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백일홍) 두 그루가 전남 신안군 압해도 분재공원에 새로 뿌리를 내렸다. 보기 힘든 200년 수령의 배롱나무 두 그루를 신안군에 기증한 이는, 전남 나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익명의 독지가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신안군에 따르면 기증자는 압해도 천사섬 분재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섬 겨울꽃 (애기동백)축제’를 관람 왔다가 최병철분재기념관을 둘러본 후 기증을 결심했다. 현재 최병철분재기념관에는 200점의 분재가 전시돼 있다.
기증자는 군에서 별도의 관리사무소까지 두고 다양한 수종의 나무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아무 조건 없이 신안군에 기증했다. 수령 200년 배롱나무 두 그루의 시가는 약 4억 원을 호가한다.
군이 기증받은 배롱나무 두 그루의 근원직경은 각각 100cm, 50cm로 대형목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나무의 관리 상태에 따라 1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안군은 기증받은 나무를 운반하는 과정도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신안군은 배롱나무 두 그루를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 헬기 운반과 대형 트레일러 운반을 동시에 검토했다. 검토 결과 헬기 운반은 절차에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드러났다. 신안군은 기증받은 나무를 신속히 운반할 수 있는 트레일러 운반으로 결정하고, 국내 최고의 조경전문 시공기술자를 대동하여 이식 작업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이식에 큰 장애가 없음을 확인한 신안군은 곧바로 당일인 지난해 12월 28일에 작업을 시작해, 다음날인 12월 29일 25톤 추레라와 100톤 크레인을 이용해 압해도 분재공원까지 안전하게 이동, 식재를 완료했다. 이송작업은 경찰의 협조로, 경찰차의 교통안내를 받으며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박우량 군수는 “배롱나무의 꽃말이 ‘부귀’인 것처럼 기증자의 넉넉한 마음이 ‘사계절 꽃피는 1004섬’을 만드는데 큰 도움을 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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