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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계 미국인 첩자 혐의 사형 선고, 이란에 '협상카드'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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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계 미국인 첩자 혐의 사형 선고, 이란에 '협상카드' 될 것"

<NYT> "과거 미국인 억류 사건과 맥락 달라"

이란 법원이 미 중앙정보국(CIA)의 스파이 혐의로 붙잡은 이란계 미국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최고조를 향해 가는 가운데 나온 이번 일에 대해 이란이 또 하나의 '협상 카드'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9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이란 법원은 최근 기소된 전직 미 해병 아미르 마르자이 헤크마티(28)가 CIA의 스파이로 활동한 혐의를 인정해 사형을 선고했다. 선고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헤크마티는 선고가 내려진 후 2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다.

헤크마티가 이란 사법 당국에 의해 억류된 사실은 지난해 12월 이란 국영 TV에서 그가 자신의 스파이 혐의를 인정하는 자백 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헤크마티는 당시 영상에서 자신은 CIA 훈련을 받고 이란으로 파견된 스파이이며, 이란 정보 당국의 소식통 노릇을 하며 중요한 것처럼 꾸며진 정보를 이란 측에 넘겨주는 역할을 맡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정부는 그의 스파이 혐의를 부인하고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자백 영상은 이란 조사관에 의해 강요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미 해병대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스파이 훈련을 받았다는 헤크마티의 진술 내용에 대해 그를 아프간에 배치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헤크마티의 변호사 역시 그가 이란에 사는 친척을 만나러 방문했을 뿐이라며 스파이 혐의를 부인했다. CIA는 이번 사건에 대해 반응하지 않고 있다.

▲ 지난해 12월 이란 국영TV에서 공개된 이란계 미국인 아미르 미르자이 헤크마티. ⓒ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9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란 사법 당국이 헤크마티를 실제로 사형시킬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이번 사건이 서방국의 제재에 맞서고 있는 이란에 '협상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번 사건이 지난 2009년 이란계 미국인 저널리스트 록사나 사베리의 억류, 같은 해 미국인 여행자 3명이 이란 국경 침입 혐의로 붙잡혀 26개월 간 억류된 사건 등과는 맥락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미국에 있는 이란 인권단체 관계자들을 인용해 헤크마티의 개인적 특성에 주목했다. 애리조나주에서 태어나 미시건주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헤크마티는 해병대 복무 시절인 2004년 이라크 전쟁에 파견된 경험이 있다. 과거 억류되었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던 미국인들과 달리 미군 복무 경험이 있어서 이란 측의 주장에 설득력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또 헤크마티는 다른 2세대 이란계 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이란에 갈 때 입국 수속을 빨리 마치기 위해 이란 여권을 사용했다. 그에 따라 이중 국적을 인정하지 않는 이란 정부의 입장에서 헤크마티는 미국인이 아니라 이란인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권단체들은 이를 감안하면 자국 시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미국의 외교적 노력도 과거의 경우와 달리 매우 제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협상 국면이 재개된다면 헤크마티 사건이 이란과 미국의 '대화 포지션'을 결정하는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 금수에 항의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나선 이란은 한편으로는 터키를 중재국으로 내세워 지난해 1월 결렬됐던 핵 협상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서방국들은 제재를 늦추려는 시간끌기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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