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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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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합창

[한윤수의 '오랑캐꽃']<332>

태국인 아피삭(가명)이 퇴직금을 못 받았다.
노동부에 진정했다.

출석요구서가 날아가자 사장님이 *삼성(퇴직보험금)을 신청해 주었다.
그 결과 아피삭의 통장으로 90만 원이 입금되었다.

자, 이제 남은 것은 퇴직금 총액에서 퇴직보험금을 뺀 차액이다.
아무도 몰랐지만,
사실 그 차액은 8천 원밖에 안 되었다.
퇴직금 총액이 90만 8천원이니까.

기막히게도,
이때부터 바보들의 합창이 시작된 것이다.
차액을 달라느니, 못 주겠느니 하면서!

1. 감독관 앞에서 노동자가 한 말
"나머지 주셔야죠!"

2. 사장님의 항변
"감독관님, 나머진 절대로 못 줍니다. 실제론 1년이 안되요. 사흘이 모자랍니다. 쟤가 입국은 2009년 8월 9일에 했지만, 일은 8월 13일부터 시작했거든요. 시차 적응을 해야 한다면서! 여기 출근부를 증거물로 제출합니다."

3. 우리 센터 직원의 반박
"사장님 말은 거짓입니다. 입국은 8월 9일날 해서 일은 8월 10일부터 했습니다. 아피삭의 근무기록이 고용지원센터에 전산으로 보관되어 있습니다."

4. 감독관의 고민
출근부를 믿을 것인가, 고용지원센터 기록을 믿을 것인가? 우유부단한 감독관은 결단을 못 내리고 석 달을 미루다가 결국 사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출근부의 기록을 인정하여 퇴직금 차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5. 목사의 제소
흥분 잘하는 바보 목사가 감독관의 조치에 반발하여 국민권익위원회에 올리려
고 서류를 재검토해 보다가 문제가 된 액수가 *단돈 8천원 밖에 안된다는 사실
을 발견하고, 놀라 자빠지며 물었다.
"(이 사실) 알았어요, 몰랐어요?"
넷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몰랐어요!"

바보들의 합창이다.

*삼성 : 삼성화재에 적립한 퇴직보험금. 사업주가 부담한다. 이것만 주고 나머지 차액을 안 주는 회사가 많아서 항상 말썽이다.

*단돈 8천원 : 나는 아피삭에게 말해서 8천원을 포기하고 진정을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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