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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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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Ⅰ

[한윤수의 '오랑캐꽃']

태국인 요드락은 목하 고민 중이다.
회사를 계속 다닐까? 아니면 그만둘까?

그는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 회사에서 5년이나 일했다.
좋은 회사였다
대우도 좋고 월급이 밀린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일시 귀국할 때 마음 좋은 사장님은 퇴직금까지 주었었지! 4인 이하라 굳이 주지 않아도 되는데도!
▲ ⓒ한윤수

회사가 어려워진 건 금년 초부터다.
어떻게 어려워진 것을 알았느냐? 2월부터 국민연금을 낸 기록이 없으니까.
국민연금이야 나중에 받는 거니까 별 문제로 쳐도, 지금 당장 3개월째 월급을 못 받고 있는 게 문제다.
사장님은 얘기도 하지 않고 자꾸 피하기만 하는데,
어쩌다 마주쳐
"월급 줘요?"
하고 물어보면,
"알았어. 줄 게!"
하고 만다.
미친다. 언제 준다는 말이 없으니까.

우선 급한 게 식생활이다.
그는 지난 5년간 손수 밥을 해먹었다. 작은 회사는 식당이 없으니까.
그런데 식재료 살 돈마저 떨어졌다.
얼마 전에 여자 친구에게 돈을 빌려서 식재료를 샀다.
하지만 그것도 다 떨어져 간다.
어떡하나?
또 돈을 빌려?
설마 여친이 더 빌려주기야 하겠지만 남자로서 자존심이 상한다.
저 먹을 것도 해결 못하다니!

그래서 마음을 굳혔다. 회사를 옮기기로.
옮기는 건 순전히 밥 때문이다.
하지만 두 달 전, 재계약서에 사인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회사가 어려워진 것을 알았다면 그는 사인을 안했을 것이다.
"에그, 눈치 없는 놈!"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는 고용지원센터를 찾아가 월급을 안 주니 회사를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고용지원센터에서는
"사장님 사인 받아와!"
하며 거부했다.
(내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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