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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공천 파문 유탄…공천장 반납할까?

핵심 측근 줄줄이 탈락…뿔난 친이계 "손수조 지원 유보"

새누리당의 '친이계 공천 학살'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새누리당 사무처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경쟁력 있는 일부 친이계 의원들까지 공천에서 탈락했다는 주장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이른바 "친이를 겨냥한 친박의 기획공천"이라는 주장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7일 새누리당 사무처로부터 입수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행해진 것으로 보이는 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친이계 후보들 지지율과 공천 여부는 큰 차이가 난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유정현 의원의 경우는 중랑갑 지역에서 37.6%의 지지도를 얻었지만 자신의 10분의 1도 안되는 지지도를 기록한 4위 김정 의원에게 공천을 빼앗겼다. 김 의원은 친박연대 비례대표 출신이다.

친이계 신지호 의원도 도봉갑 지역에서 36.8%를 기록해 2위 후보를 28.7%포인트 앞섰지만 전략지역으로 분류됐다. 이재오 의원 최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성동갑 지역에서 2위 후보를 19.5%포인트 앞섰지만 전략 지역으로 분류됐다. 사실상 공천에서 탈락한 것이다. 친이계 이명규 의원(대구 북구갑), 이군현 의원(경남 통영고성)도 여론조사 결과 2위와 격차를 크게 벌였지만, 공천이 보류되거나 경선 지역으로 분류됐다.

유정현 의원의 경우 청목회 사건으로 법원에서 선고유예를 받았었다. 신지호 의원의 경우 '음주 방송'으로 물의를 빚은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도덕성 등에서 공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만, 당사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정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현역 의원을 배제시키고 자격 미달의 후보를 공천하는 것은 원칙과 명분을 저버린 공천이라 판단돼 오늘 중 재심을 요청할 것"이라며 "재심을 하지 않을 경우 중랑갑 지역 당원들의 뜻에 따라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 의원은 특히 자신의 지지율이 김정 의원의 12배에 해당한다며 "공천 결과가 공정하다면 컷오프 데이터를 당장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유 의원은 "공천 대상자로 발표된 김정 후보는 새누리당의 도덕성 공천, 일꾼 공천이라는 기조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 김정 후보의 남편인 곽영훈 씨는 과거 중랑갑 당협위원장 시절인 2006년 기초단체장 선거와 관련해 금품비리 의혹으로 지역을 시끄럽게 했고, 지역 당원들 몰래 타 지역 보궐선거에 비공개로 공천 신청을 했다가 들통이 나 지역 당원들의 불신임 결의를 받고 쫒겨난 인사"라고 주장했다.

신지호 의원도 이날 공천 재심 청구서를 당 사무처에 제출했다. 그는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경원 후보를 핵심적으로 도왔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공천이 물 건너가는 것 같은데 이게 우연의 일치이겠는가"라며 "보수정당의 정체성과 걸맞지 않게 '짝퉁 민주당', '짝퉁 진보'의 목소리를 낸 사람들이 이른바 쇄신파라는 이름으로 다 공천에서 생존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기획 공천' 의혹이다.

진수희 의원 지지자들은 여의도 당사 앞에서 진 의원 공천 탈락에 반발하며 집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이재오 의원(왼쪽 끝) ⓒ연합

오늘도 뒤통수 맞은 이재오, 공천장 반납할까?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이재오계'의 대거 낙천이다. 신지호, 진수희 의원은 이 의원의 측근이다. 역시 이 의원 측근인 권택기, 장광근 의원,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도 공천에서 탈락했고 이군현 의원은 경쟁력이 있음에도 자신의 지역구가 경선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날 발표된 16곳의 결과를 봐도 참담하다. 양천갑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던 이재오 의원의 핵심 측근 김해진 전 특임차관은 이날 탈락했다. 2008년 총선 '친박 학살'의 주역으로 낙인 찍힌 이방호 전 사무총장(경남 사천남해하동)도 이날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 전 사무총장은 곧바로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지역에 출마하는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이재오 의원을 '정치적 스승'으로 모시는 장제원 의원은 '무언의 시위'에 나섰다.

부산 사상을 지역구로 둔 장 의원은 '자발적 물갈이'를 요구하며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그런데 새누리당 지도부는 장 의원 지역구에 장 의원과 상의 없이 손수조 후보를 내려보냈다. 장 의원이 밀었던 이재오 의원의 측근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 사무처장도 낙천의 고배를 마신 것.

이날 사상구에는 새누리당 당원들 100여 명이 손수조 후보 지지를 거부하며 무더기 탈당을 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장 의원은 "지역 주민 편에 설 것"이라고 말해 손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야권 유력 주자인 문재인 후보와 맞설 손 후보 입장과 함께, 손 후보 공천을 결정한 박근혜 위원장의 입장이 난처해진 것이다.

자신의 측근들을 모두 잃은 이재오 의원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이 의원 주변에서는 "공천장을 반납해야 한다"며 집단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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