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0일 서울집값 폭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단체와 시민들이 모여 좌담회를 열었다. 서울집값 폭등으로 겪은 자신들의 경험을 토로하고, 집값폭등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 중에 30대 활동가단체인 ‘더불어삶’의 대표가 있었는데, 우리 사회에서 30대가 처한 상황을 날것 그대로 전해주었다.
‘더불어삶’은 단체이름이 말해주듯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젊은 사람들의 모임이다. 회원 대부분이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해고노동자의 집회에 참석하는 등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다.
그 회원들이 2년여 전부터 만날 때마다 “집값 때문에 죽겠어요”라는 말을 쏟아낸다고 했다. 서울집값이 폭등한 이후에는 “매일매일이 고통스럽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도 했다.
30대 활동가들 “집값 때문에 죽겠어요”
30대 중반이면 다른 어떤 문제보다 집문제가 가장 중요해진다.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독신이라 하더라도 집을 사야할지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런데 자신의 생활터전인 서울에서 내집마련이 불가능할 정도로 집값이 폭등했으니 그로 인한 심적 고통이 극심할 것이다.
그래서 더불어삶의 대표는 “30대에게 서울집값 폭등은 죽고 사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 “죽고 사는 문제”에 직면한 30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 단체 회원들은 전문가를 초빙해서 집값폭등에 대해 강연을 듣고 함께 토론도 했다. 그리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서울집값을 폭등시킨 요인 중 하나는 돈이 많이 풀린 것이다. 그리고 돈이 많이 풀린 이유는 금리인하다. 더불어삶은 작년 한국은행 앞에서 두 차례 "금리인하 반대" 1인 시위를 했다.
1인 피켓시위 구호, “임대사업자 세금혜택 폐지하라”
금리인하보다 서울집값 폭등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특혜다. 지난 14일 문화방송의 피디수첩은 ‘집있는 사람들의 나라에서 주택을 10채 소유하든 100채를 소유하든 임대주택으로 등록만 하면 거의 모든 세금을 안내게 해주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임대사업자들에게 엄청난 세금혜택을 제공하자 부자들이 앞 다투어 주택을 매입하여 임대주택으로 등록했다.
2017년과 2018년 서울에서 신규로 등록된 임대주택은 20만채에 달했다. 그 두 해 서울에서 신규공급된 주택이 4만채가 안 되었으니, 서울집값이 폭등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었다.
더불어삶은 광화문에서 “임대사업자 세금혜택 폐지”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10일 좌담회에 참석한 그 단체의 운영위원은 “행동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자”고 강한 톤으로 주장했다.
부자부모 없으면 서울에서 내집마련 못해
두 달여 전 “30대, 서울아파트 구매 비중 32%”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들었던 생각은 “30대가 무슨 돈이 있어서 서울에서 집을 살 수 있나”였다.
그 기사 중에 “30대 금융부채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는 내용이 있었다. 대출을 많이 받아서 주택을 구입했다는 내용이었다. 30대가 대출을 얼마나 받아서 서울에서 집을 사는지 궁금해져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작년 11월 20일 민주평화당 정동영대표가 발표한 자료에 그 수치가 들어있었다. 작년 서울에서 주택을 구입한 30대가 2만3천여명인데, 주택의 평균가격이 5.5억원이고 집을 사기 위해 진 빚이 3억원이었다.
대출을 제외하고도 자기 돈이 2.5억원 있었다는 이야긴데, 30대가 부모 도움 없이 2.5억원을 마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엄청난 대출을 받더라도 부자 부모를 두지 않으면 서울에서 내집마련이 불가능한 것이다.
2만3천명, 2억원 덜 주고 내집마련 했을 텐데...
부모 도움을 받아 내집을 구입하더라도 대출을 3억원이나 받아야하는데, 금리 3.5%를 가정해도 매달 이자만 90만원을 내야 한다. 대출원금을 합쳐 매달 200만원을 상환할 경우 대출을 다 갚는데 23년이 걸린다. 35세에 대출을 받아 집을 사면 58세가 되어야 대출을 다 갚게 된다.
부모의 지원이 없는 30대는 서울에서 아예 집을 살 수 없고, 부모의 도움이 있더라도 대출을 평생 갚아야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30대가 처한 상황이다.
만약 문재인정부 이전의 집값이 유지되었다면, 부자부모 없는 30대도 서울에서 내집마련이 가능했을 것이다.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더라도 훨씬 더 여유있게 대출을 상환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서울서 집을 산 2만3천여명의 30대는 2억원 가량을 덜 내고 집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폭등한 가격에 집을 살까? 서울집값 하락을 기다릴까?
30대는 집을 사야 하는 나이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엄청난 금액의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느냐 아니면 집값이 크게 하락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냐.
그러나 기다리고 기다려도 서울집값이 하락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서울집값이 오른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맘을 졸이고 매일매일 고통스런 날들을 보내야 한다.
설사 집을 산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혹시라도 집값이 하락할지 노심초사해야 하고, 직장을 잃을 경우 대출상환을 못하게 될까봐 맘을 졸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 있는 30대가 삶의 희망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
제 3의 선택, ‘집값하락을 위해 행동하는 것’
그러나 30대에게 다른 선택지도 있다. 서울집값 하락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더불어삶’ 단체가 그런 행동을 이미 시작했다.
그들이 외치는 구호대로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혜택이 폐지된다면 서울에 등록된 약 48만채의 임대주택 중 상당수가 매물로 나올 것이다. 서울집값은 문재인정부 이전으로 하락할 것이다.
만약 더 많은 단체들이 더불어삶의 실천에 합류하고 더 많은 30대 젊은이들이 그 단체들의 행동에 동참한다면, 정부는 서울집값을 하락시킬 실질적인 정책을 실행할 것이고 서울집값 하락은 앞당겨질 것이다.
서울집값 하락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30대가 선택할 가장 합리적 행동이다.
※ ‘더불어삶’의 행동에 동참하고 싶으신 분은 welivewith@gmail.com 으로 연락하세요.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