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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불륜, 사생활 침해는 문제 될 것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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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불륜, 사생활 침해는 문제 될 것 없나?

<뉴욕타임스> "불륜 스캔들, 사생활 침해 논란 불러"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의 불륜 스캔들의 여파가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으로까지 번지면서 미국 정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가 국가 수사기관의 온라인 수사가 개인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침범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신문은 "인터넷, 특히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SNS 게시글이나 사진 속에 대중의 일상과 사생활은 불가분으로 얽혀있다"며 "사적이고 개인적인 메시지들이 컴퓨터 서버에 수년간 저장되고, 이 정보들은 관련이 없는 문제를 수사하는 조사관들에 의해 발견될 수 있다"고 전했다. '우연한 발견'이 예상치 못한 파장을 불러온 것이 이번 스캔들이라는 주장이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과 앨런 사령관을 강타한 스캔들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사건에 중심에 선 여성들의 이메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시작은 질 켈리라는 미국의 사교계 인사가 자신에게 날아온 익명의 협박 이메일을 친분이 있던 FBI 요원에게 전달하면서부터다(이 요원 역시 켈리에게 상의를 입지 않은 자신의 사진을 전송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사에서 제외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협박 메일을 분석한 FBI는 발신자가 퍼트레이어스의 전기 작가인 파울라 브로드웰이라는 것을 알아냈지만 사이버스토킹과 같은 범죄 혐의를 적용할 정도는 아니라고 잠정 결론 내렸다.

하지만 한 번 들춘 이메일 계정이 불러온 의도치 않은 파장은 엄청났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FBI는 브로드웰의 이메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퍼트레이어스과의 불륜 관계를 드러내는 메일을 찾아냈다. 마찬가지로 켈리의 이메일을 분석하면서 조사관들은 앨런과 주고받은 '부적절한' 메일 역시 발견했다. 퍼트레이어스와 켈리 사이에서 또 다른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고 의심한 브로드웰이 보낸 협박 이메일이 결국 정보기관 수장과 미군 사령관의 비참한 결말을 부른 것이다.

▲ 불륜 스캔들에 휘말린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 ⓒAP=연합뉴스

신문은 "사적이고, 핵심과 거리가 멀었던 두 여성 사이에서의 갈등으로 시작된 사건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켰다"며 "CIA는 시리아와 이란, 리비아 등에서 긴박한 첩보활동을 벌여야할 시기에 갑자기 수장을 잃게 됐고,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정권 탈취를 막기 위한 활동을 이끄는 사령관은 켈리와 주고받은 이메일이 국방부의 감사를 받게 되면서 적어도 신경을 다른 곳에 쓰게 되는 처지가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으로 이번 사건은 개인의 이메일에 대한 무한대에 가까운 감시 능력을 가진 수사기관의 위험성을 드러내는 사례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앤서니 로메로는 신문에 "앨런과 퍼트레이어스의 개인적 행동에 대한 조사가 아니라, 그들의 사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는 FBI의 감시 능력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라며 "사생활과 공적인 사안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음을 드러내는 전형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최근 수년 동안 국가 안보당국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외국 정보기관의) 사이버상의 '진주만 공격'에 대한 경고가 나오면서 정책 입안자들이 정보당국에 사이버 해킹에 대해 정교한 감시 업무를 맡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인 사생활의 자유를 지적하는 이들은 9.11 테러 이후 방대한 감시능력을 갖추고 테러리스트 감시라는 명분으로 영장 없는 도청까지 서슴지 않았던 국가안보국(NSA)이 아니라 보다 투명한 조사를 할 수 있는 국토안보부가 사이버수사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문은 "대학을 갓 졸업한 이들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취업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부부는 상대방의 외도를 이메일과 컴퓨터를 통해 알아챌 수 있으며, 교사들은 충동적으로 올린 트위터 글 때문에 해고되기도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사건은 수사당국이 온라인을 통해 사적 영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무관한) 다른 사안을 발견해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하지만 퍼트레이어스가 비밀 혼외정사를 벌였다는 사실이 러시아나 중국과 같은 경쟁국에 의해 발각됐을 가능성도 있으며, 이는 정보기관 수장으로써 심각한 우려사항이 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아직까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앨런 사령관 역시 간통을 금지한 군법을 위반했을 수 있으며 공직자는 사생활에 보다 엄격해야 한다는 게 상식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 특유의 금욕주의적 문화로 인해 임무수행과 큰 관련이 없는 성적 문제에 과민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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