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하면서, 그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고소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담을 주고 받는 자리에서 한 발언이라며 수습했지만, 연준 독립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를 농담으로만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1월 31일(현지시간)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저녁 열린 미국 워싱턴 D.C의 사교 모임 '알팔파 클럽'의 연례 만찬에 기조 연설자로 나서 이같은 농담조의 발언을 했다고 참석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모임은 매년 1월 마지막주 토요일 한 차례 비공개로 진행되는 만찬을 하는데,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과 기업인 등 미국 내 저명한 인사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임 참석자들이 서로 뼈 있는 농담을 주고 받는 것이 일종의 관례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발언에 대해 "농담이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워시 지명자에게 어떤 약속도 받아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원했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반감을 보이며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듯한 언행을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신문과 인터뷰에서 금리가 1%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면서 꾸준히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다.
특히 지난달 28일 연준이 금리 동결을 결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서 "그는 우리나라와 국가 안보를 해치고 있다. 멍청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이날 연설을 단순한 농담으로 치부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신문은 "워시가 인준될 경우 대통령의 의사와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워시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는데, 제롬 파월 현 의장이 본인이 원하는 만큼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나왔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신문은 "연준은 지난해 노동 시장 둔화세가 예상보다 심화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며 "지난주에는 기준금리를 3.5%~3.75% 수준으로 동결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행사에서 이란에 대한 폭격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고 행사 참석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만찬에 참석했던 사람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란을 다시 폭격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군은 이란을 타격할 수 있는 중동 지역에 다수의 함선과 항공기를 배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시위대를 살해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핵 협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이란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그들이 우리와 대화하고 있고,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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