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이 명시한 '경자유전(耕者有田, 농사짓는 사람만이 농지를 소유한다)' 원칙이 투기꾼들의 '법망 피하기' 기술에 가로막혀 형해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이 농지 투기 근절을 위한 칼을 빼 들었다.
윤 의원은 13일, 복잡한 행정 절차를 악용해 농지를 투기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현행 농지법의 구멍을 메우기 위한 '농지 처분절차 일원화법(농지법 및 한국농어촌공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농지법은 농지 소유자가 불법적으로 농지를 소유하다 적발되어도 곧바로 강제 처분되지 않는다. 먼저 1년 내에 스스로 농지를 팔아야 하는 '처분의무'가 부과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야 비로소 '처분명령'이 내려지는 이원화된 구조다.
이러다 보니 투기 세력에게는 1년이라는 '시간 벌기'가 주어지며, 실제 처분까지는 기약 없는 세월이 흐르기 일쑤였다. 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이 고질적인 '늑장 처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처분의무'를 '처분명령'으로 즉시 일원화했다.
특히 농지를 불법으로 취득하거나 농업법인을 앞세워 부동산업을 벌이는 등 악질적인 위반 행위가 5년 이내에 재적발될 경우, 지체 없이 6개월 내 신속 처분명령을 내리도록 강제력을 높였다.
이번 개정안에는 행정 당국의 소극적인 대처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담겼다. 농지 처분명령 사유가 명백함에도 관할 지자체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직접 1개월 내 명령을 내리거나, 직접 처분명령을 단행할 수 있도록 했다.
농지 처분의 실질적인 활성화를 위한 '유인책'도 보강됐다. 농지 소유자가 처분명령을 받고 한국농어촌공사에 매수를 청구할 때, 기존의 낮은 공시지가 대신 '감정가의 80% 또는 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을 적용해 매입단가를 현실화했다. 이는 불법 농지 소유자가 자발적으로 농지를 공공에 환원하도록 유도하는 핵심 기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매입 재원을 뒷받침하기 위해 농지관리기금을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확히 했으며, 처분 유예 시 농지위원회의 사전심사를 의무화해 투기 세력이 제도를 악용할 여지를 원천 차단했다.
윤준병 의원은 "농지는 식량안보를 지키는 핵심 자원이자 농업인의 생산 기반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복잡한 처분 절차와 미흡한 제재를 악용한 투기 행위가 끊이지 않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윤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농지처분 절차의 실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정당한 농지 거래와 환수를 촉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이 현장에서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도록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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