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의 일선 경찰서와 파출소에 긴급신고 전화 녹음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최초 신고 내용과 초동 대응 과정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신고 접수부터 상황 보고까지 기록·관리하는 체계가 미흡해 해상 사고 대응의 신뢰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긴급신고 시스템 구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일선 해경 경찰서와 파출소에 직접 접수된 신고는 2만9583건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 기관에는 통화 내용을 기록할 녹음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과거 자체 긴급신고 번호인 122를 운영했지만, 낮은 인지도와 이용률 등을 이유로 2016년부터 긴급신고 체계를 112(경찰)·119(소방)로 통합했다. 현재는 경찰청과 소방청 상황센터를 통해 구조·구난 신고를 이첩받거나, 일선 해경 경찰서와 파출소 전화로 직접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문제는 112·119 상황센터를 거쳐 이첩되는 신고와 달리 일선 해경서와 파출소에 직접 접수되는 신고는 통화 녹음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초 신고 내용과 사고 발생 위치, 당시 현장 상황은 물론 담당자의 초동 대응이 적절했는지 사후에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 2025년 고(故) 이재석 경사 순직 사고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드러났다. 당시 드론순찰업체가 갯벌에 고립된 중국인 A씨를 발견해 해경 파출소로 직접 신고했고, 근무 중이던 이 경사는 구조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
이 경사는 A씨를 구조한 뒤 실종됐지만, 최초 신고 내용과 고립자 발견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녹취 기록은 남아 있지 않았다. 이후 추가 투입된 구조인력도 이 경사와 연락이 끊긴 뒤 정확한 구조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부산 북항에서 흑상어 '부캉이'가 발견됐을 때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최초 발견자가 북항 친수공원 안전표지판에 기재된 해경 경찰서 전화번호로 신고했지만, 해당 전화 역시 녹음시스템이 없어 최초 신고 내용과 상어의 출현 당시 상황 등 현장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 접수와 처리 여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일선 해경서와 파출소에 직접 접수된 신고는 담당자가 상부에 보고하지 않으면 신고 건수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다. 신고를 접수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거나 보고가 누락되더라도 이를 확인하기 쉽지 않아 대응의 적정성을 검증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삼석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긴급신고가 최초 접수 단계부터 기록조차 남지 않는 것은 구조 대응의 신뢰성과 책임성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라며 "고 이재석 경사 순직 사고 등에서 드러난 신고·보고체계의 허점을 철저히 점검하고, 일선 경찰서와 파출소까지 신고 접수와 초동 대응, 상황 보고 과정을 기록·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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