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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살잡고 드러눕고…보수단체 '희망을 짓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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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살잡고 드러눕고…보수단체 '희망을 짓밟다'

[현장] 김진숙 "사심없이 하나 된 우리가 결국 이길 것"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3차 희망 버스 행사가 대규모 행진을 포기하는 등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보수단체 회원과 경찰의 저지로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은 시내버스에 탄 희망버스 참가자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30일 오후 6시 30분경 3차 희망 버스 참가자 1만여 명(경찰 추산 5000여 명)은 부산역에 모여 문화제를 열었다. 이후 참가자들은 소규모로 버스와 택시 등을 타고 영도조선소 주변으로 향했다.

▲ 희망 버스 참가자가 부산역에서 문화제를 열었다. ⓒ프레시안(최형락)

여기에 어버이연합회·자유총연맹·해병대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 800여 명은 영도대교 인근 롯데백화점 앞에 집결해 '희망 버스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 중 300여 명은 10시경 영도대교 앞 4차선 도로를 무단 점거했고, 택시나 승용차를 탄 사람들에게 신분증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부 회원은 영도로 향하는 한 시내버스에 난입해 승객들을 끌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한 회원이 희망 버스 참가자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또 다른 회원은 버스가 출발하지 못하도록 버스 밑으로 들어가 드러누워있기도 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경찰 또한 영도대교와 부산대교에 '희망버스 검문소'를 만들고 차량에 탄 탑승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과 보수단체의 저지에 가로막힌 참가자들은 영도조선소 근처 청학성당에 2000여 명, 롯데백화점 앞에 1500여명, 영도구 봉래로터리 앞 700여 명씩 분산됐다.

경찰은 경찰버스로 한진중공업 양쪽 인도에 차벽을 만들고, 약 50m마다 경찰력을 집중 배치해 길을 막아섰다. 이 때문에 귀가하는 영도구주민을 비롯한 시민들은 신분증을 많게는 10여 차례까지 꺼내들어야 했다. 신분확인 절차에서 제지당한 참가자는 경찰을 피해 산을 넘어서 돌아오기도 했다.

30일 오후 11시께 한진중공업과 600m가량 떨어진 진세조선소 주변에는 참가자 3000여 명이 모인 상태에서 문화제가 진행됐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206일째 농성 중인 85호 크레인이 어렴풋이 보이는 위치였지만, 김 지도위원의 모습을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대해 "인터넷에서 우연히 김진숙 씨의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서 나왔다"는 한 참가자는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올라간 사람의 얼굴을 보러 왔는데 (경찰에서는 이를) 죽자고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31일 새벽 1시경 보수단체와 경찰 등에 막힌 나머지 참가자들이 영도조선소 주변으로 도착한 가운데, 희망 버스 본행사는 비교적 평화롭게 이뤄졌다. 경찰은 희망 버스 참가자들이 모인 곳 300m 앞에서 경찰 버스로 이중차벽을 설치하고 영도조선소의 행진을 막았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스피커를 통해 전해진 전화연결을 통해 김진숙 지도위원은 "최루액 물대포를 맞고 곤봉에 찍혔던 무서운 밤을 보내고 소환장을 받으면서도 다시 와주신 여러분이 눈물겹다"고 참가자들을 맞았다.

김 지도위원은 "(크레인 농성) 200일이 되도록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부산시장이, 조남호 회장이, 집권당이 저에게 내려오라고 요구하지만 나를 내려오게 하려면 무엇이 나를 오늘까지 견디게 했는지를 진심으로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는 "절망이 희망을 이길 수 없듯이 돈에 대한 집착만으로 평생을 살아 온 사람은 생에 아무런 집착이 없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사심없이 하나가 된 우리를 저들은 결코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김 지도위원을 향해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는 짧은 외침을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새벽 3시쯤 정리해고 철회를 기원하는 풍등 200여개를 날렸으며 소규모 문화행사를 진행한 뒤 31일 오후 돌아갈 예정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 희망 버스 반대 집회를 여는 보수단체 회원들. ⓒ프레시안(최형락)
▲ 진세조선소 주변에 모여든 3차 희망 버스 참가자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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