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일방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대미 협상 책임자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중동전쟁을 거치면서 알레스카 LNG에 대해서 전략적인 새로운 가치가 생긴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 장관은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부 대상 국정감사 자리에서 "알래스카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분명히 낮아서 그동안에 (투자가) 안 됐던 건 맞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지금 중동에서 LNG가 들어올 수도 없고, 예를 들면 걸프만에서 들어오는 것도 희망봉을 돌아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알래스카 프로젝트 LNG가 성공을 한다면, 그 LNG를 우리가 가져올 수가 있다면 전략적인 가치는 분명히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2025년 11월에 제가 국회에서 알레스카 프로젝트에 대해 '상업적 합리성이 낮다고 생각한다'고 분명하게 말씀을 드렸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그동안 민간 중심으로 했던 프로젝트를 연방정부가 주도해서 하겠다고 지금 바꾸고 있다. 그래서 그 내용을 보고 저희들이 평가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김 장관은 다만 "'검토에 착수했다'는 의미는 저희들이 상업적 합리성을 전제로 한다"며 투자가 결정된 상태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이날 김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이 "미국에서 최근 9월 30일 발표한 것을 보면 '양국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착수에 합의했다'고 했는데, 9월 22일 장관께서 '구체화된 바 없는 미확정 후속검토 과제'라고 했다"며 "트럼프 미 대통령께서 '한국이 500억 달러 투자 확정'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저희도 얘기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질의한 데 대헤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오후 질의에서 민주당 송재봉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팩트시트와는 좀 다른 얘기를 하고 계시지 않느냐. 알래스카 LNG도 그렇고 '한국이 원유회수증진 사업에 84억 달러'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김정관 "일단 외국 정상이 한 발언에 대해서 제가 일일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다만 미국 정부와는 관련 내용들에 대해서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만 했다.
김 장관은 최 의원이 "왜 우리가 미국 팩트시트를 봐야 하나. 미국은 공개하고 우리는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도대체 뭐냐"고 질의한 데 대해서는 "팩트시트와 그 내용들은 동일하게 저희가 같이 공개했던 내용"이라며 "숨긴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최 의원과 김성원 산중위원장 등 야당 감사위원들이 대미 투자 관련 구체적 내용을 질의하자 "구체적인 프로젝트는 나중에 대외보안을 전제로 말씀드리겠다", "대외적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비공개) 조치를 충분히 보장해주면 말씀을 드리겠다"고 난감함을 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러트닉 미 상무장관에게 유감 표명을 한 구체적 내용이 뭐냐'고 묻자 김 장관은 "계속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을 좀 고려를 해달라"며 "금년 말 전에 그 내용에 대해서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 장관은 대미 1호 투자사업인 텍사스 대형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실사도 다녀왔고, 가스는 제대로 공급이 가능한지, 전력 수요는 충분한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개발업자나 사업자들이 믿을 만한 업자인지까지 저희들이 꼼꼼히 하나씩 다 따졌다"며 "그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첫 프로젝트가 상업적 합리성은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장관은 "다만 지금 사업 초기다 보니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대미 투자·통상 협상 관련 상황 전반에 대해 "굉장히 통상환경이 불리하고 어려운 가운데 우리 관세가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도록, (예컨대) 자동차 15%, 이렇게 계속 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좀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최근에 있었던 일 중에 저희 통상당국 입장에서 가장 큰 충격은 캐나다에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부분"이라며 "지금 (대)미국 통상환경이, (캐나다와 유사한 일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상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대미관리법에 따라 일본에는 없는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하게끔 돼있으니 한 번 지켜봐 달라"고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호르무즈 봉쇄 사태 이후 한국 정부의 원유 수급 대응을 놓고 야당과 정부·여당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이 "석유공사가 평소 해외에서 석유개발사업들을 많이 하는데 목적이 이상 시 해외 생산 원유를 국내에 반입하기 위해서 아니냐. 이번 호르무즈 사태에서 이렇게 석유공사에서 개발한 원유가 얼마나 들어왔느냐"고 따지자, 김 장관은 "그런 부분은 저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일부 미흡함을 인정했다.
다만 우 의원이 더 나아가 강훈식 비서실장의 UAE 방문으로 원유 수입량을 확보했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허황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그냥 돈만 주면 수입할 수 있었다"고 하자, 김 장관은 정색하며 "그렇지는 않다. 3월 당시를 보면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받아쳤다.
김 장관은 "원유를 수급하는 것 자체가 당시에는 굉장히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라며 "사우디도 UAE도 원유 공급을 우선적으로 해 준 것은 사실이다", "저희가 최우선으로 공급받은 건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기준으로는 원유 배 한 척 들어오는 게 굉장히 어렵고 심각한 상황이었고, 사우디나 UAE 같은 경우도 저희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가서 그 분들을 설득해서 우리에게 최우선 공급하기로 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산중위 여당 간사인 장철민 의원은 "호르무즈 사태 이후에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제일 잘 대응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정부에서 자랑을 해야 된다"고 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국내 휘발유·경유가를 10%(상승폭) 이내로 묶어두고 있지 않나. 미국은 50% 이상 올랐는데도 비축유를 엄청나게 썼고, 일본도 비축유 1억 배럴을 풀었다. 중국도 거의 1200만 배럴 이상 쓰고 있다"며 "(반면) 우리 비축유는 거의 완전히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비축률을 완전히 유지하면서 이 정도로 국내 유가를 방어하고 물가를 안정화시킨 나라가 전 세계에 대한민국 말고 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성윈 산중위원장도 김 장관에게 "중동발 에너지 자원 위기에 있어서 신속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위기경보를 조기에 발령했고, 대체물량 확보와 가용수단을 적극 활용해 실질적으로 원유와 나프타 수급 불안을 최소화했다고 생각한다. 산업부 공무원들 정말 수고하셨다"고 이례적으로 치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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