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구호선단 '천개의 마들린호'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에 체포됐던 활동가 해초(본명 김아현) 씨가 여권 효력 정지에도 가자지구를 향한 항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또 한 명의 한국 국적자가 선단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는 ”한국 국적의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 활동가 김동현이 FFC(Freedom Flotilla Coalition, 자유 선단 연합) 소속의 구호선단 '키리아코스 X(Kyriakos X)호'에 탑승하여 가자로 가는 항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국본부에 따르면 해초 씨와 한국계 미국 국적자인 승준 씨는 지난 2일 '리나 알 나불시(Lina Al-Nabulsi, لينا النابلسي) 호'에 탑승해 가자지구로의 항해를 시작했다. 한국본부는 이날 김동현 씨의 항해가 "올해 2번째 한국본부 활동가의 출항"이라고 밝혔다.
한국본부는 "김동현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반복하는 역사적 과오를 바로잡고, 학살의 피해가 또 다른 학살로 대물림되는 비극의 고리를 끊어내는데 힘을 보태고자 항해에 나섰다"라며 이번 항해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해초 씨에 이어 두 번째 한국 국적자가 가자지구로 향하는 항해에 나서면서 정부가 또 여권 효력 정지를 실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3월 25일 여권법 제12조 '국외에서 대한민국의 안전보장·질서유지나 통일·외교정책에 중대한 침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근거로 해초 씨에게 여권 반납 명령을 내렸다.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법원에 여권반납명령 취소소송 및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법원은 지난달 4일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고 이후 지난달 7일 해초 씨의 여권은 무효화됐다.
당시 외교부는 "중동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현지 가자지구 등 여행 금지 지역이나 국가에 갈 경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해초 씨의 여권을 무효화한 바 있다. 이에 김동현 씨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치가 실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국본부는 "한국 정부는 무책임하고 한심한 태도를 보여왔다. 침묵과 방조, 자본과 군사주의 카르텔의 협력으로 사실상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집단학살에 동조해왔다는 점에서 무책임했고, 지난 4월 안보와 법치를 명분으로 해초의 여권을 실효시킴으로서 이동권을 박탈하고 세계적 평화운동을 행정적 수단으로 탄압했다는 점에서 한심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늘 김동현의 출항에서 보듯 이스라엘 점령군의 집단학살을 종식시키고 팔레스타인의 진정한 해방을 위해 떠나는 평화의 항해는 행정적-반인권적-불법적 폭력으로 멈출 수 없다"라며 "한국정부는 지금이라도 당장 해초에 대한 여권 무효화조치를 철회하고, 평화의 항해를 진행 중인 활동가들을 지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평화운동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봉쇄와 식민지배, 군사점령과 집단학살이 종식되도록 실효성 있는 압박과 제제를 실행하는 것이 UN회원가입국인 한국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본부는 "일제로부터의 식민지배를 당했던 역사를 지닌 우리는 알고 있다. 어떤 참혹한 상황에서도 팔레스타인처럼 끈질기게 삶과 투쟁을 이어나가는 민중들이 결국은 승리한다"라며 한국의 식민지배 극복과 민주화 성취처럼 팔레스타인 역시 "이스라엘 식민지배로부터의 해방을 쟁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초 씨를 비롯해 활동가들이 탑승한 배는 그리스 인근 해역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 구호 선단인 글로벌수무드함대(GSF)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의 공식 계정에서 이날 그리스를 출발해 튀르키예로 향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30척이 넘는 배들이 마르마리스에서 열리는 국제 총회에 합류하여 전략을 심화하고 다음 단계 임무를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12일 기자회견에서 "임무와 운동의 다음 단계를 발표하고, 시민 사회와 정치 파트너들이 향후 임무와 전 세계적인 팔레스타인 연대를 보장하기 위해 약속한 사항들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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