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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캐럴, 삼성에 백혈병 대처법 배우면 안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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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캠프캐럴, 삼성에 백혈병 대처법 배우면 안 될 텐데…"

[인터뷰] 주영수 교수 "고엽제만 조사하고 덮겠다니…전면 조사해야"

"고엽제 관련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단, 나머지 발암물질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한미 공동조사단이 지난 15일 경북 칠곡에 있는 미군기지 캠프캐럴 주변을 조사하고 발표한 내용의 요지다. 이번 사태는 고엽제 피해자인 전직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가 지난 5월 캠프캐럴 기지 주변에 고엽제를 파묻었다는 증언을 하면서 촉발됐다.

고엽제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가 없을까. 전문가들은 백혈병 등에 걸린 지역 주민이 4명이나 나왔고, 고엽제 외에 또 다른 발암물질이 발견되면서 국면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한다. 이들은 고엽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건강 문제를 조사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엽제는 캠프캐럴이 사용했던 100여 가지 화학물질 중에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

특히 발암물질로 알려진 트리클로로에틸렌(TCE)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이 기지 주변에서 기준보다 많게는 1000배 이상 검출되면서 문제가 됐다. 여기에 한미 공동조사단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캠프캐럴에는 주한미군의 군수물품 지원소가 있다. 군수물품에는 '기름'이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기름을 닦는 데 쓰이는 'TCE와 PCE'가 캠프캐럴 기지에서 나왔다는 건 누구나 유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미군당국의 미적지근한 대응에 답답함을 표한 민간 전문가들은 7월 13일부터 3일간 자체 조사에 나섰다. 부족한 행정력, 재원, 정보를 가지고 시작한 자체 조사 결과는 "주민 전면 건강조사의 필요성"으로 모였다.

자체 조사를 실시한 주영수 한림대 의과대학 교수를 만났다. 그는 정부와 미군 당국이 주민들의 건강은 뒷전으로 하고, 묻은 지 33년이 지난 '고엽제 드럼통'을 찾는 데만 골몰하는 데 답답해했다. 그의 태도에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묻어나왔다. <편집자>


▲ 캠프캐럴 인근 지역주민의 건강실태를 조사한 주영수 한림대 의대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백혈병 걸린 12살 어린이들이 눈에 밟혀"

프레시안 : 어떻게 민간 자체 조사를 시작하게 됐나. 조사하는 동안 가장 인상 깊은 일이 있다면?

주영수 : 캠프캐럴이 문제가 된 게 전직 주한미군인 스티브 하우스 씨의 증언 때문이다. 기지 주변에 기름 유출 등에 대응하는 대책위원회가 있었고, 대책위에 의사 전문가 분과가 만들어졌다. 그러자 현지 지하수나 흙의 성분 검토를 포함해서 현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였다.

주민 건강 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통계를 낼 만큼의 광범위한 조사는 어렵고, 특이한 사례를 찾는 탐색적 연구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분과위원회 속해 있는 내가 건강 조사를 담당하기로 했고, 서울대 보건대 소속 전공의 5명이 7월 13일에 내려가 3일간 조사했다.

인상 깊었던 일은 백혈병 환아로 12살 여자아이, 남자아이 두 명이 확인된 것이었다. 가슴 아픈 일이다. 이런 문제는 (정부가) 잘 해줘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 주민이 무서워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문제가 생기면 주민들이 "우리 애도 괜찮을까?"라고 생각할 것도 걱정됐다. 문제만 제기하는 무책임함으로 끝나면 안 될 텐데, 주민에게 공포를 주는 얘기를 해도 될지 고민이 들었다. 객관적으로 확인했는데 얘기를 안 할 수도 없고 딜레마였다. 만약 내가 현지에 산다면 우리 아이들이 걱정될 것 같더라. 대책위 회의하면서 이런 얘기도 했다. "쉽게 저지르면 주민에게 과연 괜찮겠냐. 그것까지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우연이라기엔 발병자가 너무 많다"

프레시안 : 조사 결과, 캠프캐럴 주변에 사는 12세 어린이 두 명이 백혈병과 재생불량성빈혈에 걸렸고, 20대 주민 2명은 이미 10년 전에 이미 백혈병으로 사망했다고 나왔다. 이 정도면 사태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 건가?

주영수 : 백혈병의 발생률이 1년 동안 10만 명당 1명에서 최대 5명 범위다(소아 백혈병의 경우 1년 동안 10만 명당 발병률은 1.02명에서 1.61명이다. <편집자>). 우리가 조사했던 두 지역은 매원3리와 왜관 9리로, 총 48가구를 조사하였다. 대상자들이 속하는 부락내 모집단이 대략 그 두배인 100가구라고 가정해도 모집단의 주민 수는 많아야 500명이다. 500명이 20년 동안 거기서 살았다고 해도 백혈병 환자는 0.1~0.5명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그 작은 마을에서 백혈병 환자 3명과 희귀병인 재생불량성빈혈 환자 1명, 총 4명이 나왔다. 백혈병과 재생불량성빈혈은 둘 다 조혈기계 악성 질환이다. 굉장히 주먹구구식으로 계산해도 뭔가 문제가 있다.

발병자 4명이 생긴 사실은 거친 계산방법으로 쳐도 우연한 일이 아니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판단해도 과학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분명히 있을 정도로 많은 발병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 환경보건 전문 교수 중 다른 누구도 이러한 문제 제기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전문가 입장에서 정부에 문제 제기할 만하다고 봤다. 주민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부당한 피해를 빨리 밝혀 조치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미룰 일이 아니다.

물론 자료가 없어서 정확한 통계 수치를 내기는 힘들다. 행정 접근력 등의 권한이 민간에는 없다. 좀 더 정확히 조사하려면 주민들의 분모를 명확히 하고, 연령대 따라 발생률이 다르니 연령대를 구분해 계산해야 한다. 연령분포, 성별분포, 거주 이력을 따져 분모와 분자를 잡아야 정확한 발생률을 계산해 일반인과 비교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정부의 몫이다.

프레시안 : 캠프캐럴 기지 내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발암물질과 주민들의 발병이 관련이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주영수 : 그렇다. 유기 용제인 TCE와 PCE가 다량으로 나왔다. 이 두 물질은 발암 가능성이 큰 물질이라고 국제적으로 인정돼 있다. 이 정도까지만 해도 인과성을 논의할 때는 채용되기도 한다. 현재로서 파악된 발암물질은 두 개만으로 문제 제기할 만하다.

비슷한 사례도 있다. 1994년에 미국에서 나온 논문에서 뉴저지 지역주민을 조사한 결과가 있다. TCE와 PCE를 접촉한 젊은 연령 여성과 일부 연령대의 백혈병 발생률이 의미 있게 높았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도 지역주민들이 회사가 내보낸 화학물질 때문에 암에 걸린 사례가 있다. 전문적인 역학조사 연구로 그런 결과를 내기도 쉽지 않은데, 민간조사에서 이 정도 사례가 확인됐다니 놀랍다.

"다른 발암물질 나왔는데, 고엽제만 조사하고 덮겠다?"

프레시안 : 민간 대책위원회는 정부가 '고엽제 드럼통 찾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고엽제 문제로 촉발했지만 고엽제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인가.

ⓒ프레시안(최형락)
주영수 :
고엽제와 다이옥신만으로 문제 삼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고엽제를 묻은 것은 33년 전 일이다. 고엽제의 주성분인 제초제 성분은 다 분해돼서 없어졌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다이옥신 일부가 불순물로 들어 있을 수 있긴 하다. 다이옥신은 침전되면 50년이 간다니까 어딘가에 남아 있을 수 있겠지만, 매립된 고엽제 전체로 보면 다이옥신은 많지 않을 수 있다. 주민들의 건강 문제와 고엽제를 연결해 증명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고엽제가 지하수를 통해 흘러 침전된 물질로 주민에게 노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반면에 TCE와 PCE는 최근까지 계속 썼고, 앞으로도 계속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고엽제뿐만 아니라 PCE와 TCE도 발암물질이다. 이 물질과 주민 건강 사이에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정부가 고엽제에만 한정 짓지 말았으면 한다. 고엽제의 가능성은 그대로 조사하고, 또 다른 발암 물질인 PCE와 TCE도 다루는 게 당연하다. 문제의 시작은 고엽제였지만, 미군기지 내 환경 문제가 결국 주민 건강에 영향을 미쳤으니 포괄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그런데 한미 공동조사단은 고엽제만 조사하고 나머지는 조사를 안 하겠다고 한다. 초점을 다이옥신으로 끌고 가서 밖의 중요한 문제들은 전혀 확인하지 않고, 모두 없다는 걸로 덮으려는 것 같다. 주민 건강이 본질인데 이를 호도하고, 마치 고엽제라는 물질을 당시에 매립한 것 하나만으로 문제를 설명하려 한다. 그 이상은 모른다고 잡아떼고, 사태와 관련이 없으니 논의하지 않겠다고 한다. 고엽제로 촉발된 주민들의 건강 문제를 왜곡한 것이다.

"한미 공동조사단이 발표하지 않은 중금속 오염 가능성"

프레시안 : 미군이 공개한 자체 보고서에도 100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을 썼다고 적혀 있다. 알려지지 않은 화학물질로 추가적인 위험성이 있을 수도 있나?

주영수 : 한미 공동조사단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진행한 조사에서는 중금속 오염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그중에는 발암성이 있는 중금속도 충분히 쓰였다. 비소는 현격하게 높지는 않아도, 비교 집단에 견주어 자연적으로 있는 수준보다는 높게 확인됐다. 미군 기지에서 썼던 것 같다.

캠프캐럴 주변 개천에서 흙을 채취해서 검사했다. 대조 지역으로 삼는 주변 냇가인 동전천에서 채취한 침전토와는 많이 달랐다. 기준치보다는 낮았지만, 기지 주변의 중금속 농도는 인근지역의 천변보다 몇 배나 높았다. 캠프캐럴 안에서 뭔가 나온 거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하자면 그 부분도 조사할 수 있다. 중금속, 농약, TCE, PCE, 고엽제 등을 다 살펴봐야 한다.

프레시안 : 농약, 중금속, 유기용제, 고엽제 등이 상호작용할 수도 있나? 만약에 발견된 발암물질 농도가 미미해도 암을 유발할 수 있나?

주영수 : TCE와 PCE를 쓰면서 다른 발암성 물질까지 유출되면 암에 걸릴 위험은 더 높아질 것이다. 상식적으로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발암 과정에서는 역치(특정한 효과를 유발하는 데 작용하는 최소한의 기준 <편집자>)는 가정하지 못한다. 발암성 물질은 한 번 유출되는 것만으로도 암을 유발할 수 있다.

기준치 이하였지만 기지 주변에 분명 발암성 있는 중금속이 있었다. 그런데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그것도 한정된 지역에서 발견됐으므로 당시에도 기준치 이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예전엔 훨씬 많았는데 희석됐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 50년 동안 어떤 일 벌어졌는지 모르는데, 지금은 남은 마지막 흔적을 갖고 얘기하는 상황이다. 발암성 있는 중금속 활용과 그로 인한 주민 피해 가능성도 조사해봐야 한다.

우리 조사는 정밀한 분석이 아니었다. 그냥 일반 가정에 들어가서 물 좀 틀어서 받아오는 식이라 문제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TCE와 PCE가 높은 수치로 나온 게 놀랍다. 관정을 뚫어서 밑에 흐르는 지하수를 채취한 것도 아니고, 단지 집에 들어가서 물을 조금씩 채취한 게 유일했는데도 말이다. 이 정도인데도 나왔으면 진짜 쓰였을 TCE, PCE의 양은 엄청 광범위할 것이다. 발암물질과 희귀병 발병 간의 생물학적 개연성은 꽤 있다. 의심할 정확은 충분하다는 데 전문적으로 이견이 없다. 따라서 앞으로 조사를 정부가 한다면 실제 조사를 진행하고, 방문 조사를 포함한 전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대상도 가급적이면 왜관읍 주민 전수여야 한다.

캠프캐럴에서 나온 발암물질, 미군만 어디서 나왔는지 모른다?

프레시안 : 미군이 지금까지 썼던 유해물질 사용 내역을 밝힐 수 있을까. 정부와 미군 당국의 반응이 미온적인 것 같다.

주영수 : 군 당국은 자신들이 사용한 물질 내역을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군은 이를 갖고 있으면서도 안 주는 거다. 이 일(고엽제 매립 문제)과 상관없다는 논리다. 다른 물질 사용 내역은 한미행정협정 틀 안에 있는 문제여서 밝힐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그런데 PCE, TCE와 같은 유기 용제는 세척제다. 기름을 지우거나 녹이는 목적이라 광범위하게 쓰는 당연한 물질이다. 미군이 이 물질들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자기들이 써놓고 어디서 유래된 건지 모른다니 말이다. 다 아는 얘기를 굳이 밝히고, 확인하고 싶지 않아서 하는 말일 뿐이다.

고위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 당국자들도 문제를 희석하고 싶어 하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 외교 문제가 있다고 봤는지 소극적으로 대응한다. 미군기지 안의 문제야 국제 협정과 관련해서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민 입장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조사는 외교 문제와 상관없다. 여기는 주권국가다. 정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에서 문제를 다시 봐야 한다. 정부가 조사를 미루는 경우가 몇 건 있는데, 앞으로는 전향적으로 집행했으면 좋겠다.

ⓒ프레시안(최형락)

"삼성한테 백혈병 대처법 배우면 안 될 텐데…"

프레시안 : TCE 등 화학물질에 노출돼 백혈병에 걸렸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건이 '삼성전자 백혈병' 사례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자료 공개를 거부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미 공동조사단도 조사계획이나 필요한 자료 등을 종종 비공개해 왔다.

주영수 : 직업병과 지역사회의 환경 문제라는 차이가 있지만, '삼성 백혈병 사건'도 많은 노동자들이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과정에서 집단적으로 참 드문 질병에 걸렸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과 비슷하다. 같은 공정 안에서 동시에 백혈병에 걸리는 사례도 확인했다.

정보도 없고 접근 권한도 없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슷하다. 피해자와 전문가는 캠프캐럴에 들어갈 수도, 접근할 수도 없다. 입증책임 문제를 피해자에게 줘버렸으니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미군 당국이 (백혈병 발병이 미군기지에서 내보낸 발암물질 때문이) 아니라고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한 것도 아니다. 입증 책임 문제와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 삼성 백혈병 사건과 캠프캐럴 사건이 매우 유사하다. (정부와 미군 당국이) 삼성한테 배워서 대처하면 안 될 텐데….

"정부는 주민이 추천한 전문가 참여 보장해야"

프레시안 : 정부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조사해야 하는지 조언을 해 달라.

주영수 : 캠프캐럴 주변 마을이 산개됐다. 다 포괄하되, 특히 문제 되는 지역은 남쪽 인접 지역이다. 문제 지점과 연결된 지하수 망을 가진 지역을 더 특정해서 분석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지하수 맵이 없다. 그런 자료를 갖고 있는 정부가 문제 지역의 지하수 망과 연계된 사람을 중요 범위로 보고, 기지 남쪽을 그다음 차례, 마지막으로 왜관읍 전체를 조사해야 한다.

또한 건강 문제와 관련한 정부 자료도 많다. 사망자료, 암 등록자료, 지역사회 건강조사자료, 국민건강영향조사자료, 국민건강보험 이용자료 등에 우리는 접근할 수 없다. 정부가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그밖에 미군기지 자체가 주는 위험도 있다. 헬리콥터 소음, 분진, 정신적 심리적 위협 등이다. 주민들이 논밭에서 일하다가 헬기가 뜨면 놀라서 주저앉았다고 했다. 그걸 50년 동안 겪었다. 수면장애, 생식독성 문제도 있다. 매향리 사건을 보면 주민들이 소음으로 인한 난청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또 그로 인한 불면증, 우울증, 자살률 상승이라는 문제가 있었다. 다 연결돼 있다. 이런 내용까지 추가한 역학조사가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

주민 건강문제 중심으로 미군기지 환경오염을 살펴야 한다. 우리 정부가 기지 안에는 못 들어가도 적어도 기지 밖이라도 검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조사 전반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해당 지역 주민이 인정할 만한 환경보건 공정한 전문가의 입회와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고, 주민들은 지쳐가고…"

프레시안 : 현지 주민들의 반응과 현지 조사의 의의에 대해 말해 달라.

주영수 : 처음에는 어려웠다. 미군기지와 얽혀 먹고사는 분들은 직장 문제라 어려워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올해 초중반부터 주민들은 이 문제가 간단한 게 아니라 실제 피해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관심을 보였다.

물론 일부 주민들은 지역의 땅값과 집값이 떨어질까 껄끄러워하기도 했다. 미군기지로부터 나오는 경제적 이득을 통해 먹고사는 분들은 빨리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여기는 것도 사실이다. 주민들이 지쳐가는 것도 사실이고. 정부가 빨리 나서는 것이 좋겠다.

장기적으로는 백혈병이나 특별한 암 발생자는 조사과정에서 정확하게 확진해야 한다. 일부는 법적 손해배상 청구할 만한 상황도 될 수 있다. 매향리의 예를 봐도, 직접적인 보상이나 피해에 대한 원상회복 관련 책임도 물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주민 일부는 할 만하다. 그런데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객관적 증거를 얼마나 확보할지가 중요한데,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이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전문가 입장에서 건강 이상 문제가 기지와 연관됐을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는 데 한 표다. 법적 책임도 명확히 하는 게 필요하다. 개별적으로 보상받아서 잘 살자는 게 아니다. 미군기지로 인한 권리 침해 문제에서 일부나마 권리를 회복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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