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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도둑잡아라' 하승수 "심재철 본인 업추비 공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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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도둑잡아라' 하승수 "심재철 본인 업추비 공개는?"

"민주국가에서 인정 않는 방식 자료 입수…정보공개 청구했어야"

뜨거운 현안이 된 이른바 '심재철 예산정보' 논란에 대해, 입법부·행정부의 특수활동비 등 예산 정보공개 운동을 펼쳐온 시민단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자료를 획득한 방식은 그간의 정보공개 운동의 취지에도 맞지 않고, 더구나 심 의원이 과거 국회 사용 예산 공개 등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만큼 정치적 의도가 의심된다는 주장이다.

국회 특활비 공개를 추진해온 시민단체 연대체 '세금도둑잡아라'의 하승수 공동대표(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심 의원이 이번에 택하고 있는 이런 방식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하 공동대표는 "일반적으로 자료 공개를 할 때는 자료 입수 경위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시민단체들은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공개청구라든지, 내부고발 같은 제도를 활용해서 그동안 자료를 입수하고 그것을(통해) 사회적 문제 제기를 해 왔다. 그리고 국회도 국회법에 따라서 자료 요구권을 활용해 왔는데, 이번에 심 의원이 자료를 입수한 경위 자체가 그런 통상적인 자료 입수 방법과는 너무나 다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 대표는 심 의원 측이 '정상적 접속을 통해 자료를 다운로드받았다'고 하고 있는 데 대해 "만약에 집 대문에 시스템 오류가 있어서 그 대문이 열려 있는 상태인데, 아무나 그 집에 들어가서 자료를 가지고 나와도 되는 것이냐, 이런 비유를 하신 분도 있다"며 "자료 자체가 일반적으로 접근이 가능한 자료가 아닌 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원들이 의정활동 목적으로 접근하는 시스템에 들어가서 평소에 접근할 수 없는 자료들이 접근이 됐다면, 그건 확연하게 (비정상적 경로임이) 구분되는 자료"라고 부연했다.

하 대표는 "국회 같은 경우에도 저희가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어떤 자료는 내부 기준상 비공개기 때문에 못 해 준다고 한다. 그러면 그 일부 비공개되는 부분을 가지고는 또 결국 소송을 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며 "이런 과정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국회법을 개정하든, 아니면 정보공개법을 강화하든 그렇게 문제를 풀 일이지, 이렇게 임의로 무단으로 자료들을 가져와서 활용한다는 것은 오히려 알 권리 차원이 아니라 정쟁의 수단으로 자료들을 활용하는 게 아닌가"라고 그는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하 대표는 심 의원의 '진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작년에 언론·시민단체가 국회의원 발주 정책연구용역 조사를 하면서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자료를 보내온 의원들이 많았는데 심 의원은 안 보낸 의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야당 중진의원이고 국회 부의장, 상임위원장도 지냈는데, (그동안) 국회 특수활동비나 업무추진비를 공개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들어본 적 없다"며 "국민 알 권리를 위해 노력해온 바도 없고, 오히려 시민단체·언론 요구에 대해 응답을 안 하셨던 분이 지금에 와서 국민 알 권리를 강조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하 대표는 '심 의원실에서는 어떻게 업무추진비를 썼는지 모르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 소송 중"이라며 "20대 국회에서 사용한 업무추진비에 대해서 소송 중이고 아마 연말 정도에는 공개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번에 심 의원이 그렇게 아주 높은 기준으로 청와대 업무추진비를 봤기 때문에, 국회 업무추진비도 동일한 기준으로 검증을 해야 되지 않을까"라며 "정부 지침에 위반되는 부분이라든지,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집행은 없는지 철저하게 검증할 생각"이라고 예고했다.

하 대표는 다만 심 의원의 자료 입수 경로가 어쨌든 업무추진비 투명성 제고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그런 일정 정도 긍정적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이 논쟁을 마무리하면 좋겠다. 청와대도 공개하고, 국회도 공개하고, 앞으로는 모든 업무추진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쪽으로 정리가 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한편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같은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심 의원의 자료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이라면 자료 확보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다"고 일면 감싸면서도 "심 의원도 사실 경미한 사항들을 가지고 전체인 양 떠드는 것도 문제가 있었지 않았나, 이렇게 본다"고 꼬집어 눈길을 끌었다. 심 의원이 입수·공개한 자료 내용이 "말단지엽적"이고 "소위 말하는 '한 방'이 없지 않느냐"고 평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사실 심 의원도 국회부의장 재임시에 특수활동비를 많이 쓴 게 있지 않느냐"며 "오히려 부의장실 업무추진비나 특수활동비가 사용된 게 더 부적절했을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말단지엽적인 걸 가지고 국민이 청와대를 불신할 수 있게끔 지나치게 침소봉대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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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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