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3일 예년 같은 매서운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쌀쌀한 공기가 감도는 시험장 앞은 수험생들의 긴장감과 이들을 격려하는 뜨거운 응원 열기로 가득 찼다.
이날 오전 7시 광주 서석고등학교 시험장 앞은 이른 새벽부터 수험생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이들로 북적였다.
프로축구단 광주FC 관계자들은 수험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선전을 기원했고, 20분 후 도착한 이정선 광주시교육감과 교육청 관계자들도 "수능 파이팅!"을 외치며 수험생들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교문 앞에서는 애틋한 사제지간의 정과 끈끈한 우정도 빛났다. 신승길 서석고 교사(40)는 이른 아침부터 정문에 나와 시험장으로 들어서는 제자들과 수험생들을 일일이 격려했다.
특히 이날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임에도 친구들과 함께 자리를 지킨 대동고 3학년 임경록 군은 "우리 학교 문과 친구들이 이곳에서 시험을 많이 본다"며, 긴장된 표정으로 들어서는 친구들을 향해 이름을 부르며 힘찬 응원을 보냈다.
학부모들의 애타는 마음은 시험장 곳곳에서 묻어났다. 한 부부는 학교 정문이 폐쇄되는 그 순간까지 인근에서 아들이 들어간 교정을 뚫어지게 바라보기도 했다.
인성고 3학년 아들을 들여보낸 차지혜 씨는 "아들이 알람 맞춰 놓고 6시쯤 일어났다. 잠도 잘 자고 따뜻한 국에 아침밥도 먹여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며 원하는 유부초밥과 어묵탕, 방울토마토로 도시락을 싸줬는데, 준비한 만큼만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아들이 도시락을 두고 간 것을 뒤늦게 알고 허겁지겁 차를 몰아 시험장으로 달려와 도시락을 건네는 한 어머니가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수험번호를 전달 받은 서석고 관계자가 전동킥보드를 타고 도시락을 들고 가 학생에게 무사히 전달됐다.
아슬아슬한 순간도 이어졌다. 입실 시간을 앞두고 지각을 우려한 수험생 2명이 각각 경찰 순찰차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시험장에 도착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가득했던 시험장 앞, 수험생들은 가족과 선생님, 친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인생의 중요한 관문인 시험장 안으로 차분히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이날 광주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만 7731명의 수험생이 40개 시험장 645개 시험실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1교시 국어, 2교시 수학, 3교시 영어, 4교시 한국사 및 탐구(사회·과학·직업), 5교시 제2외국어/한문 순으로 진행된다. 일반 수험생 기준 오전 8시 40분에 시작해 오후 5시 45분에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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