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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북 식량지원 중단키로…'인도적 지원' 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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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북 식량지원 중단키로…'인도적 지원' 헛말'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던 미국…북한은 예외?

미국이 북한의 위성 발사 계획에 대응해 지난달 베이징(北京)에서 북한과 합의했던 영양 지원(식량 지원) 계획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가 북미 '2.29 합의'에 반해 영양 지원을 중단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미국은 인도적 지원을 정치와 연계하지 않는다는 보편적인 원칙을 공개리에 훼손하게 됐다.

피터 라보이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대행은 28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은 그들이 국가 간에 맺은 약속을 지킬 열의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에 우리는 영양 지원 (준비)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워드 매키언 군사위원장이 '국방부가 영양 지원을 중단했느냐'고 묻자 라보이 차관보 대행은 "그렇다"고 확인했다. 그는 "대북 영양 지원은 다른 어떤 사안에도 연계되지 않는다는 게 우리 의도"라면서 "그러나 북한이 약속을 어겼고 결국 그들을 믿을 수 없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인도적 지원은 정치와 무관하다'는 원칙을 깨뜨렸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답변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미 백악관의 벤 로즈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북한이 이런(장거리 로켓 발사) 종류의 도발적인 행동을 할 때는 어떤 지원이나 원조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북한에 한해서는 정치와 인도적 지원의 연계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인도적 지원의 기본 원칙을 훼손했고, 경우에 따라 고무줄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말 대신 '모든 원조는 정치적이다'(All aid is political)는 불편한 진실을 미국이 실천한 셈이다.

라보이 차관보 대행은 또 "'2.29 합의'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금지하는 내용이 있었다"며 "당시 우리는 인공위성 발사도 미사일 기술이 사용되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로 간주하겠다고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북한이 합의를 위반했다'는 말 대신 '위성 발사도 미사일 발사로 간주하겠다'고 한 것은, 실제 2.29 합의에 '미사일 발사 금지'만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7일 "우리(북)는 조미(북미) 고위급회담들에서 평화적 위성 발사가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임시 중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시종일관 주장했다"며 "그 결과 2.29 조미 합의에는 '위성 발사를 포함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가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임시 중지'로 명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의 보도 내용을 종합할 때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말은 사실과 부합한다. 미국이 '북한이 합의를 위반했다'는 말 대신 '약속을 어겼다' '간주한다' 등으로 표현하는 것은 '위성 발사 중단'에 대한 합의는 없었고, 다만 미국이 북한에 일방적으로 경고한 내용일 뿐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5월 '광명성 2호'의 발사 모습. ⓒAP=연합뉴스

북한의 위성 발사 준비는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 <도쿄신문>은 29일 북한이 위성 발사를 위해 로켓에 연료를 주입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위성을 발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에 가까운 관계자'를 인용한 서울발 기사에서 이같이 전하고, 이 관계자가 로켓 발사 시점은 내달 12~13일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덧붙였다.

군사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은 차량 운반이 가능한 이동식 미사일과 고정식 미사일을 모두 갖고 있다. 고정식 미사일의 경우 연료 주입에 들어가는 비용이 커 주입이 시작되면 발사를 중단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신문은 전했다.

위성(장거리 로켓)의 1,2단 추진체에는 액체 연료가 들어가고 3단 추진체에는 고체 연료가 들어간다. 액체 연료는 주입 비용이 비쌀 뿐더러 주입 후 시간이 지나면 성분이 변질되기 때문에 일정 시간 내에 발사해야 한다. 즉, 연료 주입은 발사 '카운트 다운'의 의미를 지닌다.

북한은 위성 발사가 실용적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참관도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우주개발국 부국장은 28일 <조선중앙통신>에 "(외국의 전문가와 기자들이) 서해위성발사장에 가서 발사대에 설치된 운반로켓인 '은하-3'와 인공지구위성 '광명성-3'호를 직접 보게 될 것"이라며 "발사종합지휘소에서 운반로켓과 위성의 발사준비 실황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들은 평양에 있는 위성관제종합지휘소도 참관하고 해당한 장소에서 '광명성-3'호의 발사 실황을 보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광명성-3'호의 평화적이고 과학기술적인 성격을 투명성 있게 보여주기 위해 국제적 관례를 초월하여 특례적인 참관을 조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위성의 기능에 대해 "'광명성-3'호에는 촬영기가 설치돼 있으며 사진을 비롯한 관측자료들을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 보내오게 된다"며 "위성의 질량은 100㎏이고 고도 500㎞인 태양동기원궤도를 따라 돌며 수명은 2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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