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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같이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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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같이 먹자

[한윤수의 '오랑캐꽃']<457>

베트남 통역 란지가 숨도 쉬지 않고 말을 토해낸다.
따라따라 따다다다 따다다다.....
저러다 숨 넘어가지 싶은데
안 죽는 게 신기하다.

내가 못 참고
"왜 숨을 안 쉬고 말해?"
하자 모두 와르르 웃는다.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는 증거다.

처음에는 자기 동족을 야단치는 줄로만 알았다.
왜 제 밥도 못 찾아먹냐고.

알고 보니 그게 아니다.
란지가 이쁜 처녀이다 보니,
상담하러 온 베트남 총각들이 틈만 나면 작업을 건다.

작업의 내용은 주로

1. 어디 사냐?
2. 몇 시에 끝나냐?
3. 밥 같이 먹자!

그래서 작업 걸 틈을 주기 않으려고,
숨도 안 쉬고 말을 토해내는 것이다.
따라따라 따다다다 따다다다......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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