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간 교육비 불균형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부유층이 지출한 자녀 교육비는 급증한 반면, 저소득층의 교육비 지출은 제자리걸음이다. 이 같은 비용 지출 양극화는 미래 세대의 학력 양극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부유층 자녀는 높은 학력을 얻고, 가난한 집 자녀는 낮은 학력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는 다시 소득 및 문화 수준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사회계층의 고착화 현상은 심해질 수 있다.
20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한국 사회지표 변화'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도시가계의 총지출에서 교육비 지출 비중은 1982년 7.2%에서 1995년 10.2%, 2000년 11.2%, 2005년 11.8%, 2010년 13.3%로 꾸준히 상승했다.
대학진학률이 1995년 41%에서 2005년 51%, 2006년 59%, 2007년 61%로 지속적으로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교육비 지출 규모와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소득계층별로 교육비 지출 비중이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계층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12.3%(31만9420원)→2005년 12.9%(38만2293원)→2007년 12.6%(40만4168원)→2008년 14.1%(46만8047원)→2009년 15.7%(53만5368원)→2010년 15.1%(54만2946원)으로 계속 확대됐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계층의 교육비 비중은 2003년 7.1%(6만5041원)→2005년 7.8%(7만6230원)→2007년 7.8%(7만9243원)→2008년 8.2%(8만9907원)→2009년 7.9%(8만5230원)→2010년 7.4%(8만5735원)으로 7%대를 유지했다.
두 계층 모두 2009∼2010년 사이 교육비 비중이 다소 감소한 것은 '금융위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03년 고소득층(5분위)의 교육비는 저소득층(1분위)에 비해 4.9배 많았으나 해마다 차이가 벌어져 2010년에는 6.3배까지 확대됐다.
이러한 불균등 현상은 정규ㆍ학원교육 모두에서 발생했다.
저소득층의 월별 정규교육비는 2만8269원(2003년)에서 3만9257원(2010년)으로 1.39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학원교육비는 3만1316원(2003년)에서 3만8213원(2010년)으로 불과 1.22배 증가했다.
그러나 고소득층은 정규교육비가 10만7179원(2003년)에서 19만4893원(2010년)으로 1.82배나 증가했고, 학원교육비는 18만9189원(2003년)에서 30만9872원(2010년)으로 1.64배 불어났다.
특히 대표적인 사교육비인 학원교육비 지출액의 계층별 격차는 6.04배(2003년)에서 8.11배(2010년)로 크게 벌어졌다. 같은 기간 전체 교육비 격차(4.9배→6.3배)보다도 불평등이 심화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가계 교육비 지출 증가는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면서 "교육비 지출액의 소득계층별 격차 심화는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일으키고 결국 소득불균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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