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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들 "한국정부, 우리가 죽기만을 기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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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들 "한국정부, 우리가 죽기만을 기다리나"

日 외무상은 독도 영유권 문제 재점화 시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사상 처음으로 현직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났다. 이들은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일본 정부에 제기한 위안부 손해배상 청구권 협정이 계속 거부당하면서 중재절차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3), 강일출(83) 할머니는 25일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마친 오후 외교부 청사를 방문했다. 이날 면담은 외교부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추운 날씨에 귀한 발걸음을 해 줘서 감사하다"고 환대했지만 위한부 피해자들의 대답은 처음부터 싸늘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가 처음 알려진 후) 20년 동안 외교통상부는 무엇을 했나"라며 "한국의 외교통상부인지 일본의 외교통상부인지 모르겠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 할머니는 "(한국 정부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피해자들이 사망하기를 기다리는 것 아니냐"고 쏘아 붙였다. 그러자 김성환 장관은 "어떻게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겠나"라고 몸을 낮췄다. 이 할머니는 "우린 어린 나이에 일본이 그런 만행을 저질러도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박정희 대통령 때 유상이니 무상이니 (보상을) 받았다고 했지만 우리는 배우질 못해 무슨 말인지 몰랐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5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서 김 장관은 그동안 진행된 위안부 문제 해결 과정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가 위안부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부족한 것을 위헌으로 판결하자 외교부는 9월 일본 정부에 위안부 청구권 문제와 관련한 양자협의를 제안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이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외교부는 이달 중 다음 단계인 중재절차에 돌입한 방침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헌재 판결이 난 후 반년이 지나도록 양자협의 제안 이외에는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는 점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원성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수 차례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기회가 있었지만 직접 거론한 것은 지난달 이 대통령의 방일로 성사된 정상회담이 유일하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올해도 독도 영유권 문제를 들고 나와 맞불을 놓고 있다. 외교부는 겐바 고이치로 (玄葉光一郞) 일본 외무상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일본 국회 본회의에서 거론한 것과 관련해 25일 가네하라 노부카쓰(兼原信克) 주한 일본대사관 정무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겐바 외무상은 24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독도 문제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국 정부에) 전하겠다"면서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닌 만큼 끈기 있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혀 독도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2009년 일본 민주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한 후 국회에서 외무상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평화비를 놓고 일본 측에서 철거를 요구하면서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다.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정작 외교부 내부는 카메룬 다이아몬드광산 개발업체 CNK의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으로 패닉 상태에 빠져있다. 외교 현안과 집안 단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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