비정규직지회 박정식 사무장, 자택서 목매 숨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아산 비정규직지회 박정식(35) 사무장이 15일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금속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충남 아산시 인주면 한 아파트 현관에서 박 사무장이 목을 매 숨진 것을 지회 집행부 두 명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아산 비정규직지회 집행부는 14일 간부회의가 끝나고 헤어진 뒤 박 사무장이 이튿날 오전에 열릴 지회 상시집행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점을 이상히 여겨 고인의 집까지 찾아갔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고인의 노트에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같은 꿈과 희망을 좇았던 분들에게 전 그 꿈과 희망마저 버리고 가는 비겁한 겁쟁이로 불려도 좋습니다. 하지만 저로 인해 그 꿈과 희망을 찾는 끈을 놓지 마시고 꼭 이루시길"이라고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는 고인이 "그동안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2004년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 하청 업체인 한성기업에 입사해 엔진 조립 공정에서 일했다. 그러다 2010년 7월 '현대차 사내 하청 노동자는 정규직'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지회에 가입해 노조 활동을 했다.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는 "(고인이) 대법원 판결 이후 지금까지 헌신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며 "지난해부터 지회 사무장직을 맡아 온갖 궂은일을 도맡았으며, 최근까지 현대차 양재동 사옥 앞에서 75일간 노숙 농성을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충남지부는 "정몽구 회장은 사내 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검찰과 정권이 정 회장에 대한 그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충남지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투쟁이냐, 노예처럼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박 사무장은 노동자로서 당당하게 투쟁을 선택했다"며 "고인의 죽음은 현대차 정몽구 회장에 의한 명백한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고인의 시신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온양장례식장에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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