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2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그동안 일본이 요구해온 납북일본인의 가족 전원의 귀국을 허용, 이날 고이즈미 총리는 가족 5명과 함께 귀국했다. 일본은 이에 대한 대가로 25만톤의 식량과 1천만달러어치의 의료품을 지원하고,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북-일 국교정상화 실무협상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김정일, 납치일본인 가족 전원 귀국 허용**
이날 오전 평양에 도착해 평양 근교의 대동강 영빈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1시간 30분여에 걸쳐 정상회담을 가졌던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오후 평양의 호텔에서 가진 회견에서 "하스이케 가오루씨 부부의 자녀 등 납치피해자 가족 5명이 오늘 나와 함께 일본으로 돌아간다"며 "그러나 미국인 젠킨스씨와 두딸 등 3명은 현시점에서 일본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기자회견후 고이즈미 총리는 하스이케 가오루 부부의 장녀(22)와 장남(19), 지무라 야스시 부부의 장녀(22)와 장남(20),차남(16) 등 5명과 함께 이날 밤 귀국했다.
그러나 납치일본인 소가 히토미씨의 남편으로 주한미군 근무 당시 탈영해 월북했던 미국인 젠킨스씨(64)와 그의 장녀(20 차녀(18) 등 딸 2명은 감 위원장이 귀국을 허용하고 이날 고이즈미 총리가 직접 만나 설득했음에도 불구하고 귀국후 탈영혐의로 미국정부에 의해 기소될 것을 우려해 귀국을 거부했다. 그 대신 김 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이들 부부와 두딸 등 가족 4명이 중국 베이징에서 면회를 갖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북한측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납치의혹자 10명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한 재조사를 양국 공동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곧 국교정상화 실무협의 시작하기로**
고이즈미 총리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핵포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국제협력을 놓치지 말라"며 핵개발의 완전포기를 김 위원장에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도 "한반도의 비핵화가 목표다"라며 "6자회담을 활용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으며 미사일 발사실험의 동결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고이즈미는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같은 김 위원장 입장표명에 대해 "앞으로 북한이 북-일 평양선언을 준수하는 한 일본은 제재조치를 발동하지 않겠디"고 답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같은 합의를 바탕으로 지난 2002년 9월 평양선언의 합의대로 국교정상화를 위한 교섭에 착수, 이른 시일내 실무수준의 협의에 들어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정상화의 실현이 크게 기대된다고 고이즈미 총리는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 정부가 2개월 내 국제기구를 통해 식량 25만t과 1천만달러 어치의 의료품을 인도지원의 명목으로 북한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납치피해자 가족들의 귀국에 대한 배상차원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납북일본인 가족의 귀국을 성사시킴에 따라 오는 7월 치러질 참의원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 것으로 일본언론들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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