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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수의 '오랑캐꽃']<267>

태국인 둘이 와서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국민연금 가르쳐 주세요."
국민연금이 어디 있는지 위치를 가르쳐 달라는구나!

으레 하는 대로 국민연금 수원지사 약도를 갖다 주니,
이게 웬 걸,
하나같이 고개를 흔든다.
"(국민연금) 웹사이트를 가르쳐 달라니까요."

놀라서 물었다.
"웹사이트는 왜?"
"*내가 부은 국민연금 얼마나 되는지, 인터넷 상으로 알아보려구요."

와! 태국인 중에 이런 멋쟁이가 있다니?
이거 틀림없이 레알 방콕(진짜 방콕놈)이지 싶어,
"고향 방콕이지?"
"아뇨. 이싼인데요."

*이싼은 태국에서도 완전 시골인데!
이제 방콕은 물론, 이싼 사람도 무시 못 하게 생겼다.

내가 졌다.

ⓒ한윤수

*내가 부은 국민연금 : 본인이 부은 연금 내역을 알아보려면 국민연금에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외국인으로서 회원 가입하고 로그인하고 검색할 정도면 보통 실력이 아니다. 나보다 백 배 낫다.

*이싼 : 라오스와 접경한 동북부 지방으로, 태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다. 한국에 오는 노동자는 거의가 이싼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