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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한윤수의 '오랑캐꽃']<486>

서부 개척시대.
한 사람의 판사가 철권(鐵拳)과 두 자루의 권총으로 마을을 다스리고 있다.
이 마을의 단 한 권의 책이라고는 시어즈로벅 사의 카다록 초판.
판사는 카다록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막상 판결을 내릴 때가 되면 아무 페이지나 젖히는 것이다.

어느 날 아침.
예에 따라 아무렇게나 페이지를 젖히며 피고를 향해 소리쳤다.
"3 달러 49센트"
피고가 항의하려 하자 변호사가 이를 가로 막았다.
"조용. 당신은 운이 좋단 말이오. 만약 <아동복> 부가 아니라 <피아노> 부를 젖혔더라면 어떡할 뻔 했소?"

베트남 노동자가 여권을 새로 만들려니
베트남 대사관에서 34만원을 달란다.
"아니, 이럴 수가? 태국 대사관은 4만 원밖에 안 받는데!"
길길이 뛰는 걸 제지했다.
"조용. 당신은 운이 좋은 줄 알아. *캄보디아에서 태어났으면 어떡할 뻔 했어?"

*캄보디아 : 캄보디아 대사관에서는 100만 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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