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의 기업유치 등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안사업들이 잇따라 장벽에 부딪치고 차질을 빚고 있다.
전북은 24일 1조2천억 원이 투입될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예정지 우선 협상 대상지에서 제외됐다.
이에 앞서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았다. 특히 전북자치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바이오산업 육성은 123대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전주·완주 행정통합을 위한 주민투표 권고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북은 모든 세력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전북 발전을 선도할 주요 사업들이 차질을 빚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원인과 문제를 진단하며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핵융합 연구시설의 경우 전북자치도의 당위성 홍보에도 불구하고 전남 나주가 우선 협상대상지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24일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 사업의 후보지로 나주 에너지 국가산단을 발표했다.
핵융합은 수소 동위원소를 초고온 상태에서 융합시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방식이어서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핵심기술 개발 3,500억 원과 연구장비 구축 8,500억 원 등 1조 2,0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북은 새만금 산업단지 3공구를 후보지로 제시하며, 단일 부지 규모와 RE100 기반 전력 공급, 군산 플라즈마기술연구소 등을 내세워 유치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전북자치도는 절차 하자 등을 이유로 이의신청에 나섰다.
9월 16일 이재명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추진할 123대 국정과제 32번에 의료AI·제약·바이오헬스 강국 실현을 담았다. 그러나 전북자치도가 요구한 바이오산업 육성 시책은 국정과제에서 제외됐다.
전북은 첨단재생의료 바이오 허브, 나노탄소 중심 혁신의료기기 실증 인프라 구축, 의료용 헴프 산업클러스터, 고령친화산업복합단지 조성, 지리산권 천연물 바이오소재 산업클러스터 조성, 마이크로바이옴 연계 의료용 식품벨트 조성, 그리고 동물헬스케어 클러스터 구축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전북이 바이오산업 육성 정책에서 홀대를 받는 반면에 10개 시·도는 바이오분야 16개 추진과제를 국정과제로 반영해 바이오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새만금국제공항은 당초 11월 착공될 예정이었으나 사법부의 제동으로 착공이 미뤄지고 있다. 9월 11일 서울행정법원은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에서 ‘인용’ 판결을 내렸다.
판결 요지는 기본계획의 경제성·환경성·안전성 검토가 불충분하며, 공항 필요성·타당성에 대한 정부 입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새만금국제공항은 단순한 사회간접자본(SOC)이 아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하늘길을 전북에도 열어주는 시작점이며, 새만금 개발의 핵심 동력이자 전북의 미래를 떠받치는 국가기간 인프라이다.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선정된 이래, 정부와 전북자치도가 함께 일관되게 준비해온 중차대한 사업이다.
전주·완주 행정통합 문제도 좌초 위기에 놓여 있다. 행정안전부가 행정통합에 관한 주민투표를 권고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행정통합을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은 2024년 6월 12일 완주군민 6,152명의 서명을 받아 완주군에 주민투표를 건의했다. 지방시대위원회도 4월 2일 제17차 회의를 개최하고 「지방분권균형발전법」에 제시된 인구와 생활·경제권, 지역의 특수성, 발전 가능성, 지리적 여건, 역사·문화적 동질성 등을 기준으로 전주·완주 통합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지역 주민의 지지와 공감대 확보를 전제로 통합의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전북의 핵융합 연구시설 예정지 탈락이 주는 충격은 이루 표현할 길이 없다.
삼중차별의 질곡에서 벗어나려는 전북에게 또 하나의 질곡을 던져주는 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바이오산업 국정과제 배제,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 전주·완주 행정통합 추진절차의 표류 등도 전북 도정의 혁신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징후들이다.
무릇 행정은 전체 과정에서 스스로 평가하고 환류하며 오류를 줄여나가는 게 요체이다.
아울러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과의 협력을 통해 정책을 관철시켜야 한다. 오늘 우리는 전북 정치권과 도정을 수행하는 인사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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