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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한윤수의 '오랑캐꽃']<392>

15분?
단편영화 제목인가?
아니다.
그럼 뭔가?
한국인 과장이 베트남 신참 노동자를 구타한 실제 시간이다.
프로복싱 5라운드 경기와 맞먹는다.
일방적인 경기라서 그렇지.

과장은 주로 얼굴 부분을 가격했다.
왜 때려?

과장이 뭔가를 명령했다.
그러나 입국한 지 2개월밖에 안된 신참은 한국말을 거의 못 알아들어서
"몰라요."
했다.
그러자 느닷없이 치기 시작했다.

그 회사엔 베트남 노동자 2명이 더 있었지만 옆에 없었다.
그 자리에는 한국인 과장이 한 명 더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구경만 하다가, 너무 심하게 때리니까
"야야, 그러지 마."
했을 때는 이미 15분이 흘러 눈탱이가 밤탱이가 된 후였다.
"때리는 과장보다 안 말리는 과장이 더 섭섭했어요."

ⓒ한윤수
내가 물었다.
"왜 때린 거 같아요?"
그는 통역을 통해 대답했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공장에서는 자기가 큰(높은) 사람이니까 명령을 내리면 바로바로 일해야 하는데, 내가 못 알아들어서 명령이 안 먹히니까 화가 나서 때린 것 같아요."
"그런다고 때려?"
"제 말이 그 말이에요. 못 알아들으면 천천히 설명해줘야 하는데 바로 때려서 당황스러웠어요."

진단서를 때니 2주가 나왔다.
경찰에 고소했다.
사장님은 *고소를 취하해 주면 직장을 바꿔주젰다고 큰 인심 쓰듯 말했다.
그러나 나는 거절했다.
한두 대 때린 것도 아니고, 15분이나 때렸으면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니까.

혼 좀 나봐야 한다.
경찰서에 몇 번 불려다니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1미터 80에 장동건처럼 잘 생긴 베트남인.
그는 현재의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아내와 아이가 보고 싶어요."
아내가 알면 얼마나 가슴 아파할까?

그는 지금 *울산의 친구 기숙사에서 쉬고 있다.
잘 회복되기 바란다.

*고소를 취하해 주면 : 사장님은 처음에는 "만일 고소하면 베트남으로 보내버리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막상 고소하고 나자 "고소를 취하해 주면 직장을 바꿔주겠다!"로 말을 바꿨다.

*아내와 아이 : 아내는 치약 행상을 한다. 그는 아내가 돈을 버는 동안 집에서 18개월 동안 아이를 키우다 왔다. 아이와 정이 들어서 더 보고 싶은가 보다.

*울산 : 피해자는 베트남 중부 응에안 출신이다. 웅에안 출신은 화성에 많지 않아서 고향 친구가 있는 울산까지 내려가 쉬고 있다. 그는 입국한 지 2개월밖에 안되어 아직 핸드폰도 없다. 핸드폰도 없는 초짜를 때리다니? 이해가 안 간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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