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측 대표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현지시각 22일 오후 3시 발리 웨스틴 호텔에서 만났다. 리용호 부상은 21일 베이징에서 북측 ARF 대표단과 합류해 발리에 도착했으며 대표단은 회동 전 남측에 리 부상이 6자회담 수석대표로 공식 임명됐다고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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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현지시각 2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 인도네이사 발리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리 부상은 회동을 마친 후 "이번에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남측 단장을 만났다"며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을 확고히 이행하기 위한 의지를 확인했다"며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용의들이 표명됐다"라고 덧붙였다.
위성락 본부장은 리 부상에 이어 "회담은 생산적이고 유익한 대화였다"며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북은 이번 대화에서 구체적인 합의사항이나 차기회담 개최 여부를 합의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언론에 이번 회동에 대해 "기본 접근 과정에서 '협상 후 합의'에 주안점을 두지 않았다"며 "오늘 협의결과를 소화해 다른 나라(6자회담 당사국)과 협의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리 부상의 '9.19 성명' 발언에 대해서도 "원론적인 언급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9.19 공동성명은 지난 2005년 제4차 6자회담의 결과물로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달성한다'는 목표를 위해 북한의 모든 핵무기 및 현존하는 핵계획 포기와 이에 상응하는 에너지 지원을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입각해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또 미국 및 일본과 북한 사이의 관계 정상화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한편, 이 당국자는 비핵화 문제와 관련 북미 대화 등 별도의 채널을 통해 진행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남북 비핵화 회담-북미 대화-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3단계 접근법'에서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가 선후관계를 꼭 갖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 당국자는 한국 정부가 비핵화 회담의 전제로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UEP) 중단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 비핵화 조치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입장을 요구해 온 데 대해서도 "그 이슈는 남북 파트에서 닫으려 하지 않는다"며 "1~2단계(남북 대화 및 북미 대화)를 망라해 이뤄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은 일본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ARF 중 북미 회담 가능성에 대해 일축한 바 있다.
23일 열리는 ARF 본회의에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이 당국자는 "그 부분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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