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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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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생각

[한윤수의 '오랑캐꽃']<330>

외국인 치료 시스템은 전국에서 화성 보건소가 제일이(었)다.
치료 체계가 잘 잡혀 있는 데다가, '말수 언니'라는 마인드가 뛰어난 간호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3년 동안 외국인 환자가 찾아와도 나는 겁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보건소에 전화 한 통만 하면 말수 언니가 자기 차로 환자를 태우고 수원의료원이나 빈센트 병원까지 데리고 가서 깨끗이 낫구어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가을, 말수 언니가 퇴직하자 치료 시스템이 순식간에 헝클어졌다. 이제 외국인 환자가 오면 겁부터 난다.
그리고 언니 생각밖에 안 난다.

태국 여성 누찬(가명)이 오른쪽 가슴에 멍울이 잡힌단다.
물혹이면 괜찮지만 유방암이면 큰일이다.
돈 벌러 와서 아프면 끝 아닌가!

말수 언니가 없으니 별 수 없이 내가 환자를 데리고 수원의료원에 갔다.
초음파를 찍어보니 4등급의 종양이다. 1에서 3등급은 양성이지만 4 내지 5등급은 악성일 가능성이 많다.
크기는 3센티 3미리.
결코 작은 게 아니다.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데 수원의료원에서는 불가능하단다.
"서울의료원으로 가보시죠. 어차피 수술하려면 그 정도 병원은 가야 하니까요."

일주일 후 잠실운동장 옆에 있는 서울의료원에 갔다.
속으론 조마조마하다.
의료보험이 없는 외국인의 경우, 외래로 진찰하고 조직 검사를 하면 비용이 많이 드니까.
하지만 입원한 상태에서 조직검사를 하면 비용이 거의 안 든다.
규정이 그렇다.
그래서 의료보험이 없는 외국인은 일단 입원해야 유리하다.
다행히도 의사 선생님의 친절한 배려로 입원할 수 있었다.

조직검사를 받았다.
나온 결과를 보니 암은 아니다.
하지만 악성 종양인데다가 크기가 커서 수술하기로 했다.

이제 수술날짜만 기다리면 된다.

돌아오는 길.
또 언니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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