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 수거 노인 10가구 중 9가구는 월평균 소득의 10% 이상을 광열비로 지출하는 '에너지 빈곤층'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들 가구의 평균 실내온도는 16.5℃로, 겨울철 실내 쾌적온도인 23~24℃보다 8℃가량 낮았다.
관악정책연구소 오늘은 서울 관악구에서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노인 39가구를 방문해 에너지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저소득층 노인은 소득 대비 광열비 지출에 비해 실내온도는 턱없이 낮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관악구에서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노인들은 종이상자 1kg당 100원가량을 받고 한 달에 평균 40만 원 이하를 번다. 그 중 이들이 겨울철 광열비로 쓰는 돈은 평균 11만3700원. 한 달 소득의 1/4을 난방비로 쓰는 셈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조사 가구 중 89.2%(33가구)가 월평균 소득의 10% 이상을 광열비로 지출했다. 40% 이상을 쓰는 가구도 18.9%였다. 오늘 연구소는 "특히 광열비를 한 달에 10만 원 이상 쓰는 43.2%(16가구)는 과중한 난방비로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광열비를 5만 원 미만으로 쓰는 13.5%(6가구)의 평균 실내온도는 11.4℃로, 해당 가구들은 추위를 견디며 난방을 극단적으로 아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늘연구소는 "광열비를 줄이기 위해 추위를 참으며 생활하는 경우와, 광열비가 많이 나와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경우 모두가 에너지 빈곤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가구 대다수가 '에너지 빈곤층'에 속했지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전기요금할인을 받고 있는 가구는 25.6%(10가구)에 불과했다. 오늘 연구소는 "이마저 할인율이 낮다는 불만이 많았다"며 "가격 할인을 받는 가구의 범위를 확대하고 할인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 정책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소는 또한 "주택에너지 효율화 사업의 필요성이 크다"면서도 "그러나 에너지 빈곤층 대다수가 전·월세 가구이거나 다세대 주택에 사는 탓에 주택을 개보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는 "에너지 빈곤 가구의 주택 수리 사업을 하되, 건물주와 충실한 사전 협의를 통해 거주자의 주거 안정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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